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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이야기 책/옛날이야기 공부방

그림형제 신데렐라

by 오른발왼발 2021. 5.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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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형제의 신데렐라

한 부자의 아내가 병이 들자 자신의 죽음이 그리 멀지 않다는 것을 느끼고 외동딸을 머리맡에 불러 놓고 말했습니다.
"얘야, 착하고 신앙심 깊은 아이가 되거라. 그러면 하느님께서 항상 너를 도와주실 게다. 나도 하늘에서 내려다보며 너를 보살펴 주마."
그런 다음 소녀의 어머니는 세상을 떠났습니다. 어머니가 죽고 난 뒤 소녀는 너무 슬퍼 매일 어머니의 무덤을 찾아가 흐느껴 울었습니다. 그 소녀는 어머니가 당부한 대로 착하고 신앙심 깊은 아이가 되었습니다. 겨울이 와서 눈이 하얀 담요처럼 무덤을 덮고, 봄이 와서 다시 태양이 그 눈을 걷어가 버릴 즈음에 그 부자는 새 아내를 맞아들였습니다. 계모는 딸 둘을 데려왔습니다. 두 딸은 생김새는 아름답고 깨끗했으나 심술궂고 사악한 마음씨를 지니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 가여운 소녀에게는 험한 앞날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계모의 두 딸이 말했습니다.
"왜 저 멍청한 계집애를 우리와 함께 거실에 앉아 있게 하는 거지? 밥을 얻어먹으려면     밥벌이를 해야지. 당장 나가. 이 식모 계집애야!"
그들은 소녀의 아름다운 옷을 벗겨 버리고 낡은 잿빛 작업복을 입히고는 나무 신발을 던져 주었습니다. 그들은 배꼽을 잡고 웃으며 소리쳤습니다.
 "저 거만한 공주님 꼴 좀 보라지. 아주 근사하게 차려 입으셨군!"
그리고 나서 그들은 소녀를 부엌으로 밀어 넣었습니다.
소녀는 아침부터 밤까지 힘들게 일만 해야 했습니다. 날이 새기 전에 일어나 물을 길어 와야 했고, 불을 때고 요리를 하고 청소도 해야 했습니다. 그 외에도 의붓언니들은 온갖 상상력을 다 동원해서 소녀를 괴롭히고 조롱했습니다. 아궁이의 재 속에다 콩을 잔뜩 쏟아 놓고는 소녀에게 그것을 알알이 주워담게 했습니다. 그리고 밤이 되어 소녀가 지칠 대로 지쳤을 때 소녀를 침대에서 몰아내 아궁이 옆의 잿더미에서 자게 했습니다. 소녀가 항상 재투성이의 더러운 모습을 하게 된 것도, 그리고 식구들 모두가 소녀를 '재투성이의 아이'라는 뜻을 지닌 신데렐라라고 부르게 된 것도 바로 그 때문이었습니다.
어느 날 아버지는 장에 가면서 의붓딸들에게 무엇을 사다 줄까 하고 물었습니다.
첫째가 말했습니다.
"아름다운 옷이요."
둘째가 말했습니다.
"진주와 보석이요."
아버지가 물었습니다.
"신데렐라 너는? 넌 뭘 원하지?"
신데렐라는 말했습니다.
"집에 돌아오실 때 아버지의 모자에 닿는 첫 번째 나뭇가지를 꺾어다 주세요."
장에 간 아버지는 두 의붓딸에게 줄 아름다운 옷과 진주와 보석을 샀습니다. 그리고 말을 타고 돌아오는 길에 숲을 지나는데 개암나무 나뭇가지 하나가 가로막더니 아버지의 모자를 툭 치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아버지는 그 나뭇가지를 꺾었습니다. 집으로 돌아온 아버지는 의붓딸들에게는 그들이 원했던 것을 주었고, 신데렐라에게는 개암나무 가지를 주었습니다. 신데렐라는 아버지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는 어머니의 무덤가로 가서 그 나뭇가지를 심은 뒤 하염없이 울었습니다. 신데렐라가 흘린 눈물은 그 나뭇가지에 떨어져 나뭇가지를 흠뻑 적셨습니다. 그러자 그 나뭇가지는 쑥쑥 자라기 시작해 금새 아름다운 나무가 되었습니다.
신데렐라는 매일 세 차례씩 어머니의 무덤가로 가서 그 나무 밑에 앉아 울며 기도를 하곤 했는데, 그럴 때마다 조그맣고 하얀 새 한 마리가 그 나무로 날아오곤 했습니다. 그리고 신데렐라가 소원을 말할 때마다 그 새는 그녀가 바라는 것을 가져다 주곤 했습니다.
