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에 대해 알아볼까?
2024년 12월 3일, 윤석열의 느닷없는 계엄령 이후 헌법을 공부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고 해요.
저도 헌법 공부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아니, 헌법 공부뿐 아니라 법에 대해 좀 알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물론 한편으론 이런 마음도 들었어요.
‘평범한 사람들이 헌법이나 법 공부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세상이 되어야 하는 건 아닐까?’
정말 착한 사람을 보고 ‘법 없이도 살 사람’이라고 말하는 것처럼 말이죠.
하지만 또 한편으로 곰곰 생각하면 뭐든지 미리 알면 문제가 생기는 걸 막을 수도 있으니 헌법이나 법 공부 역시 미리미리 해둘 필요가 있는 듯 싶었죠.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2024년 12월 3일, 윤석열이 느닷없이 계엄령을 내린 것은 아마 이 헌법의 의미를 모르고 있었기 때문일 거예요. 대통령이란 자리는 나라 일을 잘하라고 국민이 잠시 맡겨둔 자리인데, 윤석열은 대통령이란 자리는 자기 멋대로 해도 되는 권력이라 여겼던 것 같아.
다행히 계엄령은 헌법을 제대로 알고 있던 국민들 덕에 금방 해제될 수 있었어요. 만약 그때 계엄령을 어떻게 해야 해제할 수 있는지 몰라 우왕좌왕했다면 우린 오랫동안 계엄령 치하에 있었을지도 몰라요.
그리니까 평소에 헌법 공부가 필요한 건 확실해요.
이번에 본 책은 두 권이에요.
《헌법을 꿀꺽 삼킨 사회》(최정호 글/조은정 그림/씨드북/2020)
《헌법을 읽는 어린이》(임병도 글/윤지회 그림/사계절/2017)
두 권 모두 나온 지 조금 오래된 편이지요. 2024년 12월 계엄령 소동 이후 헌법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헌법을 다룬 어린이책이 여러 권 나왔어요. 하지만 제가 책을 볼 때는 6월이라서, 5월에 나온 신간들은 미처 보지 못했어요.

《헌법을 꿀꺽 삼킨 사회》는 헌법 전공으로 박사 과정을 수료한 작가의 책이에요. 전문가의 느낌이 뿜뿜 나지요.
이 책은 작가가 어린이에게 헌법을 쉽고 흥미롭게 다가가기 위해 노력한 흔적이 많이 보여요. ‘본격 헌법 먹방 여행’이라는 유튜브 콘셉트로 진행되죠. 그리고 헌법 전체를 보는 대신 헌법 전문을 집중해서 들여야 보고 있어요. 책을 읽다 보면 헌법 전문만으로도 이렇게 생각할 거리가 많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돼요.
작가는 헌법 전문가답게 여러 가지 생각할 거리도 많이 던져줘요. 다만 어린이가 혼자서 보기엔 조금 어려워 보여요. 하지만 만약 선생님이 어린이와 함께 헌법 공부를 한다면 같이 토론도 하며 빈칸을 채워나갈 수 있는 내용은 많아요.
그렇지만 솔직히 이 책을 처음에 읽기 시작했을 땐 조금 읽기가 힘들었어요. 내용은 정말 좋은데, 물고기의 헌법 전문 먹방 여행이라는 컨셉트로 진행되는 과정을 도무지 이해하기 어려웠거든요. 분명 쉽고 재미있게 쓰기 위한 장치를 고민하면서 나왔을 것 같긴 한데, 컨셉트를 잘못 잡은 건 아닌가 싶었어요.
중간중간 쉽게 설명하기 위해 예를 드는 드라마나 영화 등도 과연 지금 어린이들이 알 수 있을까 싶은 것들이 많았어요. 사실 글을 쓰다 보면 흔히 하는 실수라 할 수 있지요. 나한테는 너무 쉽고 익숙한 것이기 때문에 독자도 당연히 알 것이라 여기며 쓰게 되는 것이지요. 저 역시도 이런 실수를 할 때가 있고요.
헌법에 대한 많은 고민의 흔적에서 나온 진지한 고민거리는 이 책의 매력이 분명해요. 하지만 책의 구성면에서는 아쉬움이 남는 책이었습니다.

《헌법을 읽는 어린이》는 정치 블로거가 쓴 책입니다. 블로거는 대중 글쓰기에 익숙한 사람이지요. 그래서일까요? 헌법에 대해 쏙쏙 머리에 들어오도록 정리가 잘 되어 있었어요.
자칫 막연한 헌법을 어린이들의 현실에서 어떻게 현실과 연결되는지도 잘 보여주죠. 예를 들어 어린이들이 무상으로 학교 교육을 받고, 무상 급식을 먹을 수 있는 건 초중등교육법’과 ‘학교 급식법’인데, 이들 법이 만들어진 건 아래 헌법 조항 덕분이라고 해요.
제31조 2항 모든 국민은 자녀에게 적어도 초등 교육과 법률이 정하는 교육을 받게 할 의무가 있다.
제31조 3항 의무 교육은 무상으로 한다.
즉 우리 일상의 모든 법률은 헌법과 연결되어 있는 것이지요.
이 책은 이처럼 헌법이 나와 관계가 먼 법이 아니라 바로 내 삶과 연결된 중요한 것임을 알려줘요.
이 책에 실린 삽화 역시 책을 이해하는 데 한몫 해요. 글이 설명하는 내용을 보다 선명하면서도 재미있게 볼 수 있게 해주죠.
책의 뒷장에는 헌법 전문과 각 조항들이 실려 있어요. 책을 다 읽고 헌법도 한번쯤 읽어보면 좋을 것 같아요. 사실 헌법은 가장 기본적인 틀을 정해둔 것이기 때문에 조항이 그리 많지도 않거든요.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헌법의 의미에 대해 쉽게 정리해 놓은 책이 필요하다면 《헌법을 읽는 어린이》를, 헌법 전문을 통해 헌법의 의미를 깊이있게 생각하고 토론할 수 있는 매개체가 필요하다면 《헌법을 꿀꺽 삼킨 사회》를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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