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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하는 책/청소년13

26년 26년 1-3 강풀 글, 그림/재미주의 우리 현대사에서 1980년은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1980년'은 그저 지나간 한 해인 1980년이 아니라 1980년 5월 광주에서 일어났던 일을 뜻하기 때문이다. 그렇다. 이 책은 1980년 5월 광주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만화책이다. 제목이 '26년'인 것은 1980년 광주가 지금까지 현재진행형이라는 뜻일 거다. 작가 가 이 만화를 발표한 게 그날로부터 26년후였기 때문에 '26년'이라 이름붙여진 것일뿐이다. 만약 다음 해 발표되었다면 제목은 '27년'이 되었을 것이다. 왜냐하면 당시 일에 대해 잘못을 반성하고 용서를 비는 사람은 아무도 없기 때문이다. 작가는 1980년 광주에서 일어난 일을 그대로 보여주는 대신 광주 때문에 상처받은 사람들의 모습을 보여주고 .. 2021. 6. 15.
유진과 유진 유진과 유진 이금이 글/밤티 두 유진이 있다. 작가는 굳이 같은 이름의 두 인물을 내세운다. 이는 두 인물이 같은 과거를 공유하고 있다는 암시이기도 하다. 그런데 그 과거는 결코 드러내고 싶지 않은, 감추고 싶어하는 아픈 과거다. 같은 유치원을 다녔던 두 유진은 유치원 원장에서 성추행을 당했다. 두 유진은 이후 만나지 못했다. 다시 만난 건 중학교 2학년이 되고 나서다. 큰 유진과 작은 유진이란 이름으로. 중학교로 훌쩍 뛰어 넘은 시간 만큼이나 두 유진은 달라졌다. 같은 상처를 입었지만 치유하는 방법에 차이가 있었고, 이는 서로를 다른 방식으로 성장하게 했다. 심각한 주제지만 심각하지 않은 문법과 문체로 풀어낸, 작가의 역량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청소년) 2021. 6. 14.
책만 보는 바보 책만 보는 바보 - 이덕무와 그의 벗들 이야기 안소영 글/보림 '책만 보는 바보'라 불렸던 조선 시대 선비 부렸던 이덕무 이야기다. 서자 출신이란 이유로 차별 대우를 받고, 관직에 나가지 못했던 그였다. 하지만 그는 끊임없이 책을 읽고 사람들과 교류하며 그들이 나설 세상을 기다린다. 그 모습이 고지식하다고 느껴지기도 하지만, 학문을 향한 진실성과 성실함은 절실히 다가온다. 이덕무가 교류를 하며 지낸 여러 인물들의 개인적인 면을 만나볼 수 있는 것도 재미있다. 박지원, 홍대용, 박제가, 유득공, 백동수, 이서구. 이들이 나누는 아름다운 우정 속에서 우리가 흔히 실학파로 알고 있는 인물들의 삶과 고뇌가 함께 다가온다. (청소년) 2021. 6. 14.
들풀들이 들려주는 위대한 백성 이야기 1-3 들풀들이 들려주는 위대한 백성 이야기 1-3 홍순명 글/부키/절판 심청전, 흥부전, 홍길동전, 춘향전……. 우리에게 너무나 익숙한 이야기가 전혀 새로운 이야기로 재탄생했다. 물론 원래 이야기 주인공들이 그대로 등장한다. 심청전에서 심학규가 앞을 못 보게 되고, 심청은 인당수에 빠지게 되는 것처럼 비슷한 부분도 있다. 하지만 전혀 다르다. 작가는 이야기를 있는 그대로가 아니라 자신의 생각을 담아 재해석하고, 여기에 구체적인 이야기 배경과 사건으로 재창작했다. 이런 의미에서 이 책은 옛날이야기 책은 아니다. 옛날이야기를 바탕으로 쓴 안데르센의 이야기들이 안데르센의 창작으로 평가받듯이, 이 책 역시 마찬가지다. 논술 때문에 고전읽기가 더 활발해진 이때, 이처럼 새롭게 이야기를 읽고 해석한 이 책이 더욱 소중하.. 2021. 6. 14.
