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이 담긴 책을 보여주자
아이들은 자연도감류의 책들을 참 좋아한다. 동물도감류는 물론 물고기, 곤충, 식물도감류에 이르기까지 아이들은 모든 자연에 관심을 보인다. 때문에 때로는 어른의 눈으로 보기에 좀 어려워 보이는 도감류도 아이들은 너무 쉽고 재미있게 받아들인다.
이건 아이들이 어려서 묻곤 하던 “이건 뭐야?”라는 호기심의 연장선이라 할 수 있다. 단순히 사물의 이름을 알아나가는 단계에서 한단계 더 높아지면서 좀더 구체적인 호기심이 생기기 때문이다. 이런 아이들의 호기심이 제대로 된 책과 만나면 아이들은 그야말로 훌쩍 자라난다. 그리고 새로운 지식을 얻는 데서 그치지 않고 또 다른 관심을 불러일으킨다.
그런데 시중에 나와 있는 자연도감류의 책들을 보면 아쉬움이 들 때가 참 많다. 우리 나라의 자연을 다룬 도감류는 별로 눈에 띄질 않는다. 대신 대부분의 책들이 외국에서 번역해 들여온 책들이다. 외국 책들은 편집이나 인쇄 상태, 책의 체계도 잘 되어 있다. 그러니 잘 팔리는 책들도 역시 외국 책이다. 책을 사주는 엄마도 외국 책들을 선호한다. 외국 책 속에는 우리 나라에서는 보기 어려운 자연이 담겨 있고, 설명도 잘 되어 있고, 또 사진이나 그림 자료도 풍성하니, 아이들에게 좋을 거라는 생각 때문이다.
어떤 책이나 마찬가지겠지만 자연도감류 책의 경우 외국 책만 보는 건 위험한 일이다. 아이들이 “이건 뭐야?”라며 보여줬던 첫번째 호기심의 출발은 아이의 주변, 즉 아이의 삶에서 이루어졌다. 그러니 다음 단계의 호기심 역시 아이들의 삶과 연결되는 것이어야 한다. 그런데 외국 책들은 똑같은 자연을 다루고 있어도 우리 삶과는 뚝 떨어져 있기 마련이다. 처음부터 수출할 목적으로 만들어진 책이라도 그 한계를 벗어나진 못한다.
그러니 아무리 좋은 외국 책이라도 그 책은 아이들에게 단순한 지식을 쌓는 것 말고는 더 할 수 있는 일이 없다. 삶에서 멀어진 지식은 단 한번만 충족되면 그걸로 끝이다. 삶과 자연과 책은 하나로 이어져야 한다. 자연도감류 책도 우리 책이 필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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