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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저것/내가 쓴 책

문화마다 달라요, 세계의 장례

by 오른발왼발 2017. 11.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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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마다 달라요, 세계의 장례》(오진원 글/추덕영 그림/현암사)

 

 

 

장례.

혹시 어렵고 불편하게 느껴지시나요?

저는 오랫동안 죽음과 종교 장례 문제에 대해서 관심을 갖고 있었어요. 특히 옛이야기와 신화를 공부하다보면 이야기의 시작과 끝이 죽음과 관련이 있는 경우를 많이 봐 왔어요.

그래서 덥석 이 책을 쓰고 싶다고 했어요. 하지만 책을 쓰기는 쉽지 않았어요. 저 개인의 관심만큼 파고 들어가다 보면 어린이들에게 가깝게 다가갈 수가 없었거든요.

문화마다 서로 다른 장례 풍습을 어떻게 보여줄까 하는 문제도 풀기 어려웠어요. 한 사회에서도 다양한 장례법이 존재하고, 또 어떤 장례법은 사람에 따라서 거부감을 심하게 느낄 수도 있었어요. 또 종교와 장례 문제도 어렵기만 했어요.

그러다 보니 쓰고 또 다시 쓰고를 수없이 반복했어요. 잘 풀리지가 않아서 한동안은 원고를 멀리 밀어놓은 적도 있었어요. 당연히 이 책이 나오기까지 굉장히 오랜 세월이 흘렀어요.

그리고 이제 마침내 책이 나왔지요.

쉽게 풀어쓴다고 했지만 여전히 조금은 어렵게 느껴지기도 해요. 어린이 여러분이 이 책을 보고 어떻게 생각할지 참 궁금해요.

이 책을 쓰는 동안 힘도 들었지만 그 과정에서 새로운 세상을 볼 수 있는 힘도 얻었어요. 청소년을 대상으로 장례 문화를 다시 한 번 써 보고 싶다는 생각도 하게 되었어요. 언젠가 그런 날이 오겠죠?

책에 실린 ‘목차’와 ‘머리말’ 그리고 ‘나오는말’을 여기에 소개할게요.

 

 

1장 죽음과 장례

  - 길가메시, 죽음을 이야기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이야기

  - 신화 속에 담긴 삶과 죽음

  - 가장 오래된 장례의 흔적을 찾아서

  - 지하 세계로, 또는 하늘로

  - 이승과 저승을 가르는 강

 

 

2장 자연환경이나 상황에 따라 장례의 모습이 달라요

  - 독수리에게 영혼을 맡기다

  - 삶의 터전인 바다로 떠나보내다

  - 절벽에서 영혼을 쉬게 하다

  - 상상의 섬으로 영혼을 떠나보내다

  - 전염병이 몰고 온 죽음을 위한 장례

 

 

3장 종교마다 장례 문화가 달라요

  - 석가모니 부처님의 장례를 따라 화장을 해요

  - 부활을 꿈꾸는 유대교, 기독교, 이승람교

  - 윤회의 굴레를 끊기를 바라는 인도 힌두교

  - 동양의 전통 신앙과 결합한 유교의 장례

 

 

4장 세계문화유산이 된 무덤

  - 비밀이 가득한 이집트의 피라미드

  - 실패한 불로장생의 꿈, 중국 진시황릉

  -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무덤, 인도의 타지마할

  - 삶과 무덤이 함께 하는 곳, 영국의 웨스트민스터 사원

  - 고인돌의 왕국, 한국

  - 519년 왕조의 흔적, 조선 왕릉

 

 

5장 장례, 또 하나의 축제

  - 우리나라 장례 축제

  - 아프리카의 장례 축제

  - 할로윈과 위령의 날

  - 중원절

  - 일본의 오봉 축제

  - 죽은 자의 날

 

 

 

 

<머리말>

장례라니?

아마 장례라는 말만으로도 기분이 언짢아지는 친구들이 있을 거예요.

