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 3.18.
어린이 신문
책과 신문은 모두 독자에게 읽을 거리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물론 책과 신문이 중점을 두는 영역은 서로 다르다. 책은 두고 두고 사람들에게 읽힐 수 있는 내용을 다루고, 신문은 그날 그날의 소식을 다루는 게 중심이다. 그러나 둘 사이의 경계를 나누는 건 쉽지 않다. 특히 요즘 신문은 새소식을 전달하는 것 말고도 여러 가지 형식의 읽을 거리를 제공하는데, 때론 신문에 연재되었던 내용들이 책으로 엮어져 나오기도 한다. 그러니 좋은 책을 가리는 방법과 좋은 신문을 가려내는 방법은 같다고 말해도 좋을지도 모르겠다.
어른들이 보는 신문만이 아니다. 어린이신문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어린이신문을 읽다보면 이게 과연 어린이들에게 어떤 영향을 끼칠지 걱정이 될 때가 많다. 집에서 두 가지 어린이신문을 직접 받아보고 있고, 또 작년 연말엔 어린이신문에 실린 책 광고에 대해서도 언급한 일이 있지만, 얼마 전 <한겨레>에 보도된 어린이신문의 내용에 대한 전교조의 분석 기사를 보면서 다시 또 걱정이 된다. 어린이신문은 보통 4면으로 발행이 되는데, `내용 제공'이라는 이름을 붙여 특정 학습지 회사의 문제지를 그대로 싣는 경우도 허다하고, 신문 활용 교육(NIE)이라는 명목으로 지난 신문기사를 교재로 학습하도록 하기도 한다. 또 특정 연예인에 대한 기사나, `신상품 소개'라는 명목의 기사로 특정한 상품을 선전해주는 일도 적지 않다.
물론 유익한 기사들도 있다. 하지만 전체 내용과 견주면 너무 적다. 그럴 만도 하다. 신문에서 확인할 수 있는 담당 기자는 고작 2∼3명뿐이다. 물론 단순히 기자 수의 문제만은 아닐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아이들을 아주 쉽게, 돈벌이 수단으로 생각하는 신문사의 태도다. 있는 인쇄시설을 이용하니 돈도 많이 안 들고, 신문 배포 및 수금은 학교에서 다 알아서 해주고, 기자 수는 최소한으로 줄이고, 모자라는 기사는 `협찬' `제공'이라는 이름으로 채워 넣고 말이다. 게다가 아이들에게는 어떤 신문을 볼 건지 선택할 자유조차 없다. 착잡한 마음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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