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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실 언니 출판 40년, 권정생 추모 17년 몽실이가 건네는 위로의 말   내가 몽실 언니를 처음 알게 된 건 1990년 MBC에서 방영된 드라마 덕분이었다. 그때는 텔레비전 드라마의 인기가 대단하던 시절이었다. 시청률이 얼마나 됐는지 알 수는 없으나, 여기저기서 ‘몽실 언니’ 이야기하는 걸 쉽게 들을 수 있었다. 또 단발머리를 한 아이가 있으면 “너 꼭 몽실이 같구나.” 하고 말하기도 했다. 나처럼 드라마를 보지 않은 사람도 다 알만큼, 몽실이는 전 국민이 다 아는 캐릭터가 됐다. 내가 몽실 언니를 직접 만난 건 1990년대 중반, 어린이도서연구회에서 공부할 때였다. 신입회원이 봐야 할 책 목록이 있었는데, 《몽실 언니》는 그 가운데 한 권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모임에서 나는 《몽실 언니》에 대한 불만을 마구 터뜨렸다. 몽실이의 처지가 너무 불.. 2024. 5. 16.
그림책에서 친구를 만나다 아이는 책을 통해 여러 친구와 만나며위안을 느끼고 사교성을 키운다.그림책에서 친구를 만나다 아이는 커가면서 점점 친구가 필요해져요. 엄마가 아무리 잘 놀아줘도 또래 친구의 몫을 대신해 줄 수는 없습니다.아마 두 돌이 조금 지났을 때일 거예요. 어느 순간, 아이는 친구를 아주 절실하게 찾고 있었습니다. 친구를 한 번도 사귀어 본 적이 없으면서도 본능적으로 또래 친구를 찾고 있던 거지요.아이의 첫 번째 친구는 그림책에 있었지요. 아이는 책 속의 등장인물을 마치 자기랑 친한 친구 이야기를 하듯 말하기 시작했어요. 대개는 주인공을 친구로 삼았기 때문에 아이가 무슨 말을 하는지 금방 눈치를 챌 수 있었죠. 하지만 때로는 그냥 슬쩍 지나가는 인물인 경우도 있어서 눈치를 채지 못할 때도 많이 있었어요.덕분에 저는 아.. 2024. 5. 6.
[그림책에서 친구를 만나다] 아가야 울지마 [그림책에서 친구를 만나다]   친구와의 관계를 배우다 30개월쯤 되자 아이의 친구 타령은 점점 심해졌습니다. 겨울이라 밖에 나가지 못하는 날이 많았으니 더 그랬을 거예요. 집 안에서 잘 놀다가도 갑자기, “얘들아~ 놀~자~!” 하고 외쳤죠. 그뿐이 아니었어요. 유치원에 가고 싶다고, 학원에 가고 싶다고, 학교에 가고 싶다고 졸라대기 시작했지요. 잘 알지도 못하면서 그곳에 가면 친구가 있을 거라고 생각해서 그런 것 같았어요.  이즈음 빠져든 책이 《아가야 울지 마》(오호선 글/유승하 그림/길벗어린이)입니다. 한번 읽기 시작하더니 자꾸자꾸 읽어달랬어요. 그러더니 갑자기 한 장면을 보자 책장을 못 넘기게 하고는 이렇게 말했어요. “나도 여기 들어가고 싶어.” 글은 한 자도 없이, 펼침면 가득 초록빛 바다 속.. 2024. 5. 6.
[그림책에서 친구를 만나다] 친구 사귀는 법 깨닫기 [그림책에서 친구를 만나다]  친구 사귀는 법 깨닫기 아이가 엄마 아빠의 온몸을 핥습니다. 처음엔 기분이 좋았지만 침이 뚝뚝 떨어질 만큼 핥아내는 건 정말 고역이었죠. 하지만 뭐라고 할 수는 없었지요. 기분이 좋거나, 혹은 저한테 혼나고 나면 애교를 떨 듯이 다가와 핥아주었으니까요. 즉, 핥기는 아이가 발견한 ‘친해지기 위한 사랑 표현 방법’이었지요. 아이는 《못된 개가 쫓아와요》(마이런 얼버그 글/리디이 몽크스 그림/이경혜 옮김/시공주니어)에 나오는 고양이 미끼하고 못된 개 컹컹이에게 푹 빠져 있었으니까요. 나는 못된 개 컹컹이가 정말 싫어요!컹컹이는 미친 듯이 짖어대며 나를 쫓아와요.트럭에 대고 으르렁거리고,구름을 보고 덤벼들고,비가 와도 짖어대고요,바람만 불어도 컹컹거려요.못된 개 같으니라고. 주인.. 2024. 5. 6.
[그림책에서 친구를 만나다] 아이의 말을 대변해 주는 친구 [그림책에서 친구를 만나다]   아이의 말을 대변해 주는 친구 삼각팩에 든 커피우유를 마시고 있을 때였어요. 아이가 자꾸 달라고 졸랐어요. 저는 아이들은 커피를 마시면 안 된다고 말했죠. 그랬더니 이렇게 말했어요. “영수는 그거 먹었단 말이야!”“영수? 영수가 누군데?”“친구야.”“네 친구 중에 영수라는 애가 어딨어?”“이슬이 친구 영수 말이야! 내가 보여줄게.”  아이는 자기 방으로 달려가서 《이슬이의 첫 심부름》(쓰쓰이 요리코 글, 하야시 아키코 그림/한림출판사)을 가져와서 책장을 펼쳤어요. 이슬이가 심부름을 가다가 길에서 친구 영수를 만나는 장면을 보더니 손가락으로 가리켰습니다. “이것 봐! 맞지? 똑같이 생겼지?”“뭐가 똑같이 생겨?”“영수가 들고 있는 걸 봐. 똑같잖아.” 저는 그동안 이 책을 .. 2024. 5. 6.
[그림책에서 친구를 만나다] 위안을 주는 친구와 만나다 [그림책에서 친구를 만나다]  위안을 주는 친구와 만나다  아이의 첫 번째 친구는 ‘누리’라는 아이였죠. 《오줌싸개 누리》(보리 기획 글/김환영 그림/보리/절판)는 ‘개똥이 그림책’(보리) 가운데 한 권이에요 어느 날 50권짜리 이 전집을 선물로 받았어요. 아이는 책을 전부 꺼내고 어쩔 줄을 몰라 하더니 금방 이 책을 집어 들고 읽어달라고 했어요. 누리는 오줌싸개에요.이런, 또 오줌을 쌌군요. 아이는 기저귀를 떼긴 했지만 밤이면 가끔 실수를 하는 자신과 누리의 모습이 같다고 느꼈던 것 같았어요. 책을 다 읽어주자 혼자서 몇 번이고 펼쳐보더니 이렇게 말했어요. “엄마, 자기 전에는 꼭 오줌을 누고 자야지?”“물도 많이 마시면 안 되지? 오줌 싸이까.” 저는 잘됐다 싶은 마음에 한마다 덧붙이고 말았죠. “그.. 2024. 5.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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