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반응형 권정생18 똑똑한 양반 똑똑한 권정생 선생님께. 선생님. 잘 지내고 계시죠? 선생님께 1년 만에 다시 편지를 쓰네요. 그렇다고 때가 되서 형식적으로 쓰는 편지는 아니랍니다. 알고 계시죠? 전 요즘 선생님이 쓰신 옛날이야기를 보며 선생님 생각을 아주 많이 하고 있어요. 선생님이 쓰신 옛날이야기를 읽다 보면 옛날이야기를 어떻게 새로 써야하는지에 대한 해답을 찾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이건 절대 아부가 아니에요. 진짜로 제가 옛날이야기를 공부하면서 느낀 거예요. 그 중에서도 지난 해 나온 《똑똑한 양반》을 벌써 몇 번이나 읽었는지 몰라요. ‘새끼 서 발’로 널리 알려진 이 이야기는 처음 만났을 때부터 제가 곱씹던 이야기에요. 새끼 서 발이 몇 번의 교환을 거쳐서 예쁜 색시가 되는 이야기는 매력이 넘쳤지만, 중간에 죽은 처녀가 산 색.. 2021. 5. 10. 도토리 예배당 종지기 아저씨 권정생 선생님께. 선생님, 잘 지내시죠? 선생님이 계신 하늘나라가 어떤지는 잘 모르지만 분명 이 땅에 계실 때보다는 훨씬 유쾌하고 가벼운 마음이실 거란 생각이 들어요. 참 이상하게도 선생님께서 이 땅에 계실 땐 선생님 작품을 읽을 때마다 늘 눈물이 나곤 했어요. 선생님께서 익살을 부려봤다고 하신 《밥데기 죽데기》를 볼 때도 그랬고, 또야 너구리의 천진난만함이 돋보였던 을 볼 때도 그랬어요. 다른 작품들이야 두말할 나위도 없었고요. 그래서 늘 선생님을 생각할 때면 왠지 모를 무게감이 저를 압도하곤 했어요. 그런데요, 일 년 전 어느 날이었어요. 《도토리 예배당 종지기 아저씨》를 보는데 갑자기 선생님이 너무 친근하게 느껴지는 거예요. 그동안 보지 못했던 선생님의 인간적인 모습을 보는 것 같았어요. 생쥐랑 티.. 2021. 5. 10. 곰이와 오푼돌이 아저씨 권정생 선생님께. 선생님 잘 지내시지요? 어느새 5월이네요. 올해는 너무 정신없이 지나간 탓인지 5월이 마치 새 출발을 다짐하는 달처럼 느껴져요. 새해를 맞이하는 1월이나 새 학기가 시작되는 3월처럼 말이에요. 올 초부터 코로나 바이러스가 정신없이 몰아치면서 아이들이 학교도 가.. 2020. 5. 6. 밥데기 죽데기 권정생 선생님께. 선생님! 잘 지내셨어요? 가끔 하늘에서 이곳을 내려다보신 적도 있으신지요? 우리나라는 야경이 정말 끝내준다고들 하는데 정말 그런지도 궁금해요. 물론 요즘엔 야경 따위엔 관심이 전혀 없어졌지만요. 누가 그랬거든요. 우리나라 야경이 아름다운 건 밤 늦게까지 일.. 2019. 5. 9. 내 마음 속 별, 강아지 똥 - 권정생 선생님 11주기 추모 권정생 선생님께. 선생님, 잘 지내고 계신가요? 오늘은 오랜만에 <강아지 똥>을 읽었어요. 그동안 몇 번이고 읽고 또 읽었지만 오늘은 지난해에 나온 《먹구렁이 기차》 개정판에 새로 실린 정본으로 읽을 수 있어 참 좋았어요. 오랜만에 <강아지 똥>을 읽다보니 옛날 생각이 났어.. 2018. 5. 10. [편지글] 권정생 선생님께 - <한티재 하늘>을 읽고 권정생 선생님께. 선생님! 기뻐해주세요. 저 드디어 《한티재 하늘 1, 2》을 다 읽었어요. 사실 저에게 《한티재 하늘》은 빚처럼 여겨지던 책이었어요. 선생님 작품들 가운데 유일하게 몇 번이나 읽다 포기한 작품이었거든요. 주위에서 《한티재 하늘》 이야기를 할 때면 전 완전 꿀 먹은 벙어리 신세가 됐지요.‘도대체 나는 왜 이 책이 이렇게 안 읽히지?’때론 자괴감이 들기도 했어요. 제 독서능력에 한계가 있는 건가 싶었거든요. 제가 이 책을 읽기 힘들어 한 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었어요. 서울 촌놈인 저로서는 이 책에 나오는 배경을 도무지 떠올릴 수가 없었거든요. 낯선 사투리는 머릿속에서 뱅뱅 꼬여만 갔고. 또 등장인물은 왜 이렇게도 많은지, 이 사람이 저 사람이던가, 저 사람이 이 사람이든가 헷갈리기만 했.. 2017. 5. 22. 이전 1 2 다음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