한편 그 나라의 왕은 왕자에게 신부감을 고를 기회를 주기 위해 그 나라 안에 있는 모든 아름다운 처녀들을 초대해 사흘간 잔치를 벌이기로 했습니다. 신데렐라의 두 의붓언니는 자신들도 그 잔치에 초대되었다는 것을 알고 몹시 기뻐하면서 신데렐라를 불러 말했습니다.
"우리 머리 좀 빗겨 주고 구두도 손질해 줘. 그리고 혁대의 버클을 단단히 채워 줘! 우린  임금님의 성에서 벌어지는 잔치에 초대 참석해야 하거든."
신데렐라는 언니들이 시키는 대로 하기는 했으나 마음은 여간 슬프지 않았습니다. 신데렐라도 언니와 함께 성에서 벌어지는 잔치에 참석하고 싶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그녀는 계모에게 자기도 갈 수 있게 허락해 달라고 말했습니다.
"너같이 더럽고 지저분한 애가 그 잔치에 가고 싶다고? 넌 옷도 구두도 없는데 어떻게  춤을 추지?"
신데렐라의 말을 들은 계모는 어림도 없다는 듯이 말했습니다. 그래도 신데렐라가 계속 애원을 하자 마침내 계모가 말했습니다.
"내가 저 잿더미 속에 콩 한 말을 쏟아 놓았는데, 네가 그 콩들을 2시간 안에 모두 골라    담는다면 가도록 허락하마."
신데렐라는 뒷문을 열고 마당으로 나가 소리쳤습니다.
"착한 비둘기들아, 산비둘기들아. 하늘 아래 있는 모든 새들아,
이리 와서 날 좀 도와주렴. 좋은 건 저 단지 안에 넣고. 나쁜 건 너희들이 먹고."
그러자 맨 먼저 두 마리의 하얀 비둘기들이 부엌 창가로 날아왔고 뒤이어 산비둘기들이 날아왔습니다. 그리고 이어서 하늘 아래 있는 모든 새들이 부엌 안으로 꾸역꾸역 모여들더니 재 속을 뒤지기 시작했습니다. 비둘기들이 머리를 위 아래로 까딱거리며 콕콕콕콕 쪼기 시작하자 다른 새들도 역시 콕콕콕콕 쪼아서 이내 좋은 콩들을 단지 속에 가득 채워 놓았습니다. 새들이 단지를 꽉 채우는 데는 한 시간도 채 걸리지 않았습니다. 그러고 나서 새들은 날아갔습니다. 이제 파티에 가도 좋다는 허락을 받으리라 생각한 신데렐라는 여간 기쁘지 않아 들뜬 마음으로 그 단지를 들고 계모에게 갔습니다. 그러나 계모는 말했습니다.
"안 돼. 신데렐라. 넌 옷도 없고 춤을 출 줄도 모르잖니? 가보았자 사람들에게서 비웃음만 살 거야."

신데렐라가 울기 시작하자 계모가 다시 말했습니다.
"한 시간 안에 저 잿더미 속에서 콩 두 말을 골라내면 널 데려가마."
계모가 잿더미 속에 콩 두 말을 쏟아 부어 놓자 신데렐라는 뒷문을 통해서 마당으로 나가 소리쳤습니다.
"착한 비둘기들아, 산비둘기들아. 하늘 아래 있는 모든 새들아, 이리 와서 날 좀 도와주렴. 좋은 건 저 단지 안에 넣고. 나쁜 건 너희들이 먹고."
그러자 맨 먼저 두 마리의 하얀 비둘기들이 부엌 창가로 날아왔고 뒤이어 산비둘기들이 날아왔습니다. 그리고 이어서 하늘 아래 있는 모든 새들이 부엌 안으로 꾸역꾸역 모여들더니 재 속을 뒤지기 시작했습니다. 비둘기들이 머리를 위 아래로 까딱거리며 콕콕콕콕 쪼기 시작하자 다른 새들도 역시 콕콕콕콕 쪼아서 이내 좋은 콩들을 단지 속에 가득 채워 놓았습니다. 새들이 단지를 꽉 채우는 데는 30분도 채 걸리지 않았습니다. 그러고 나서 새들은 날아갔습니다. 신데렐라는 이제 파티에 가도 좋다는 허락을 받으리라 생각하면서 기쁜 마음으로 그 단지를 들고 계모에게 갔지만 계모는 이번에도 허락하지 않았습니다.
