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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저것/초등 독서평설 - 책읽어주는선생님46

[2010년 8월] 지구를 지키는 쓰레기 전사 쓰레기 전사가 지구를 지킨다고? 혹시 ‘책받침’이 뭔지 아나요? 선생님이 학교에 다니던 때에는 누구나 책받침이란 걸 가지고 다녔어요. 공책에 글씨를 쓸 때는 이 책받침을 꼭 받치고 써야 했죠. 책받침 없이 그냥 글씨를 쓰면 공책이 엉망진창이 됐거든요. 종이의 질이 안 좋아서, 연필이 공책의 거칠거칠한 부분에 걸리면 쉽게 찢어지곤 했답니다. 옛날에는 이렇게 질이 나쁜 공책이라도 아껴 쓰고 또 아껴 써야 했어요. 공책 표지 안쪽에도 줄을 긋고, 비어 있는 공책 위쪽과 아래쪽에도 2~3줄 더 그어서 쓰곤 했지요. 연필이 손으로 잡을 수 없을 만큼 짧아지면 다 쓴 볼펜에 끼워서 썼고요. 모든 것이 귀하던 시절이라, 아껴야만 잘 살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에요. 그런데 언제부턴가 책받침이란 게 사라졌어요, 종이.. 2021. 7. 9.
[2010년 7월] 검은 눈물 석유 편리한 석유, 불편한 진실 1970년대 말 유행했던 노래가 있어요. ‘정난이’라는 가수가 발표한 라는 노래지요 여기서 광구란 금, 은, 철, 석탄, 석유 등을 캐거나 캘 수 있게 허가받은 곳을 말한답니다. 나의 꿈이 출렁이는 바다 깊은 곳 흑진주 빛을 잃고 숨어 있는 곳 제7광구 검은 진주 제7광구 검은 진주 ‘제7광구’의 ‘검은 진주’는 다름 아닌 석유를 말해요. 다 아는 것처럼 우리나라에는 석유가 나오지 않아요. 그러니 이 노래가 좀 뜬금없게 느껴질 수도 있을 거예요. 하지만 그 당시 우리 국민들은 우리도 산유국이 될 수 있을 거라는 희망에 부풀어 있었어요. 우리나라 바다 밑바닥을 조사하여 몇 곳을 개발했는데, 그 가운데 제7광구에 많은 양의 석유와 가스가 묻혀 있을 거라는 소식이 들렸기 때문이에요... 2021. 7. 8.
[2010년 6월] 나는야, 늙은 5학년 남한과 북한, 모두 같은 사람 6월은 호국 보훈의 달이에요. 그런데 이 호국 보훈의 달이 그리 반갑지 않은 친구들도 있을 거예요. 이유는 간단하답니다. 귀찮은 일이 참 많거든요. 호국 보훈이라는 주제로 글짓기도 해야 하고, 표어도 만들어야 하고, 포스터도 그려야 하니까요. 선생님이 어릴 때는 더했답니다. 글짓기나 포스터 그리기는 기본이고, 귀순 간첩 강연회는 물론 웅변대회에도 다녀야 했지요. 선생님은 이런 일들이 너무 귀찮고 힘든 나머지 북한이 정말 미웠어요. 북한을 적이라고만 배웠던 탓도 있겠지만, 북한만 아니면 이런 일들이 없었을 거라는 생각도 컸기 때문이에요. 선생님의 친구들도 마찬가지였어요. 이 지구상에 있는 모든 나라 가운데 가장 나쁜 나라가 북한이라고 생각했지요. 우리를 침략했던 일본은 용서할.. 2021. 7. 6.
[2010년 4월] 한국 여성사 편지 역사 속의 여성들 몇 년 전의 일이에요. 오랜만에 어느 대학교에 갈 일이 생겼어요. 마침 선거철이었지요. 총학생회장 후보에 오른 학생들의 포스터가 이곳저곳에 붙어 있었어요. 그런데 가만 보니 여학생들의 이름이 어딘가 좀 이상했어요. 보통은 성과 이름을 합쳐서 세 글자인데, 여학생들의 이름이 대부분 네 글자인 거예요. 이유는 ‘성(性)’ 때문이었지요. 아버지 성 뒤에 어머니 성을 덧붙인 거예요. 예를 들어 저희 어머니는 성이 ‘김 씨’거든요. 그럼 이름을 ‘오김진원’이라고 쓰는 거지요. 아버지만의 자식이 아니라 아버지와 어머니 공동의 자식임을 분명히 하기 위해서 말이에요. 저는 조금 충격을 받았어요. 그때까지 아버지 성만 따르는 걸 아주 당연하게 생각했거든요. 물론 무조건 아버지 어머니 성을 모두 써야 한.. 2021. 7. 5.
