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를 따라간 메주
오승희 글/이은천 그림/창비
아이들이 고민이 있다고 하면 많은 어른들은 이렇게 생각합니다.
'제까짓 것들이 고민이 있으면 얼마나 있어!'
하지만 아이들도 어른들처럼 기쁨과 슬픔, 괴로움, 외로움 등 모든 감정을 겪게 됩니다. 아이들이 살아가는 세상은 어른들이 살아가는 세상과 같은 세상이기 때문입니다.
이 책의 주인공 아이들도 고민이 있습니다.
너무 잘난 형 때문에 기를 못펴고, 그래서 아이들에게도 놀림을 받는 아이 용우.
달동네에서 점집을 하는 엄마, 가난한 살림 때문에 아이들에게 놀림을 받을까 무서워 반 아이들에게 자신을 속이며 살아가는 인희.
어른들이 정해놓은 모범 반장감 후보에 대항하는 아이들.
전통과 현실 사이에서 갈등을 겪는 할머니와 어머니, 그리고 그 사이에서 문제를 풀어보려는 은지.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집안일을 죄다 시키는 할머니 때문에 고민하는 민주.
IMF로 아버지가 직장을 잃은 뒤 여러 가지 갈등을 겪는 지환.
엄마, 아빠와 헤어지고, 다리가 짧아 놀림을 받던 동생마저 떠나보낸 아이.
다른 사람이 보기에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아이들은 나름의 심각한 고민과 괴로움이 있습니다. 아이들은 이 책을 읽으며 때론 자기 자신의 고민을 보게 되고, 또 때론 자신이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세상과 친구들의 고민과 만나게 될 것입니다. 자신의 고민과 만날 때는 이야기에 완전히 공감을 할테고, 낯선 고민과 만날 때는 조금은 혼란스러워 할 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결국은 자신의 고민뿐 아니라 다른 친구들의 고민까지도 함께 느끼고 껴안을 수 있게 되리라 생각합니다. 이 책의 주인공들이 자신의 고민과 괴로움을 이겨내고 한결 성숙해진 것처럼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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