[그림책에서 친구를 만나다] 아이의 말을 대변해 주는 친구
[그림책에서 친구를 만나다]
아이의 말을 대변해 주는 친구
삼각팩에 든 커피우유를 마시고 있을 때였어요. 아이가 자꾸 달라고 졸랐어요. 저는 아이들은 커피를 마시면 안 된다고 말했죠. 그랬더니 이렇게 말했어요.
“영수는 그거 먹었단 말이야!”
“영수? 영수가 누군데?”
“친구야.”
“네 친구 중에 영수라는 애가 어딨어?”
“이슬이 친구 영수 말이야! 내가 보여줄게.”
아이는 자기 방으로 달려가서 《이슬이의 첫 심부름》(쓰쓰이 요리코 글, 하야시 아키코 그림/한림출판사)을 가져와서 책장을 펼쳤어요. 이슬이가 심부름을 가다가 길에서 친구 영수를 만나는 장면을 보더니 손가락으로 가리켰습니다.
“이것 봐! 맞지? 똑같이 생겼지?”
“뭐가 똑같이 생겨?”
“영수가 들고 있는 걸 봐. 똑같잖아.”
저는 그동안 이 책을 여러 번 보면서도 영수가 뭘 들고 있다는 건 생각도 하지 못했어요. 그런데 정말 영수가 손에 뭔가를 들고 있긴 했어요. 제가 보기엔 종이비행기 같은데, 어쨌든 삼각형 모양이라는 건 맞습니다.
결국 저는 영수가 들고 있는 것과 똑같은 거라는 주장에 커피우유 한 모금을 줄 수밖에 없었죠. 그때의 그 의기양양한 표정이란!
아직 친구가 없는 아이는 책 속 인물과 쉽게 친구가 됩니다. 그것도 자기 처지를 대변할 수 있는 친구를 중심으로요. 누리는 자기가 잘못했을 때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핑계가 되어 주는 친구이고, 영수는 자기가 하고 싶은 게 있을 때 그 근거가 되어주는 친구였지요.
그림책에서 친구를 만나다
아이는 책을 통해 여러 친구와 만나며위안을 느끼고 사교성을 키운다.그림책에서 친구를 만나다 아이는 커가면서 점점 친구가 필요해져요. 엄마가 아무리 잘 놀아줘도 또래 친구의 몫을 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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