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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하는 책/초등 1-2

구렁덩덩 신선비

by 오른발왼발 2021. 5.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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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렁덩덩 신선비

김중철 엮음/유승하 그림/웅진닷컴/121쪽

 

 

이 책에는 '행복을 찾아 나선 여자아이들'이라는 부제가 붙어 있다.
부제를 통해 알 수 있는 것!
주인공이 모두 '여자'라는 것이다.
일단 내가 여자라는 점 하나만으로도 반갑다. 옛날이야기 가운데 여자가 주인공으로 나오는 경우는 흔치 않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모두 다섯 편의 이야기가 실려 있다.

'버리데기'와 '구렁덩덩 신선비'에는 여자이면서도 남자 못지 않은 모험을 떠나 문제를 해결하는 씩씩한 여자의 모습이 담겨 있다.
버리데기는 자신을 버린 아버지를 살리기 위해 어딘지도 모를 시약산에 약물을 뜨러가고,
구렁덩덩 신선비에서 색시는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는 구렁덩덩 신선비를 찾아내기 위해 길을 떠난다.
남편을 적극 도와서 마음씨 나쁜 임금을 물리치고 행복하게 살게 되는 '잉어 색시' 이야기도 재밌다. 비슷한 이야기로 '우렁 색시'가 널리 알려져 있긴 하지만, 이 이야기는 더 적극적이고 활발하다.
'힘센 전강동이의 누나'도 재미있다. 많이 알려져 있지 않은 이야기기도 하지만 누구도 당하지 못할 만한 힘을 가지고도 으스대지 않고, 오히려 힘자랑만 일삼는 동생 전강동이를 타이르는 모습이 든든하게 보인다.
다섯 편 가운데 아쉬움이 남는 건 '여우누이'다.
더운 여름날 한번쯤 들어봤음직한 여우누이는 여자 이야기이긴 하지만 다른 이야기와 성격이 전혀 다르다. 아들만 셋인 집의 딸로 태어난 불여우가 세 아들을 내쫓고 집안과 동네까지도 모두 망하게 하지만 결국 셋째 아들이 여우를 죽이고 잘 살게 된다는 이야기다. 아무래도 '행복을 찾아 나선 여자아이들'의 이야기와는 거리가 멀다.

하지만 그래도 이 책은 재밌다. 아이들도 무척 좋아한다.
왜일까?
일단 굳이 여자 이야기라 하지 않아도 모든 아이들이 좋아하는 이야기를 잘 뽑아서 썼고, 주인공의 성격도 뚜렷해서 아이들에게 확∼! 다가갈 수 있다는 점이 아닐까?
아이들의 눈길을 잡아끄는 천연색 삽화도 큰 몫을 한다. 이야기마다, 또 한 이야기에서, 나오는 등장 인물의 성격이 그림에 잘 드러난다. 그림의 몫이 글의 절반 이상은 하고 있다.
그래서 아직 긴 글을 한꺼번에 읽기 힘들어하는 1-2학년 아이들도 마치 그림책을 보듯이 쉽게 읽는다.
이 책과 함께 '모험을 떠난 남자아이들'이라는 부제로 《도둑 나라를 친 새신랑》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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