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728x90
반응형

분류 전체보기705

삼살을 면한 사람 삼살(三煞)을 면한 사람 《한국구전설화 1 – 평북 1》에는 ‘삼살(三煞)을 면한 사람’이라는 이야기가 세 편 있다.삼살이라는 말은 무척 낯설었지만, 이야기는 전혀 낯설지 않았다.‘이야기 주머니’와 너무 비슷했기 때문이다.아니, 비슷하다기보다는 ‘이야기 주머니’의 뒷부분과 똑같은 이야기라 해도 좋을 것 같았다.‘이야기 주머니’에서 아이는 이야기들을 들을 때마다 글로 써서 주머니에 가둬두는데, 그 갇혀있던 이야기들이 삿된 것(邪)가 되어 장가가는 아이를 해치려 딸기가 되고, 샘물이 되고, 송곳이 되고 한다. ‘삼살을 면한 사람’도 마찬가지였다. 아이를 해치려는 존재가 사(邪)가 된 이야기가 아니라는 점만 다를 뿐 딸기가 되고, 샘물이 되고, 송곳이 되어 장가가는 아이를 해치려 하는 건 똑같았다.하지만.. 2025. 4. 16.
지구에서 가장 큰 발자국 지구에서 가장 큰 발자국 - 80억 명의 인간이 1명의 거인이라면롭 시어스 글/톰 시어스 그림/비룡소  이 책은 환경책이다.나는 환경문제는 심각하다고 생각하지만, 환경책을 별로 좋아하진 않는다.환경책을 보면 내가 아무리 노력해도 죄책감이 드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교훈이 앞서다 보니 딱딱하고 지루한 느낌이 들기도 하고 말이다. 하지만 이 책은 좀 다르다.표지를 보면 “환경을 살리는 기발한 상상력”이라는 문구와 함께 최재천 교수의 강력 추천이란 글자가 눈에 띈다.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책은 정말 기발하고 재밌다. “환경을 살리는 기발한 상상력”이라는 최재천 교수의 말에 적극 공감하게 된다.  이 책의 형식은 《지구가 100명의 마을이라면》(푸른숲주니어)을 떠오르게 한다. 베스트셀러를 거쳐 지금은 스테디셀러.. 2025. 4. 8.
아주 특별한 독립 빵집 이야기 아주 특별한 독립 빵집 이야기닐 패커 지음/홍한별 옮김/꽃피는책   빵 좋아하시나요?어린 시절 제가 살던 동네에는 ‘몽블랑’이라는 빵집이 있었어요. 버스 정류장 근처에 있던 그 빵집은 동네에서 유일한 빵집이었고, 저는 이곳을 자주 들락거리곤 했어요.버스를 타고 조금 가면 좀 더 고급스러운 ‘독일빵집’도 있었어요. 이곳은 저 혼자는 못 가는 곳이었어요. 그래서인지 갈 때마다 설레곤 했어요. 이곳엔 몽블랑 빵집에는 없는 빵들도 많았어요. 지금은 두 곳 모두 사라진, 추억의 빵집이죠. 가만 생각하면 예전엔 이렇게 동네마다 그 동네를 대표하는 빵집이 참 많았어요. 그런데 언제부턴가 동네 빵집을 대신해 프랜차이즈 빵집이 자리를 잡았어요. 사실 전 처음 프랜차이즈 빵집이 생겼을 땐 쉽게 들어가지를 못했어요. 초기엔.. 2025. 3. 24.
상사뱀 - 뱀이 된 사람들 이야기 뱀이 된 사람들 이야기- 상사뱀 이야기 -    사랑 때문에 뱀이 된 사람들 뱀이 된 사람들의 이야기가 있다.그 사람들이 뱀이 된 까닭은 뭘까?아주 쉽게, 단순화시켜 말하자면 ‘사랑’ 때문이다.사랑 때문에 뱀이 됐다 해서 ‘상사뱀’이라 부른다.사랑을 이루지 못해 뱀으로 환생한 것이다.상사뱀은 여자 상사뱀도 있고, 남자 상사뱀도 있다.사랑에는 남녀가 따로 없으니 당연한 일이다. 《한국구비문학대계》에는 수없이 많은 상사뱀 이야기가 전한다.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사랑이란 감정을 갖기 마련이고, 그 사랑을 이루지 못하는 경우도 많은 탓이다. 아, 물론 이야기를 읽다 보면 사랑이 과연 무엇인가에 대해서 의문이 생기기도 한다. 사람에 따라서 이걸 과연 사랑이라 볼 수 있을지 논란이 될만한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2025. 3. 21.
