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동네 한바퀴

[금천구 시흥동] 향나무와 3층석탑

by 오른발왼발 2026. 1. 14.
728x90

향나무와 3층 석탑

동네 산책을 나갔다 돌아오는 길, 문득 고개를 들어보니 작은 표지판이 보였다.

방향을 보니 좁은 골목길이었다.

이런 곳에 뭐가 있나?’ 싶었지만 골목길 이름이 탑골로니 뭔가 있는 게 분명했다.

아니나 다를까?

골목을 조금 내려가니 먼저 커다란 향나무가 보였다. 좁은 골목과 어울리지 않을 정도로 크고 우람한 향나무였다.

금천구에서 관리하는 보호수로, 1969년 보호수로 지정될 당시, 이미 수령이 525년이었다. 그러니 2026년 현재는 무려 577년이다!!

 

 

보호수 팻말 옆으로는 향나무와 3층석탑에 대한 팻말도 있었다.

 

 

 

? 그런데 앞에서는 3층석탑이 잘 보이지 않는다.

탑은 나무 뒤쪽으로 살짝 돌아가서야 볼 수 있었다. 우람한 향나무와 달리 3층석탑은 정말 수수한 모습이다. 하지만 소박하면서도 정갈한 모습이 정이 갔다.

 

 

아마도 향나무와 3층석탑은 처음부터 함께였던 것 같다.

향나무가 보호수로 지정될 당시 수령이 525년이었는데,

3층석탑이 세워진 시기도 500년이 넘은 것으로 추측된단다.

 

여러 궁금증이 밀려온다.

보통 탑은 절에 있는 건데, 왜 이곳에 3층석탑이 있는 걸까?

향나무도 주로 절에서는 많이 보지만 산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나무는 아닌데…….

하지만 이곳에 있는 설명만으로는 확인할 수가 없다.

 

AI의 도움을 받아보기로 했다.

금천구에서 발행한 금천구지등 향토사 자료에는 이곳에 큰 절이 있었으나 소실되고 현재는 석탑과 향나무만 남았다는 기록이 전한다고 한다.

탑골이라는 지명은 과거에 큰 절과 석탑이 있었던 곳에 공통적으로 붙이는 이름이라고 한다.

 

자료를 직접 확인할 순 없었지만, 고개가 끄덕여진다.

 

근처에 있는 호압사(1393년 창건)보다는 조금 늦게 세워진 절인 셈이다.

하긴 호압사는 호랑이 형상을 한 관악산의 지세를 누르기 위해 세워진 절이다.

백성들이 쉽게 소원을 빌며 갈 수 있는 곳은 아닌 셈이다.

혹시 그래서 사람들이 조금은 편하게 다닐 수 있도록 이곳에 절을 세웠던 건 아닐까?

 

향나무와 3층석탑설명글에는 손이 없는 집안에서는 이 탑에 와서 공을 들이기도 했고, 1년에 한 번씩 동네의 평온과 안녕을 기원하는 고사를 지내기도 했다고 한다.

내용만으로 보면 절의 느낌은 아니다. 그렇다면 절이 소실됐지만, 사람들은 꾸준히 이곳을 찾았고, 점차 민간의 소망을 비는 공간이 됐던 건 아닐까?

 

상상의 나래가 펼쳐진다.

탑 앞에서 정성스레 치성을 하는 여러 사람들의 모습이 보이는 것 같다.

향나무와 탑은 오랜 세월 사람들이 정성스레 비는 치성을 통해 그들의 시시콜콜한 속사정을 모두 다 알았을 것이다. 그래서 사람들이 없을 때면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지 서로 속닥이며 지금껏 버텨왔을지도 모른다.

 

 

728x90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