죽음, 자신은 물론 주위의 가까운 누군가가 죽는다는 건 상상하기도 싫을 거예요.

하지만 사람이란 누구나 죽기 마련이에요. 죽음을 거부하려 불사약을 찾던 중국의 진시황을 비롯해 그 누구도 죽음을 피해 갈 수 없었어요. 삼천갑자, 즉 십팔만 년이나 살았다는 옛이야기 속 동방삭도 결국엔 저승사자 강임이한테 붙잡혀 저승으로 가고 말았지요.

죽음을 피할 수 있는 사람은 없어요. 사람들은 지금껏 함께 살던 사람이 죽는 것을 보고 그 사실을 깨달았지요. 그러면서 죽은 사람에 대한 먹먹한 감정과 함께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생겨났어요. 죽고 나면 어떻게 되는지 알 수 있다면 두려움이 조금 덜 할 수도 있겠지만, 죽은 사람은 아무 말도 해 줄 수 없으니 죽음 뒤의 세상은 알 수가 없었어요.

“사람은 죽고 나면 어떻게 될까?”

사람들은 죽은 뒤의 세계를 상상하기 시작했어요.

“우리가 이 세상에 사는 것처럼 죽은 사람들이 살아가는 세상이 또 있지 않을까?”

사람들은 죽고 나면 그 영혼이 저승에서 살아간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죽은 사람의 영혼이 저승에 무사히 갈 수 있도록 장례를 치르기 시작했지요.

하지만 사람들이 상상한 저승의 모습은 서로 달랐어요. 사람들의 상상은 자연환경이나 종교, 문화 등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에 따라 달라졌기 때문이에요.

그리고 사람들이 생각한 사후 세계 모습에 따라 장례의 모습도 달라졌지요. 결국 장례란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이 담겼다고 할 수 있지요.

자, 이제 다양한 장례의 모습을 통해 세계의 문화를 만나 볼까요?

 

 

 

 

<나오는 말>

 

죽기 전에 해야 할 일들을 적은 목록을 버킷리스트라고 해요. 원래 출발은 병에 걸려 시한부 판정을 받은 사람들이 남은 생애 동안 알차고 행복한 삶을 즐기기 위해 만든 것이었지요. 하지만 요즘엔 버킷리스트가 살아있는 동안 행복감을 높일 수 있는 방법으로 많이 이용되고 있어요.

이렇듯 버킷리스트가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건 그만큼 삶이 소중하기 때문일 거예요. 더불어 죽음에 대한 생각을 정리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하고요.

 

옛날에 염라대왕이 저승사자 강임이를 불러 편지 한 통을 주면서 세상 사람들에게 전해주라고 했어요. 강임이가 길을 가다 쉬고 있을 때 까마귀 한 마리가 날아와 그 편지를 대신 전해 주겠다고 했지요. 강임이는 편지를 까마귀에게 주었어요. 그런데 까마귀가 그 편지를 가지고 가다 잃어버리고 말았죠. 편지를 잃어버린 까마귀는 편지에 뭐라고 쓰여 있는지 몰라서 아무렇게나 지껄였지요.

“아이 갈 때 어른 가십시오.

부모 갈 때 자식 가십시오.

자식 갈 때 부모 가십시오.

자손 갈 때 조상 가십시오.

조상 갈 때 자손 가십시오.“

그때부터 죽음은 나이 순서와는 상관없게 되었대요. 즉 태어난 차례는 있어도 죽는 차례는 없게 된 것이지요.

강임이 때문인지, 까마귀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참 원망스러운 일이지요. 하지만 죽음이란 삶과 한 짝일 수밖에 없다는 건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고, 죽음을 피할 수 있는 방법은 그 어디에도 없어요. 이런 점에서 우리는 누구나 다 시한부 인생을 사는 거라고 할 수 있어요. 그러니 죽음일랑 걱정 말고 각자 소중한 생명을 가치 있게 즐겨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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