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명 친구 진짜 친구
(오진원 글/최정인 그림/밝은미래/2014. 6. 25)
제가 처음으로 쓴 창작동화입니다.
처음 이 이야기를 쓴 건 4년 전인데, 이제야 세상에 나오게 됐습니다.
이 책은 친구 사귀기를 어려워했던 저희 아이의 경험담을 바탕으로 쓴 이야기입니다.
지금 아이는 중학생이 됐고, 친구들과 즐겁게 잘 지내고 있지만, 초등학교 저학년 시절 아이는 친구 때문에 많이 힘들어 했지요.
처음엔 저희 아이가 유독 심하다고 생각했지만, 나중에 보니 친구 문제로 고민을 하는 아이들이 의외로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이 책은 1학년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의 이야기입니다. 이야기를 읽어나가다 보면 아이과 친구들과 가까워지는 과정을 느끼실 수 있을 거예요.
친구 사귀기를 어려워하는 아이들에게 작은 위안이 됐으면 합니다.
참, 이 책에 아이가 토끼풀꽃을 가지고 노는 장면이 있는데,
사실 3월 말에는 토끼풀꽃을 보기가 어렵습니다.
요즘 날이 더워지면서 꽃들이 피는 시기가 빨라지기도 하고 또 때로는 시도 때도 없이 피고 있지만 그래도 좀 무리였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그래서 제비꽃으로 바꾸려고도 했는데, 이야기 분위기상 토끼풀꽃으로 그냥 가는 게 좋을 것 같다는 편집자님의 의견을 받아들였습니다.
혹시라도 '어? 이거 뭐야? 토끼풀꽃이라니?'하는 생각이 드셔도 너그럽게 봐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마무리는 제가 책에 쓴 '작가의 말'로 갈음하겠습니다.
투명친구도 진짜 친구가 될 수 있어요.저는 친구를 쉽게 사귀지 못하는 아이였어요.
친해지고 싶은 아이가 있어도 먼저 다가가지 못했어요. 친구가 먼저 다가와 주어야만 겨우 손을 내밀었어요. 그러다 보니 학교에 다니며 늘 친구 문제로 속으로만 끙끙 앓고 지냈지요.
어른이 되어 결혼을 해서 아이를 낳고 보니, 아이 역시 저랑 비슷했어요.
“한 반에 100명쯤 같이 공부하면 좋겠다!”
학교에 입학한 지 한 두 달쯤 지났을 때에요. 왜 그러냐고 묻자, 아이는 이렇게 말했죠.
“그래야 친구를 사귀기가 쉬울 것 같아. 지금은 나랑 맞는 친구를 찾기가 너무 힘들어.”
아이의 반은 35명 정도였는데, 그 가운데 남자 아이 숫자가 3분의 2였어요. 여자아이들 수는 열 명이 조금 넘을 뿐이었지요. 그러다 보니 아이 입장에서는 사귈 수 있는 친구가 별로 없었던 거지요. 게다가 집이 학교에서 멀다 보니, 학교 수업이 끝나면 집까지 같이 올 수 있는 친구를 찾기가 무척 힘들었고요.
집에서도 형제 없이 혼자만 지내던 아이였기 때문에 친구 사귀기를 더욱 어려워했던 건지도 모르겠어요.
투명친구는 아이가 어려서부터 함께 지내던 친구였어요. 아이는 어디서든 혼자서 아주 잘 놀았어요. 분명히 혼자 놀면서 누군가와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어요.
“누구랑 놀아?”
하고 물으면
“응. 투명친구!”
하며 투명친구랑 뭘 하고 노는지를 신나게 이야기하기도 했지요.
학교에 들어가 친구들을 많이 사귀면 좀 달라지지 않을까 했지만, 아이에게 학교 친구 사귀기란 그리 만만치 않은 일이었고, 그래서 투명친구는 꽤 오랫동안 아이의 가장 친한 친구가 되어 주었지요.
아이는 커가면서 조금씩 투명친구랑 멀어졌어요. 투명친구가 아닌 진짜 친구가 생기면서였어요. 진짜 친구랑 노는 시간이 늘어나는 만큼 투명친구와 노는 시간은 줄어들었어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투명친구를 잊는 일은 없었어요. 투명친구는 아이가 혼자 있을 때면 언제든지 아이를 위로해주었어요.
사실 전 처음엔 투명친구하고만 친하게 지내는 아이가 걱정스러웠어요. 하지만 나중엔 알게 됐어요. 아이는 투명친구랑 놀면서 다른 친구들과 노는 방법을 스스로 훈련을 했고, 투명친구는 아이가 힘들 때마다 아이 곁을 지켜주며 위로해 줬다는 사실을요.
그러고 보면 투명친구야 말로 아이가 만난 첫 번째 진짜 친구일지도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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