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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이야기 책/옛이야기 속 캐릭터

버들도령

by 오른발왼발 2023. 6.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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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들도령

 

<연이와 버들도령> 혹은 <연이와 반반 버들잎>이란 제목으로 전하고 있는 옛날이야기 속 인물이다.


연이는 계모의 심부름으로 동지섣달 추운 날에 상추(혹은 딸기 등)를 따러 산을 헤매다 우연히 버들도령이 살고 있는 바윗속 세상에 가게 된다.
버들도령은 연이에게  상추를 주고 다시 필요할 때엔 문 앞에 와서 
"반반 버들도령아, 연이 왔다. 문 열어라."
하고 부르라고 했다.
계모는 연이가 추운 겨울에 상추를 따온 것을 이상하게 여기고 연이 뒤를 밟아 연이가 버들도령 집에 들어가는 것을 확인한다.
그 뒤 계모는 연이 몰래 버들도령 집을 찾아가 버들도령을 죽이고, 연이에게 다시 상추를 따오라고 한다.
죽은 버들도령을 발견한 연이는, 그곳에 있던 살살이꽃, 피살이꽃, 숨살이꽃을 가져와 버들도령을 살려낸다.

버들도령이 사는 곳에 살살이꽃, 피살이꽃, 숨살이꽃이 있다는 사실은 의미심장하다. 이 꽃들은 실은 서천꽃밭에 있는 꽃들이기 때문이다. 서천꽃밭은 삼신할머니가 만든 꽃밭으로, 그곳은 꽃감관이 지키고 있다. 물론 꽃감관이 지키고 있다고 해서 이 꽃들을 가져가는 사람이 없었던 건 아니다. 신화 속 인물인 버리데기, 자청비 등도 이 꽃들을 가져갔다.
이렇게 볼 때 버들도령이 살던 바위 속은 실은 서천꽃밭이었다고 할 수 있다. 그곳이  한겨울에도 온갖 것들이 피어나는 공간이었다는 점도 그렇고, 사람의 생명을 되살리는 꽃인 살살이꽃, 피살이꽃, 숨살이꽃이 있었다는 점도 그렇다. 그리고 어쩌면 버들도령은 서천꽃밭의 꽃감관이었을지도 모르겠다.  
서천꽃밭은 삶과 죽음의 공간이다. 그래서 저승의 공간 속에 있지만 생명을 점지하는 생명꽃이 피어나는 곳이기도 하다. 악심멸망꽃처럼 죽음의 꽃도 있고, 환생꽃도 있다. 

 

버들도령이란 이름에서는 생명력이 느껴진다. 버드나무는 봄이 오면 잎이 나기 전에 이미 가지에 물이 오르며 초록빛을 띠는 게 보인다. 
이야기에서 도령의 이름을 '버들도령'이라 한 것은 아마 이 때문이 아닐까 싶다. 연이로 상징되는 추운 겨울과 달리 물이 오른 버드나무는 봄의 생명력을 온몸에 품고 있으니까 말이다. 그 생명의 기운은 자신뿐 아니라 주위의 모든 생명을 깨우는 힘이 있다. 그렇기에 죽음의 그림자를 드리운 채 이곳을 찾아온 연이도 생명력을 얻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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