당금애기 갑작스럽게 찾아온 불행에 대처하는 법- 당금애기, 제석본풀이 -     무속신화 ‘당금애기’ 이야기를 봤다. 간략한 이야기는 이렇다. 열두대문 안에서 부모님의 사랑을 듬뿍 받으며 자라던 당금애기. 그녀에게 위기가 닥친다. 아버지는 귀양 가고, 어머니는 기도 가고, 집안은 텅 비고 만다. 당금애기 곁에 남은 건 두 여종뿐이다. 그런데 어느 날 중이 나타나 시주를 청한다. 중은 꽁꽁 잠겨 있던 열두 대문을 주술로 열고 들어온다. 시주쌀은 반드시 당금애기의 명쌀독에 담긴 쌀이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것도 종을 시키지 말고 당금애기가 직접 쌀을 퍼서 직접 자신의 바랑에 담아야 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바랑은 밑이 터져 있었고, 쌀은 그대로 쏟아진다. 그러자 중은 쌀알을 젓가락으로 하나하나 주워담아야 하고, 그 일 .. 2025. 2. 24.
과학책은 언제부터 읽어야 할까? # 6. 과학책은 언제부터 읽어야 할까? 수학과 과학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어서 아이를 과학적으로 가르쳐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다.하지만 과학의 시대에도 신화적인 사고가 필요하다.   우르릉 쾅!  번개가 내리꽂히더니 천둥소리가 요란해졌어요. 아이는 깜짝 놀랐는지 눈이 휘둥그레져 물었어요. “무슨 소리야?”“응. 천둥 치는 소리야.”“천둥? 천둥은 왜 치는데?” 순간, 저는 마땅한 답을 찾지 못했어요. 제 지식이 짧은 탓도 있지만, 이제 겨우 만 세 돌이 지난 아이에게 설명해 주기도 애매했어요. “용이 하늘에 올라가느라고 그래. 이렇게 하늘로 올라가면 용이 비를 뿌려.” 저는 이렇게 대답을 해줬어요. “정말?”“그럼, 엄마가 오늘이 이야기를 해줬잖아. 거기서 오늘이가 용을 만났잖아. 여의주를 두 개나.. 2025. 2. 18.
마리아 메리안 마리아 메리안을 아시나요?  마리아 메리안을 아시나요? 마리아 메리안은 17세기 스위스의 곤충학자이자 화가였던 여성이에요. 마리아 메리안이 살던 시절은 나비와 나방을 ‘여름새’라고 불렀대요. 날씨가 따뜻할 때 갑자기 나타났다가 가을이면 사라지기 때문이었대요.곤충이 어떻게 생기는지 몰랐던 사람들은 이렇게 생각했대요.파리는 묵은 고기에서 나오고,나방은 낡은 양털에서 나오고,풀잎에 맺힌 이슬이 햇빛에 쪼그라들면 곤충의 알이 되고, 그 안에서 구더기가 나오고,공기 중으로 튄 불꽃은 독침으로 무장한 말벌이 된다고요.그러다 보니 사람들은 곤충을 사악한 것이라 여겼대요. 인간의 적이며, 악마의 짐승으로 여긴 거죠. 그래서 곤충에 관심을 보이거나 채집하는 여자가 있다면 바로 마녀로 고발당할 정도였대요. 마리아 메리안은.. 2025. 1. 30.
책읽기는 신나는 놀이처럼 #5 책읽기는 신나는 놀이처럼  책읽기와 놀이를 서로 다른 것으로 여기곤 하지만아이들에게 책 읽기와 놀이는 다르지 않다. 아이와 함께 놀이하듯 책을 읽어본다.아이가 채 돌도 되지 않았던 때입니다. 당시 저는 어린이도서연구회에서 활동하고 있었어요. 일주일에 한두 번은 모임에 나가곤 했는데, 아이와 함께 모임에 나가는 경우가 참 많았어요. 아이를 맡길 곳이 없었거든요. 다행히 회원들은 아이를 아주 예뻐해 주었어요. 뱃속에서부터 어린이도서연구회에 다녔으니 준회원이나 다름없다고 하면서요. 제가 아이랑 함께 가면 아이에게 예쁘다며 장난을 걸어오는 경우가 많았어요. 그런데 가만 보니 어떤 사람이 장난을 걸면 아이가 금방 웃음을 짓는데, 어떤 사람이 다가오기만 하면 까무러치듯이 울기부터 하는 거예요. 이상한 건 늘 .. 2025. 1. 4.