[2011년 2월] 전태일-불꽃이 된 노동자 전태일을 만나다 여러분 또래였을 때 저는 인물 이야기를 굉장히 좋아했어요. 인물 이야기를 읽으며 ‘나도 이렇게 되어야지!’하고 책 속에 빠져들곤 했지요. 웃음이 저절로 나는 황당한 생각을 한 적도 있어요. 영국의 정치가인 ‘처칠’ 이야기를 읽었을 때였지요. 가만 보니까 처칠이 사망한 해가 제가 태어난 해인 거예요. 그때부터 처칠이 환생해서 태어난 게 ‘나’라며 자기 최면을 걸기 시작했지요. 처칠같이 위대한 인물이 되고 싶은 마음이 컸기 때문이었던 것 같아요. 문득 한 친구의 글이 기억나요. 자기도 다른 친구들도 인물 이야기는 별로 좋아하지 않는대요. 어려서 너무 많이 봐서 그런 것 같다고 하던데, 여러분도 그런가요? 책장 넘기기 하지만 이번에 소개하는 『전태일-불꽃이 된 노동자』(오도엽 글/이상규 그림/.. 2021. 7. 4.
[2011년 1월] 백산의 책 옛날 책방 이야기 제가 어렸을 때 즐겨 가던 곳이 있었어요. 집 근처 버스 정류장 앞에 있던 작은 서점이지요. 물론 그 시절에 그만한 서점이면 결코 작은 서점은 아니었지만 말이에요. 전 오랫동안 그 서점의 단골이었어요. 책값만큼 용돈을 모으면 조르르르 달려가서 실컷 책 구경을 하다가 마음에 드는 책 한 권을 사 가지고 오곤 했지요. 저는 한 권 한 권 새로운 책을 읽을 때마다 새로운 세상을 발견했어요. 그 새로운 세상이 무척이나 좋아서 다른 책들을 모두 읽고 싶어 하기도 했ㅈ요. 책을 파는 서점, 글을 쓰는 작가들에 대해 매력을 느끼기 시작한 것도 이때부터예요. 책장 넘기기 먼 옛날, 책이 정말 귀했던 시절엔 어땠을까요? 양반들이야 『논어』니 뭐니 해서 책을 봤겠지요. 그럼 보통 사람들이 책을 읽을 기회.. 2021. 7. 3.
[2010년 12월] 기록한다는 것 기록한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 ‘난 절대 유명한 사람이 되면 안 되겠다!’ 아마도 15년 전쯤 일일 거예요. 지금 생각하면 정말 유치하지만, 그땐 나름대로 심각했어요. 어쩌면 여러분 가운데도 제 이야기를 듣고 공감하는 친구들이 있을 거예요. 그때, 저는 친구 몇 명과 「고향의 봄」이란 동시로 유명한 아동 문학가 이원수 선생님에 대해 조사를 하고 있었어요. 이원수 선생님 작품들도 읽고, 선생님의 삶에 대해서도 알아보자는 뜻이었지요. 선생님이 태어나고 자랐던 마을, 학교에도 가 보았어요. 그리고 선생님의 생활기록부도 보게 됐죠. 생활기록부에는 선생님의 여러 정보가 담겨 있었어요. 또 선생님을 가까이에서 지켜본 분들도 찾아뵈었고요. 그러다 어느 순간, 저는 두려워졌어요. 혹시라도 내가 유명해지면 누군가 이렇게.. 2021. 7. 2.
[2010년 11월] 판소리 소리판 신나는 판소리 혹시 판소리를 들어 본 적이 있나요? 아마 들어 보지 못한 친구들이 많을 것 같아요. 저도 판소리에는 관심이 없었으니까요. 만약 제 아이가 국악을 배우지 않았더라면 판소리를 들어볼 기회가 없었을지도 몰라요. 하지만 아이가 하는 판소리를 듣게 되고, 선생님의 판소리를 듣게 되면서, 공연장에서 하는 판소리도 들어 볼 기회가 생겼어요. 판소리를 직접 들어 보니 참 재미있었어요. 왜 그동안 판소리에 관심이 없었는지 몰라요. 생각해 보면 들어 볼 기회가 전혀 없지는 않았거든요. 가운데 한 마디인 ‘제비 몰러 나간다~’는 제가 어렸을 때 아주 유명했어요. 텔레비전 광고에 나온 덕분이죠. 아이들은 누구나 ‘제비 몰러 나간다~’ 한 마디쯤은 부를 수 있었지요. 하지만 그뿐이었어요. 텔레비전 에서 보는 판.. 2021. 7. 1.
