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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저것/초등 독서평설 - 책읽어주는선생님

[2008년 2월] 괴물을 물리치는 비법을 알려 줄까요?

by 오른발왼발 2010. 10.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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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을 물리치는 비법을 알려 줄까요?

 

 

선생님은 어려서부터 겁이 참 많았어요. 지금도 누군가와 다툼이 생겼을 때 상대방이 목청껏 큰 소리를 치면 주눅이 들어 한마디 대꾸도 못 할 때가 많지요. 말도 안 되는 소리로 나를 괴롭힌다는 건 알지만 선뜻 용기가 나지 않거든요. 그러곤 집에 와서야 억울한 마음이 들어 씩씩거리죠.

혹시 이런 적 있나요? 힘이 세고 사납기로 소문난 친구가 나를 마구 괴롭히는 거예요. 무거운 가방을 나더러 대신 들라 하고, 학용품을 함부로 가져가 쓰기도 하고 말이에요. 심지어 돈까지 빼앗으며 어른들한테 일러바치면 가만 안 둔다고 윽박지르는 거예요. 이럴 때 우리 친구들은 어떻게 할 건가요? 오늘 읽을 책에는 그런 ‘괴물’ 같은 친구를 물리칠 방법이 나와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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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책에는 모두 진짜 괴물이 등장해요. 평화로운 가정에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 ‘괴물’은 덩치가 클 뿐 아니라 생긴 것도 괴상하죠. 게다가 어떤 녀석은 무서운 독가스를 뿜는다고 알려져 있어, 가족들은 옴짝달싹 못하고 시키는 대로 할 수밖에 없었어요.

 

 

 

『풍선 괴물 우누구누』(비룡소)에서는 초록색 풍선 같은 모습에 눈이 세 개 달린 괴물 ‘우누구누’가 ‘에디’네 집에 들이닥쳐요. 가족들이 모두 깜짝 놀라 어리둥절해하는 사이, 우누구누는 소파까지 차지하고 앉아 먹을 것을 내오라고 으르렁거리며 명령을 내리기 시작했어요. 그런데 이상해요. 웬일인지 어른들은 우누구누를 쫓아낼 생각은 않고 명령에 순순히 따르는 거예요. 엄마는 우누구누의 명령대로 계속해서 먹을 것을 요리해 나르고, 아빠는 회사에도 가지 않고 우누구누가 하라는 대로 행동하죠.

알고 보니 어른들은 우누구누의 소문을 알고 있었어요. 무시무시한 괴물이란 게 백과사전에도 나와 있었지요. 게다가 우누구누는 자신은 모든 걸 보고 들을 수 있으니 속일 생각은 하지 말라며 으름장을 놓아요. 자기 말을 안 들으면 독가스를 내뿜겠다고 협박까지 하면서 말이에요.

 

그러나 에디는 더 이상 참을 수 없었어요. 우누구누가 어린 친구를 때리라는 명령까지 내렸거든요. 게다가 아무런 반항도 하지 않는 엄마 아빠가 원망스러웠죠. 사실 에디는 키가 작고 몸도 가냘픈 데다 겁 많고 소심한 아이였어요. 하지만 서서히 두려움을 떨쳐 버리기 시작해요. 에디는 다른 사람들에게 자신이 찾아왔다는 사실을 절대 알리지 말라는 우누구누의 협박을 따르지 않고, 주위 사람들에게 도와 달라고 부탁하기 시작해요. 급기야 집을 뛰쳐나가 우누구누를 물리칠 방법을 찾으려 애쓰죠. 그러면서 우누구누가 가진 힘을 의심하기 시작했어요. 그래요, 사실 그 힘은 가짜였어요. 독가스도 가짜였고요. 사람들의 ‘두려움’이 우누구누의 힘을 부풀렸던 거예요. 에디는 우누구누를 어떻게 물리칠까요?

 

 

 

『오이 대왕』(사계절)에는 밀가루 반죽으로 빚은 듯한 오이 모양의 우스꽝스런 괴물이 나와요. 오이 대왕은 느닷없이 ‘볼프강’네 집 부엌에 나타났어요. 그러더니 자신은 신하들이 반란을 일으켜 내쫓겼다고 하는 거예요. 그러곤 자신이 그 집의 왕이라도 되는 듯이 굴기 시작했어요. 자신을 ‘짐’왕이 자기를 가리키는 말이라고 부르면서 말이죠. 더욱 이상한 건 볼프강의 아빠가 점점 오이 대왕의 신하처럼 되어 간다는 점이에요. 오이 대왕에게 ‘전하’라고 부르고 오이 대왕이 원하는 대로 정성껏 대접을 하죠. 아빠는 오이 대왕의 거만한 모습을 당당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그를 감싸고돌았지요. 가족들은 나 몰라라 한 채 말이에요.

다른 가족들은 오이 대왕을 끔찍하고 못마땅하게 여겼어요. 하지만 똘똘 뭉쳐 오이 대왕을 쫓아내려는 생각은 하지 않았어요. 겉으로 보기에는 아무 문제가 없어 보이는 가족이었지만 실제로는 가족 모두 자기 자신만 생각하며 살았던 거예요. 그러니 함께 어려움을 이기려는 노력을 하지 않았죠.

사실 볼프강의 아빠는 무척 권위적인 사람이었어요. 모든 것을 아빠 마음대로 한다는 뜻이죠. 그동안 볼프강과 누나, 동생은 모두 아빠의 눈치를 보느라 이만저만 힘든 게 아니었어요. 누구도 속 시원히 불만을 터뜨리지 못했지요. 하지만 더 이상 가만히 앉아 있을 수 없었어요. 심지어 오이 대왕은 가족들이 감추려는 비밀을 하나하나 캐내 아빠에게 일러바치려 들었으니까요. 가족들은 힘을 모아 오이 대왕을 쫓아낼 수 있을까요?

 

책을 다 읽고 나면 알겠지만 두 괴물한테는 공통점이 있어요. 괴물들은 사람들이 고분고분할수록 더 괴롭히고, 마음대로 군다는 거예요. 그러다가 막상 사람들이 맞서면 힘을 쓰지 못하지요. 나를 괴롭히는 친구가 있다면 기죽지 말고 용기를 내어 당당하게 이렇게 말해 보는 거예요. “그만해!” 하고 말이에요.

 

『풍선 괴물 우누구누』(이리나 코르슈노브 글, 비룡소/절판)

『오이 대왕』(크리스티네 뇌스트링거 글, 사계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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