"그래 보았자 소용없다. 넌 입고 갈 옷도 없고 춤도 출 줄도 모르니 널 데리고 갈 수는 없어. 우리는 너 때문에 창피를 당하고 말 거야."
그리고 나서 계모는 신데렐라에게 등을 돌리고 두 거만한 딸들과 서둘러 집을 나섰습니다. 그들이 떠나 버리자 신데렐라는 개암나무 밑에 있는 어머니의 무덤가로 가서 울면서 소리쳤습니다.
"온몸을 흔들어라 어린 나무야! 내 몸 위에 금과 은을 떨구어 다오."
그러자 새 한 마리가 금실과 은실로 지은 드레스 한 벌과 비단 수를 놓은 신 한 켤레를 떨구어 주었습니다. 신데렐라는 서둘러 그 옷으로 갈아입고 성안으로 들어갔습니다. 금실과 은실로 지은 눈부신 옷을 차려 입은 그녀는 너무나 아름다워 보였으므로 계모와 언니들은 그녀가 신데렐라인 줄 모르고 다른 나라에서 온 공주인가 보다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들로서는 그녀가 신데렐라라는 것은 꿈에도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지금쯤 신데렐라는 집안의 잿더미 속에서 재 묻은 콩을 골라내고 있을 터였기 때문입니다.
그 때 왕자가 신데렐라에게 다가가 그녀의 손을 잡고 춤을 추었습니다. 왕자는 신데렐라의 손을 놓고 싶지 않았고 신데렐라 외의 다른 처녀들과는 춤을 추고 싶지도 않았습니다. 그리하여 다른 젊은이들이 신데렐라에게 다가와 춤을 추자고 할 때마다 왕자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 분은 내 짝이오."
신데렐라가 왕자와 춤을 추다 보니 어느 덧 밤이 되었고 그녀는 이제 집으로 돌아가야 했습니다. 그러자 왕자가 말했습니다.
"당신을 집까지 바래다 드리겠소."
왕자는 그 아름다운 처녀가 어느 집 딸인지 알고 싶었던 것입니다. 하지만 집 앞까지 온 신데렐라는 재빨리 집에 있는 비둘기 장 속으로 도망쳐 들어갔습니다. 왕자는 집주인인 신데렐라의 아버지가 올 때까지 기다려서 그녀의 아버지에게 정체를 알 수 없는 그 처녀가 비둘기장 속으로 도망쳐 버렸다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아버지는 '설마 신데렐라는 아니겠지?'라고 생각하고 왕자에게 도끼 한 자루를 가져다 주면서 그것으로 비둘기장을 부수어 보라고 했습니다.
왕자가 비둘기장을 부수었지만 그 안에는 아무도 없었습니다. 그들이 집안으로 들어가 보니 신데렐라는 더러운 옷을 입고 잿더미에 누워 있었습니다. 그리고 굴뚝에 걸린 기름 등잔의 희미한 빛이 부엌 안을 비추고 있었습니다. 신데렐라는 재빨리 비둘기장 뒷문으로 빠져나와 그 개암나무가 있는 곳으로 달려갔던 것입니다. 그리고 그녀가 입고 있던 아름다운 옷을 벗어 무덤 위에 올려놓자 새가 그걸 물어가 버렸고, 그 뒤에 그녀는 재빨리 자기 집 부엌으로 되돌아와 잿빛 작업복 차림으로 잿더미 위에 누워 있었던 것입니다.
이튿날 다시 파티가 시작되었을 때 신데렐라의 부모님과 두 언니는 일찍 집에서 나갔고 신데렐라는 다시 개암나무 있는 데로 가서 소리쳤습니다.
"온몸을 흔들어라 어린 나무야! 내 몸 위에 금과 은을 떨구어 다오."
그러자 그 새는 전보다 더 아름답고 화려한 드레스와 신을 떨구어 주었습니다. 신데렐라가 그 드레스를 입고 다시 파티 장소에 나타나자 참석한 모든 사람들은 한결같이 놀랐습니다. 신데렐라를 기다리고 있던 왕자는 그녀가 나타나자 대뜸 그녀의 손을 잡더니 그녀하고만 춤을 출 뿐 다른 처녀들은 거들떠보지도 않았습니다. 다른 청년들이 그녀에게 다가와 춤을 추자고 하면 왕자는 이렇게 말하곤 했습니다.
"이 분은 내 짝이오."
