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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저것/초등 독서평설 - 책읽어주는선생님

[2010년 8월] 지구를 지키는 쓰레기 전사

by 오른발왼발 2021. 7.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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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 전사가 지구를 지킨다고?

 

 

 

혹시 ‘책받침’이 뭔지 아나요? 선생님이 학교에 다니던 때에는 누구나 책받침이란 걸 가지고 다녔어요. 공책에 글씨를 쓸 때는 이 책받침을 꼭 받치고 써야 했죠. 책받침 없이 그냥 글씨를 쓰면 공책이 엉망진창이 됐거든요. 종이의 질이 안 좋아서, 연필이 공책의 거칠거칠한 부분에 걸리면 쉽게 찢어지곤 했답니다. 옛날에는 이렇게 질이 나쁜 공책이라도 아껴 쓰고 또 아껴 써야 했어요. 공책 표지 안쪽에도 줄을 긋고, 비어 있는 공책 위쪽과 아래쪽에도 2~3줄 더 그어서 쓰곤 했지요. 연필이 손으로 잡을 수 없을 만큼 짧아지면 다 쓴 볼펜에 끼워서 썼고요. 모든 것이 귀하던 시절이라, 아껴야만 잘 살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에요. 
그런데 언제부턴가 책받침이란 게 사라졌어요, 종이의 질이 좋아져서 굳이 책받침을 받치지 않아도 글씨를 잘 쓸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지요. 아마 예전의 공책은 쓰레기 취급을 받을지도 몰라요. 질 나쁜 공책은 공부하는 데 방해만 된다고 여겨질 테니까요. 이것 말고도 지금은 예전과는 많은 게 달라졌어요. 모든 것이 풍족해졌지요. 
그러고 보니 옛날에는 귀하게 여겨지던 것 가운데 지금은 쓰레기 취급을 받는 물건들이 참 많은 것 같아요. 예전엔 무언가를 버리기 전에 이 물건이 앞으로 또 필요할지 안 필요할지 꼼꼼히 따져 보고, 정말 필요가 없다고 여길 때만 버렸어요. 하지만 지금은 기껏해야 재활용 통에 버릴지 말지를 생각하는 정도지요.

책장 넘기기

 

『지구를 지키는 쓰레기 전사』(샌디 매케이 글/한지선 그림/전경화 옮김/책과콩나무)에 나오는 콜린은 달라요. 지구를 지키기 위해서, 쓰레기를 줄이고 재활용하는‘쓰레기 전사’가 되기로 마음먹지요.
콜린이 쓰레기 전사가 된 건 리드 선생님 덕분이에요. 선생님은 어느 날 갑자기 수업 시간에 쓰레기봉투를 가져와 그 안의 내용물을 교실 바닥에 쏟아 버렸어요. 그러고는 빨간 분필로 칠판에 이렇게 썼지요. 
‘줄이기! 재사용하기! 재활용하기!’
선생님은 이번 학기에 쓰레기에 대해 공부할 거라고 했어요. 해마다 코끼리 16만 6천 6백 6십 6마리 무게만큼의 쓰레기가 땅에 묻히고 있다고 하면서요. 하지만 이때까지만 해도 콜린은 시큰둥했어요.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자동차를 타고 가던 사람이 자동차 문을 열고 쓰레기를 버리는 것도 모자라, 콜린에게 담뱃재를 털고 가기 전까지는 말이에요.
이렇게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는 사람을 보면서, 콜린은 리드 선생님 말씀처럼 지구를 위해서 무언가 해야겠다고 마음먹었어요. 집에 가자마자 실천하기로 했죠. 하지만 그 실천이라는 게 아무래도 쉽지가 않았어요. 식구들의 도움이 없이는 절대로 할 수 없는 일이니까요.
부동산 중개업을 하시는 콜린의 엄마는 너무 바빠서 이미 조리된 음식을 사는 경우가 많았고, 당연히 집에 플라스틱이나 캔 같은 쓰레기가 넘쳐날 수밖에 없었어요. 게다가 이 책의 배경인 뉴질랜드는 우리와는 달리 쓰레기 분리수거가 의무적인 나라가 아닌가 봐요. 그냥 쓰레기봉투에 담아서 버려도 아무 문제가 되지 않는 걸 보면요. 그러니 콜린이 해야 할 첫 번째 일은 바로 쓰레기 분리수거!
콜린은 패디 아저씨가 운영하는 자원 재활용 센터에 다니면서 더 큰 문제를 발견해요. 어느 날, 초콜릿을 가득 실은 트럭이 와서 구덩이에 초콜릿을 묻고 가는 걸 보게 되지요. 공장에서 너무 많이 생산하면 시장에서 가격이 떨어지기 때문에 초콜릿을 땅에 묻는 거래요. 아주 간단한 경제 이론이라나요? 하지만 콜린은 이해하기 어려워요. 밥을 굶는 사람도 많은데, 음식을 구덩이에 쏟아 버리는 건 정말 아니다 싶거든요.
콜린은 쓰레기 때문에 점점 고민이 많아져요. 쓰레기를 재활용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요. 게다가 패디 아저씨의 자원 재활용 센터는 문을 닫을 위기에 놓이기까지 하죠. 이대부터 쓰레기 전사 콜린의 좌충우돌 환경 환경 운동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답니다.
그러고 보니 옛날에 악착같이 아껴 쓰고 했던 일들이 최선의 방법은 아니었다는 생각이 들어요. 잘살기 위해서 아껴 쓰는 건 물론 의미 있는 일이지만, 여기에 한 가지가 더 필요한 것 같아요. 바로 지구를 생각하는 마음 말이에요. 콜린도 아마 선생님과 비슷한 마음일 거예요. 스스로 ‘지구를 지키는 쓰레기 전사’가 된 걸 보면 말이지요.

함께 읽으면 좋아요!

 

『쓰레기의 행복한 여행』(제라르 베르톨리니, 클레드 드라랑드 글/니콜라 우베쉬 그림/유하경 옮김/사계절)

쓰레기에 대한 모든 걸 알려 주는 책이에요. 옛날에는 쓰레기를 어떻게 활용했는지부터 쓰레기를 거두어가는 방법, 재활용하는 방법, 처리하는 비용 등 쓰레기에 대한 모든 궁금증을 해결해 주지요. 지구 환경을 위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 구체적인 방법도 알려 준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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