왜 학교에 가야 하나요? 왜 학교에 가야 하나요? 하르트무트 폰 헨티히 글/비룡소 "왜 학교에 가야 하나요?" 사춘기를 거치며 누구나 한번쯤은 생각해 봤음직한 문제다. 하지만 누군가 우리에게 이런 질문에 대해 답해주는 사람은 없었던 것 같다. 학교에 대한 불만을 터뜨리긴 하지만 답을 얻을 수 있는 통로는 없었다. 이 책은 학교에 왜 가야 하는지 묻는 조카의 질문에 대해 작가가 스물 여섯 통의 편지로 답을 해주는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모든 답이 다 만족스러운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 '그래, 맞아.' 하며 고개를 끄덕이게 한다. 하지만 여기에는 전제가 있다. 학교가 '강제적인 학교'가 아니라 '우리의 학교'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아쉽게도 우리에게 학교란 '강제적인 학교'의 이미지가 너무 강하다. 결국엔 우리 스스로 '우.. 2021. 6. 14.
다름이의 남다른 여행 다름이의 남다른 여행 최유성 글/김중석 그림/우리교육 다름이가 살고 있는 아사달 지구는 아주 특별한 교육을 받을 수 있는 특별한 아이들이 사는 곳이다. 학교 수업은 컴퓨터 화상수업으로 이루어지고, 그래서 선생님들 역시 선택받은 소수의 사람으로 부와 인기를 누린다. 다름이의 엄마 역시 스타 선생님이 되기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다름이는 이런 엄마의 철저한 통제를 받는다. '이루미'와 '모아모아'는 엄마가 다름이를 통제하는 기구다. 이루미는 머릿속에 이식되어 있어 다름이의 생각을 읽어내고, 이루미의 신호는 다름이가 차고 다니는 모아모아를 통해 엄마의 모아모아로 전달된다. 다름이의 여행이 어떤 결말로 끝날지 조금은 빤해 보이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누군가 가슴을 '퍽!'하고 내리치는 느낌이 든다. 우리의 .. 2021. 6. 14.
자연의 빈자리 자연의 빈자리 - 지난 5백 년간 지구에서 사라진 동물들 팀 플래너리 글/피터 사우텐 그림/지호 이 책은 '지난 5백 년간 지구에서 사라진 동물들'을 다루고 있는 도감이다. 도감의 성격이 그렇듯 동물들의 세밀화와 그 동물에 대한 설명글로 빼곡하다. 272쪽이라는 분량도 만만치 않다. 언듯 딱딱하고 재미없는 책처럼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막상 이 책을 손에 들면 눈을 떼기 어렵다. 처음 그림을 그릴 때 그 동물의 실물 크기 그대로 그렸다는 세밀화는 마치 살아있는 듯 섬세하고 자연스럽다. 그냥 그림만 봐도 이렇게 사랑스런 동물들이 모두 다 사라져버렸다는 사실이 믿고 싶지 않을 만큼 안타까움으로 다가온다. 각 개체에 대한 서술도 독특하다. 개체의 이름에 앞서 써 있는 숫자는 그 개체가 보고된 마지막 기록이다.. 2021. 6. 14.
전태일 평전 전태일 평전 조영래 글/아름다움전태일(전태일기념사업회) 살아오면서 한 번쯤 죽고 싶다는 생각을 안 해본 이가 몇이나 될까? 나 역시도 수없이 죽고 싶다는 생각을 해보았다. 하지만 죽음이라 해서 모두가 똑같은 건 아니다. 죽음은 애통하고 서럽기도 하고, 때론 안타깝기도 하다. 그런가 하면 어떤 죽음은 편안함을 주고, 또 이런 말을 해도 좋을지 몰라도 어떤 죽음은 통쾌하고 시원하다. 그러니 죽고 싶다는 생각만 말고, 자신의 죽음에 대해서도 함께 생각해볼 일이다. 전태일의 죽음. 전태일의 죽음은 10년이 넘게 가려져 있었다. 1970년 11월 13일 전태일이 온몸을 불사르며 "근로 기준법 준수하라!" "우리는 기계가 아니다!" "일요일은 쉬게 하라!" "노동자들을 혹사하지 말라!" 이렇게 외치고 죽은 뒤, 전.. 2021. 6. 2.