밤이 되자 그녀는 다시 떠나야 했습니다. 왕자는 그녀가 어느 집으로 들어가는지 알고 싶어 그녀를 따라왔습니다. 그러나 그녀는 이번에도 그에게서 달아나 정원 속으로 사라져 버렸습니다. 거기에서 그녀는 탐스러운 배들이 주렁주렁 열린 키 크고 아름다운 배나무가 있는 데로 가더니 다람쥐처럼 재빨리 그 가지 위로 올라갔습니다. 왕자는 신데렐라가 어디로 사라졌는지 알 수 없어 집주인이 올 때까지 기다렸습니다. 이윽고 집주인이 오자 그는 말했습니다.
"정체를 알 수 없는 그 처녀가 또 달아나 버렸소. 내 생각에는 이 배나무 위로 올라간 것    같소."
신데렐라의 아버지는 '설마 신데렐라는 아니겠지?'라고 생각하고 왕자에게 도끼를 가져다 주며 그것으로 배나무를 찍어 넘기라고 했습니다. 그러나 땅바닥에 쓰러진 나무 속에는 아무도 없었습니다. 그들이 부엌으로 들어가 보니 신데렐라는 평소 때처럼 잿더미 위에 누워 있었습니다. 신데렐라는 그 배나무 반대편으로 뛰어내려와 그 아름다운 옷을 새에게 주고 다시 자신의 잿빛 작업복으로 갈아입었던 것입니다.
사흘 째 되던 날, 그녀의 부모님과 두 언니가 집을 떠나자 신데렐라는 다시 어머니의 무덤가로 가서 그 나무에 대고 소리쳤습니다.
"온몸을 흔들어라 어린 나무야! 내 몸 위에 금과 은을 떨구어 다오."
그러자 그 새는 이제까지 그녀가 받아 입었던 옷보다 더한층 화려하고 눈부신 드레스와 순금으로 된 신을 떨구어 주었습니다. 그녀가 그런 차림으로 파티 장소에 나타나자 거기에 모인 사람들은 모두 할 말을 잃고 멍한 표정으로 바라보기만 했습니다. 왕자는 오로지 그녀하고만 춤을 추었고 다른 청년들이 신데렐라에게 와서 춤을 청하면 왕자는 이렇게 말하곤 했습니다.
"이 분은 내 짝이오."
밤이 되자 신데렐라는 그만 집으로 돌아가야 했고, 왕자는 또다시 그녀를 바래다주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신데렐라가 너무나 급히 그에게서 도망치는 바람에 왕자는 그녀를 놓치고 말았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왕자도 미리 대책을 세워두고 있었습니다. 즉, 궁궐에서 밖으로 내려가는 계단에 송진을 발라 놓았던 것입니다. 그래서 신데렐라가 계단을 달려 내려갈 때 그녀의 왼쪽 신이 거기 달라붙고 말았습니다. 그 신을 집어든 왕자는 그것이 작고 우아하며 순금으로 된 신발이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이튿날 아침 그는 그것을 들고 신데렐라의 아버지에게 가서 말했습니다.
"이 황금 신에 꼭 맞는 발은 가진 처녀만이 내 아내가 될 수 있소."
두 언니는 이 말을 듣고 기뻐했습니다. 모두들 아름다운 발을 가지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언니는 그 신을 들고 방으로 들어가 신어 보려 했습니다. 신데렐라의 계모도 옆에서 그 광경을 지켜보았습니다. 그런데 그녀에게는 그 신이 너무 작아 그녀의 큼직한 엄지발가락을 그 안으로 집어 넣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자 계모는 큰딸에게 칼을 주며 말했습니다.
"네 엄지발가락을 잘라 버리렴. 왕비가 되고 나면 네 발로 걸을 일은 없을 테니까 말    이야."
큰딸은 자기 엄지발가락을 끊어버리고는 지독한 아픔을 참으며 억지로 신속에 왼발을 집어 넣은 뒤 왕자에게 갔습니다. 왕자는 그녀를 자기 신부감으로 생각하고는 말에 태우고 집을 떠났습니다. 그러나 그들이 신데렐라의 어머니 무덤 옆을 지나갈 때 개암나무에 앉아 있던 두 마리의 비둘기가 소리쳤습니다.
"그 처녀가 신고 있는 신발을 좀 보세요. 온통 피투성이잖아요. 그 처녀의 발에는 신발이    너무 작지요. 그 처녀는 무도회에서 만난 처녀가 아니랍니다"
왕자는 그녀의 발을 내려다보고는 황금 신에서 피가 줄줄 새어 나와 그녀의 하양 양말이 온통 새빨갛게 물들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는 말머리를 돌려가짜 신부를 다시 집으로 데리고 가 그녀는 자기가 만난 처녀가 아니니 다른 딸에게 신겨 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둘째 딸도 방으로 들어가 신어 보았습니다. 다행히 그녀의 발가락들은 모두 신속으로 들어갔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뒤꿈치가 너무 컸습니다. 그러자 그녀의 어머니는 이번에도 칼을 건네주며 말했습니다.