[2010년 10월] 499살 외계인, 지구에 오다 다르게 보는 법 배우기 “넌,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당신이야!” 대학교에 다닐 때 일이에요. 어느 날 갑자기 친구가 저에게 이렇게 말했지요. 무슨 소린가 싶어 그 친구를 붙들고 묻고 싶었지만 친구는 이 말만 남기고 자리를 떴어요. 저는 무척이나 혼란스러웠어요. 매우 친했던 친구의 일이었으니까요.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당신’은 그때 인기를 끌던 가요였죠. 친구는 그 노래 제목을 따서 저에 대해 이야기한 것이었고요. 한동안 이 말을 두고두고 생각했어요.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되지 않았지요. 그 친구도 저한테 잘해줬지만, 저도 그 친구한테 잘하고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에요. 시간이 한참 지난 뒤, 저는 친구의 말을 이해하게 됐어요. 친구의 말은 거짓이 아니었지요. 친구는 제가 지금까지 미처 보지 못하고 .. 2021. 6. 30.
[2010년 9월] 불가사리 불가사리를 기억해! 길창덕, 윤승운, 박수동, 신동우……. 어릴 때 좋아하던 만화가들이에요. 생각해보면 참 이상해요. 어릴 때 봤던 동화책의 작가는 거의 기억을 못 하면서 만화가는 이렇게 또렷이 기억하고 있으니까요. 하긴 제가 만화책을 무척이나 좋아했기 때문일 거예요. 아버지께서는 달마다 어린이 잡지를 구독해 주셨어요. 그럼 제일 먼저 펼쳐 보는 게 바로 만화였지요. 만화를 보고 또 보고, 한참을 본 뒤에야 다른 기사나 동화를 보곤 했답니다. 그래서일까요? 어릴 때 봤던 만화책 가운데 지금까지도 그 내용이 기억 나는 게 정말 많아요. 그 가운데 ‘불가사리’에 대한 이야기도 있었죠. 바다에 사는 불가사리냐고요? 아니에요. 쇠붙이를 먹고 살면서 나쁜 기운을 쫓아 준다는 상상의 동물이랍니다. 무슨 일 때문인지.. 2021. 6. 29.
[2011년 12월] 피터 히스토리아 피터와 떠나는 역사 시간 여행 연말이 되면 신문이나 텔레비전에서 ‘올해의 10대 뉴스’라는 걸 발표해요. 그런 게 나오면 ‘아, 맞아. 올해에 이런 사건들이 있었지.’ 하며 1년 동안의 일들을 다시 떠올리곤 하지요. 어렸을 땐 미처 몰랐는데, 나이가 들어가면서 어느 순간 깨달은 게 있어요. 우리가 평소에 뉴스로 보고 듣는 것들이 ‘역사’로 기록된다는 거예요. 예전엔 역사는 그저 옛날에 일어났던 일이고, 나와는 관계가 없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알고 보니 내가 살아가는 하루하루가 역사의 중요한 순간들이었던 거지요. 친구들도 올 한 해에 무슨 일이 일어났었는지 기억을 잘 되새겨 보세요. 아니, 꼭 올해에 있었던 일이 아니라도 좋아요. 지금껏 살아오면서 기억에 남는 일들을 꼽아 보세요. 뉴스에 나올 만큼 큰 .. 2021. 6. 28.
[2011년 11월] 학교 영웅 전설 영웅이 필요해! 제가 초등학교, 중학교에 다닐 무렵엔 엄청난 영웅들이 참 많았어요. 텔레비전에도, 영화에도 다양한 영웅들이 등장했지요. 위급한 순간에 감쪽같이 변신을 하고 사건을 해결하는 ‘슈퍼맨’이나 ‘원더우먼’, 평범한 물건을 멋진 도구로 만들어 문제를 해결하는 ‘맥가이버’ 같은 영웅들 말이에요. 그때랑 비교하면 지금은 영웅이 많이 사라진 것 같아요. 예전엔 왜 그렇게 영웅이 많았던 걸까요? 혹시 보통 사람이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가 너무 많았기 때문이 아닐까요? 영웅은 우리같이 평범한 사람들이 할 수 없는 일들을 척척 해내는 사람이니까 말이에요. 책장 넘기기 ‘난세에는 세상을 구할 영웅이 나타나는 법…….’ 『학교 영웅 전설』(최나미 글/윤지희 그림/웅진주니어)의 첫 문장이에요. 음~. 고개가 끄덕여.. 2021. 6.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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