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말해! 다마레! - 일제 강점기 교실 이야기》
김기정. 오진원. 조경숙. 일사. 박흥민 글/김금숙 그림/해와나무
정말 소중한 것 가운데는 우리가 평상시에는 그 소중함을 모르고 지나치는 것들이 있습니다. ‘우리말’과 ‘우리글’도 그렇습니다. 말을 할 때 영어를 좀 섞어서 쓰면 좀 더 멋있는 사람이 되는 것처럼 여겨 우리말로 할 수 있는 것도 영어를 섞어 쓰는 사람들도 있지만 그것도 우리말이 있기에 가능한 일입니다.
그런데 만약 지금껏 쓰던 우리말을 못 쓰게 하면 어떻게 될까요? 슬픈 일이지만 우리 역사에는 이런 일이 실제로 있었습니다. 바로 일제강점기 때입니다.
1906년 이미 일제통감부는 보통학교의 모든 교과서를 일본어로 쓰겠다는 발표를 합니다. 하지만 반대 여론이 들끓자 한 발 뒤로 빼는 시늉을 하지요. 이른바 일본어 상용정책입니다. 말이 일본어 상용정책이지 상급학교에 진학을 하거나 반반한 직장에 들어가려면 일본어를 하지 않으면 안 되도록 만든 것입니다.
그러다 1938년에는 조선어과목을 폐지하고 일본어를 국어로 사용하도록 강요합니다. 이어서 1940년에는 조선어로 된 모든 신문과 잡지를 없애고 창씨개명을 강요했습니다.
우리 민족이 오랫동안 자연스럽게 쓰던 우리말이 하루아침에 쓸 수 없는 말이 되고 말았습니다. 우리말에는 우리 민족의 삶이 담겨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말이 아니면 표현할 수 없는 것들이 많고, 무엇보다 우리를 하나로 이어주는 힘이 담겨 있지요. 일본은 그 힘을 알기에 더욱더 악랄하게 우리말을 쓰지 못하도록 했던 것입니다.
《다 말해! 다마레!》는 일제감점기, 우리말을 쓰지 못하던 시대의 이야기입니다. 저를 포함한 세 명의 작가가 새롭게 작품을 썼고, 여기에 새롭게 발굴한 작품 2편을 더해 모두 다섯 편의 동화가 실려 있습니다.
아이들 사이에서 서로 우리말을 사용하는 아이들을 감시하도록 했던 ‘국어상용패’ 이야기가 담긴 <다 말해! 다마레!>(조경숙)
창씨개명을 강요받자 한글의 가나다라에서 성을 따와 가나다 선생님으로 불리던 조선어 선생님 이야기인 <가나다 선생님>(오진원)
황국신민서사 외우기에 시달리던 시대의 모습을 보여주는 <고갯마루 도깨비>(김기정)
조선어 수업 시간마저도 일본어로 수업해야 했던 우스꽝스런 모습을 보여주는 <조선어는 조선말로>(일사)
일본어 쓰기를 강요하던 선생님이 해방 뒤에는 우리말 쓰기를 강요하는 선생님으로 변신하는 아이러니를 보여주는 <벌쟁이>(박흥민)
이 가운데 특히 일사의 <조선어는 조선말로>(1920년 6월 15일, 동아일보)와 박흥민의 <벌쟁이>(1946년 8월 《부인》 제3호)는 새롭게 발굴된 소중한 작품입니다.
책에는 일제강점기 시대를 이해할 수 있는 자료로 ‘우리말 이야기’도 부록으로 실려 있습니다.
- 일본 노래에 맞선 우리 동요
- 서울역 창고에 버려진 우리말 큰사전
- 일본을 향한 충성문, 황국신민서사
- 조선어 과목에 대한 설문 조사
함께 보면 도움이 될 자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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