[책으로 놀기] 여우를 위한 불꽃놀이 # 5. 책읽기는 신나는 놀이처럼   이야기를 연극으로 만들기   아이가 두세 살쯤 됐을 때 일주일에 한 번씩 유치원에서 아이들한테 그림책 읽어주는 일을 했어요. 한 시간 동안 세 권 정도의 그림책을 읽어주고 함께 이야기를 나누곤 했지요. 그날도 세 권의 책을 들고 유치원에 갔어요. ‘핀두스의 특별한 이야기’ 시리즈 세 권이었지요. 그런데 그날따라 두 명이나 책을 가지고 와서 그 책을 읽어달라는 거예요. 한 명은 ‘신기한 스쿨버스’ 가운데 한 권을, 또 한 명은 애니메이션 그림책 《파랑새》를 가져왔어요. 먼저 ‘신기한 스쿨버스’를 읽어줬지요 책을 가져온 아이와 다른 한 명만 말똥말똥, 다른 아이들은 재미가 없다고 난리가 났어요. 결국 끝까지 못 읽고 말았죠. 이번엔 《파랑새》를 읽어주었어요. 이번에도 역.. 2025. 1. 1.
[책으로 놀기] 아빠와 피자놀이 # 5. 책읽기는 신나는 놀이처럼   아이의 상상력을 키우는 놀이책    “나 피자 할래!”날씨가 추워서 하루종일 떼구루루 구르면서 놀던 아이가 말했습니다.“정말? 그럼, 시~작!” 피자를 만들 시간이 된 거지요. 먼저 아이를 눕혀놓고 밀가루 반죽하듯이 밀고 당기고 공중으로 빙빙 돌리고 난 뒤 다시 눕혀놓습니다. 반죽이 다 됐으니 토핑을 얹을 차례가 되었죠. 토핑 재료는 무엇이든 좋습니다. 토마토, 치즈, 고구마, 감자……. 물론 진짜 토핑을 얹는 건 아닙니다. 주위에 있는 장난감이나 종잇조각을 이용하는 거죠. 그것도 마땅한 게 없다면 그때는 그저 얹는 시늉만 해도 좋습니다. 이제 피자를 구워 먹기만 하면 돼요. 피자가 잘 익었는지 손으로 이곳저곳을 살짝 간질이기도 해요. 먹기 전에 피자를 썰어야죠. 손.. 2024. 12. 31.
[책으로 놀기] 아빠하고 나하고 # 5. 책읽기는 신나는 놀이처럼 아빠와 함께하는 특별한 시간   책을 읽어줄 때도 엄마가 읽어주는 것과 아빠가 읽어주는 것은 아이에게 다른 느낌을 줍니다. 엄마와 아빠는 목소리도 다르고, 책을 읽어주는 태도나 방법 등 여러 가지 면에서 차이가 있으니까요 게다가 책은 주로 엄마가 읽어주기 때문에 아빠가 읽어줄 땐 새로운 느낌도 줍니다. 그래서인지 아이는 엄마가 책을 읽어주는 것보다 아빠가 읽어줄 때 더 강한 느낌을 받곤 해요. 놀이도 마찬가지인 것 같아요. 일단 아빠랑 노는 건 엄마랑 노는 것보다 자주 기회가 오지 않아요. 또 노는 방법도 엄마랑 놀 때랑 좀 달라요. 아빠는 엄마가 할 수 없는 여러 가지 방법으로 놀아줄 수 있으니까요.다행히 남편은 아이랑 잘 놀아줬어요. 저는 바깥일을 하랴, 아이를 키우.. 2024. 12. 30.
24절기 이야기 24절기 이야기   24절기 가운데 과연 나는 몇 가지나 알고 있을까 곰곰 생각해 봅니다.입춘, 경칩, 하지, 입추, 처서, 동지, 소한, 대한…….언뜻 떠오르는 절기를 꼽아보지만, 턱도 없이 부족합니다.책을 펼쳐 24절기에 뭐가 있는지 들여다봅니다.‘아하, 맞아, 맞아! 이런 절기가 있었지.’ 싶습니다.다 들어는 봤지만, 일상생활에서 제 삶과 별 관련이 없다고 생각했기에 그냥 쉽게 떠오르지 않은 것 같습니다.그나마 생각이 났던 것들은 날씨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추운 겨울이 계속되면서 빨리 봄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 입춘과 경칩을 떠올리고,뜨거운 한낮이 지겨워졌기 때문에 하지를 떠올리고,빨리 가을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 입추와 처서를 떠올리고,너무 추운 날씨 때문에 소한과 대한을 떠올렸던 것이죠.조금씩.. 2024. 12. 28.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