초콜릿 전쟁 초콜릿 전쟁 로버트 코마이어 글/안인희 옮김/비룡소 이 책은 역설적이다. 서로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초콜릿'과 '전쟁'이란 두 단어가 만들어낸 제목부터가 그렇다. 그리고 음모가 가득 찬 사건은 성스러운 카톨릭계 명문 사립 고등학교인 트리니티(삼위일체)에서 벌어진다. 주인공은 신입생 제리 르노다. 제리는 약하디 약한 존재다. 얼마 전 엄마를 여의고 풋볼팀에 들어가지만 왜소한 체격은 불리하기만 하다. 게다가 겁은 어찌나 많은지 제리는 '이미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순간에 베드로'였다. 그런 제리가 그 누구도 하지 못한 일을 저지른다. 학교의 전통을 내세워 학생들에게 강요하는 초콜릿 판매를 전면에서 거부한 것이다. 교장이 되기를 갈망하는 교사 레온은 지난해보다 2배나 비싼 초콜릿을 2배나 들여온 뒤 판매를 .. 2021. 6. 2.
오이대왕 오이 대왕 크리스티네 뇌스트링거 글/유타 바우어 그림/유혜자 옮김/사계절 권위에 대해, 그리고 독재에 대해, 가족에 대해……. 여러 가지를 생각하게 하는 이야기다. 어느 날 갑자기 볼프강 집에 나타난 오이대왕. 볼프강 집 지하실에 살던 오이대왕은 구미-오리들이 쿠데타를 일으키자 볼프강 집으로 오게된다그러나 오이대왕은 자신이 쫓겨났다는 걸 전혀 받아들이지 못한다. 오히려 구미-오리들은 '무식하고 어리석어서' 무엇을 해야 할 지 말해줄 자신과 같은 사람을 꼭 필요로 하기 때문에 자신을 데리러 올 것이라 생각한다. 이런 오이대왕과 친해지는 건 아빠다. 아니, 어쩌면 오이대왕과 같은 위치(!)가 되기를 바라며 오이대왕을 모시고(?)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아빠의 이런 행동은 가족들의 바램과는 거리가 있는 것이.. 2021. 6. 2.
압록강은 흐른다 압록강은 흐른다(상, 하) / 합본 이미륵 글/윤문영 그림/정규화 옮김/다림 나는 2000년 다림에서 이 책이 나오기 전까지만 해도, 이 책이 얼마나 유명한 책이었는지 몰랐다. 주위 사람들이 이 책을 보고 "야! 가 나왔어!" 하며 감탄을 해댔지만, 이 책 이름조차 처음 들어보는 나로선 조금은 어리벙벙했었다. 그래서 분명히 '이미륵'이라는 우리 나라 사람이 쓴 책에 '옮김'이란 말이 붙은 까닭도 아리송하기만 했다. 몇몇 사람이 "예전에 '전혜린'이 번역한 것보다 좋다"고 하는 말을 들으며 '이 책이 그렇게 유명한 책이야?'하며 머쓱해지기도 했다. 게다가 이 책이(엄밀히 말하자면 이 책의 발췌문이) 독일 중학교 국어 교과서에 실렸던 작품이라는 사실은 내 궁금증을 더욱 자극했다. 하지만 그 궁금증이 이 책을.. 2021. 6. 2.
어머니 사시는 그 나라에는 어머니 사시는 그 나라에는 권정생 글/정승각 그림/지식산업사 어머니 사시는 그 나라에는 권정생 선생님께서 소년 시절부터 지금까지 쓴 시를 묶은 책이다. 모두 4부로 나뉘어 있는데 1부와 2부는 80년대 쓰여진 작품들이고, 3부는 50,60년대, 그리고 4부는 85년 10월 23일 권 선생님이 이오덕 선생님께 편지를 보낸 뒤에 발표된 작품들이다. 그래서 시를 감상하면서 권 선생님 시의 흐름을 볼 수 있는 것도 큰 매력이다. 전체적으로 '분단과 가족 사이의 이별'에 관한 시가 많고, 가난한 사람과 이웃들에 대한 애정이 느껴진다. 하지만 시대에 따라 그 느낌은 조금씩 다르다. 50,60년대 쓰여진 시들은 전쟁 뒤의 우리의 모습과 시골의 정서가 서정적으로 그려져 있다. 이 시들은 80년대에 들어서면서 조금 변화.. 2021. 6.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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