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 8.26.
어린이전문책방 나들이
아이에게 좋은 책을 골라주고 싶지만 그게 쉽지만은 않다. 많은 책들 가운데 좋은 책을 골라내는 것 자체가 만만치 않다. 때론 큰 마음을 먹고 대형 서점에 나가보기도 하지만 대개는 아이가 사고 싶은 책과 엄마가 사주고 싶은 책 사이의 차이 때문에 약간의 실랑이가 벌어지기 마련이다. 그렇다고 아이가 고른 책을 포기하게 하고 엄마가 책을 고르면 아이는 그 책에 관심조차 없을 수도 있다. 가끔은 아이가 스스로 책을 고를 수 있게 해줘야 한다는 생각에 아이가 책을 고르도록 하지만 그럴 땐 사주면서도 마음이 편치가 않을 때가 많다.
그럴 때, 아이랑 함께 손을 잡고 어린이전문서점으로 나들이를 가면 어떨까? 어린이전문서점은 모든 책들이 다 갖춰있지는 않지만 대신 좋은 어린이 책들로 가득 채워진 공간이다. 대개는 어린이에게 좋은 책들을 주고 싶어하시는 분들이 서점을 지키고 계시기 때문이다. 그러니 아이 마음에 드는 책을 맘껏 고르게 해도 안심이다.
책을 골라주는데 어려움을 느끼시는 분이라면 상담을 통해 적당한 책을 추천 받을 수도 있다. 아직 아이가 어려서 서점에 가서 책을 고르기 힘들어하시는 분들도 문제 될 게 없다. 유모차에 아이를 태우고 편안히 앉아서 골라도 좋다. 이렇게 아이와 함께 책을 고르고 같이 책을 본다면 아이는 책을 저절로 좋아하게 된다. 친구 집에 놀러가듯이 자연스럽게 책과 친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쉬운 점은 동네마다 쉽게 갈 수 있는 어린이전문서점이 많지 않다는 점이다. 특히 인터넷할인서점들이 생기면서 문을 닫는 어린이전문서점이 더 늘어나고 있다. 책을 직접 보고 사지는 못해도 할인이라는 매력이 사람들을 잡아끄는 것이다. 하지만 어린이전문서점에는 인터넷할인서점이나 대형서점의 이점을 상쇄하고도 남을 만한 점들이 가득하다.
어느새 서늘한 바람이 불어온다. 책읽기 더없이 좋은 때다. 아이와 함께 어린이전문서점으로 나들이를 가보자. 아마 한번 두번 나들이를 하다 보면 책과 친구가 되어버린 아이를 발견하게 될 것이다.
'이것저것 > 한겨레신문-책읽어주는엄마'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인터넷 동화 (0) | 2021.06.04 |
---|---|
상상력, 창의력 죽이기 (0) | 2021.06.04 |
말 속에 담긴 편견들 (0) | 2021.06.04 |
위인전에 대하여 (0) | 2021.06.04 |
동요 동시집 이야기 (0) | 2021.06.04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