"네 뒤꿈치를 조금 잘라 내렴. 왕비가 되고 나면 네 발로 걸을 일은 없을 테니까."
둘째 딸은 뒤꿈치를 조금 잘라 내고는 지독한 아픔을 참으며 억지로 신속에 발을 집어넣은 뒤 왕자에게 갔습니다. 왕자는 그녀가 자기 신부감인 줄 알고 말에 태워 떠났습니다. 그런데 그들이 신데렐라의 어머니 무덤 옆을 지날 때 개암나무에 앉아 있던 두 마리의 비둘기가 또 소리쳤습니다.
"그 처녀가 신고 있는 신발 좀 보세요. 온통 피투성이잖아요. 그 처녀의 발에는 신발이     너무 작지요. 그 처녀는 무도회에서 만난 처녀가 아니랍니다."
왕자는 그녀의 발을 내려다보고는 황금 신에서 피가 줄줄 새어 나와 그녀의 하얀 양말이 온통 새빨갛게 물든 것을 보았습니다. 그는 말머리를 돌려 그 가짜 신부를 다시 집으로 데리고 갔습니다.
"이 처녀도 내가 만난 그 처녀가 아니오. 또 다른 딸은 없나요?"
그러자 아버지는 말했습니다.
"없습니다. 신데렐라밖에는. 그 애는 내 죽은 아내가 낳은 아이인데 아주 못생겨 왕자님의 신부감이 될 만한 애가 못 됩니다."
왕자는 그래도 그 처녀를 자기에게 데려오라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계모가 말했습니다.
"오, 그 애는 보기에도 끔찍한 정도로 너무나 더러운 걸요."
그래도 왕자가 보고 싶다고 하자 그들은 할 수 없이 신데렐라는 데려왔습니다. 신데렐라는 먼저 손과 얼굴을 깨끗이 씻고 나서 왕자 앞으로 나아가 왼발을 뒤로 물리고 오른쪽 무릎을 굽혀 살짝 고개를 숙였습니다. 왕자는 그녀에게 황금신을 건네주었습니다. 그녀는 등받이가 없는 의자 위에 앉아 무거운 나무 신을 벗어버리고 그 황금 신을 신었습니다. 그 신은 그녀의 발에 꼭 들어맞았습니다. 그녀가 의자에서 일어서자 왕자는 신데렐라를 자세히 들여다보고는 그녀가 바로 자신과 춤을 추었던 그 아름다운 처녀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왕자는 기쁨에 넘쳐 소리쳤습니다.
"이 사람이야말로 내 진짜 신부감이오!"
계모와 두 딸은 너무나 놀라 제자리에 얼어붙었고 모두들 얼굴이 새파래졌습니다. 그러나 왕자는 신데렐라를 말에 태우고 떠났습니다. 그들이 신데렐라의 어머니 무덤 옆을 지나갈 때 개암나무에 앉아 있던 두 마리의 비둘기가 소리쳤습니다.
"그 처녀가 신고 있는 신발을 좀 보세요. 꼭 맞잖아요. 피도 전혀 나오지 않지요. 그 처녀야말로 왕자님이 무도회에서 만난 처녀랍니다."
비둘기들은 그 사실을 알려준 뒤 그 나무에서 날아와 신데렐라의 양 어깨 위에 한 마리씩 앉았습니다.
왕자님과 신데렐라의 결혼식 날, 두 의붓언니는 신데렐라에게 아첨을 해서 신데렐라가 얻은 행운을 좀 나누어 가질 수 있을까 하는 마음으로 신데렐라를 찾아갔습니다. 신랑과 신부가 교회를 향해 출발할 때 큰언니는 신데렐라의 오른편에, 작은언니는 왼편에 붙어 서 있었는데 갑자기 두 마리의 비둘기가 달려들어 두 사람의 눈알을 하나씩 쪼았습니다. 그리고 신랑과 신부가 교회에서 돌아올 때도 큰언니는 신데렐라의 오른편에, 작은언니는 왼편에 붙어 서 있었는데 비둘기들은 다시 그들의 남은 눈을 쪼았습니다. 그리하여 두 언니는 그들의 심술궂고 못된 마음씨 때문에 남은 평생 동안 장님으로 지내야만 했습니다.

<그림형제 어린이와 가정을 위한 동화집>(현대지성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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