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반응형 사계절6 엄마의 마흔 번째 생일 엄마, 홀로 서기를 시작하다! 《엄마의 마흔번째 생일》(최나미 글/청년사/2005년/절판) 《엄마의 마흔번째 생일》(최나미 글/사계절/2017년) 이 책을 보는 내내 나는 나 자신에게 묻고 있었다. 가족들 사이에서의 나란 어떤 존재인지, 그리고 나는 과연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를. 물론 나는 치매에 걸린 시어머니를 부양해야할 처지도 아니고, 가영이 아빠처럼 자기만 아는 늦동이 외아들 남편을 둔 것도 아니다. 오히려 남편은 그럭저럭 내 일을 잘 도와주는 편이고, 7살 딸아이는 말썽을 부리기 보다는 엄마 일을 열심히 도와주는 편이다. 그러고 보면 가영이 엄마와 내 처지는 꽤 차이가 난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가영이 엄마의 모습에 내 모습이 겹쳐진다. 아니, 마치 가영이 엄마의 모습이 마치 내 처지인양 느껴진다.. 2021. 4. 26. 용과 함께 가족의 의미를 생각하게 하는 책 《용과 함께》(하나가타 미쓰루 글/이선민 그림/사계절/2006년/절판) ‘이 이야기는 겉모양만 가족인 아버지와 형과 동생의 이야기입니다.’ 책을 덮고 난 뒤에도 오랫동안 글쓴이의 말이 귓가에 울린다. 어떤 집이고 문제없는 집은 없다지만 도대체 이 가족은 어떤 문제가 있기에 ‘겉모양만 가족’이 되고 말았는지 궁금증이 생긴다. 아니나 다를까, 책장을 넘기자마자 심각한 냄새가 폴폴 풍긴다. 동생은 여섯 살 때, 엄마가 교통사고로 죽고 나서 마음의 문을 닫고 지내다 이제야 겨우 제정신으로 돌아오는 중이다. 하지만 여전히 문제는 있다. 엄마를 대신해서 늘 동생과 함께 지낸다는 용 때문만은 아니다. 아직 어리기도 하고 또 아직까지 불안정한 일 학년짜리 아이를 가사 도우미에게 떠맡겨둔.. 2021. 4. 7. 할아버지의 뒤주 뒤주가 타임머신이 될 수 있었던 까닭 《할아버지의 뒤주》(이준호 글/백남원 그림/사계절/2007년) 이 책은 묘한 재미가 있다. 그 재미는 책을 읽기 전 상상했던 것과 어긋나는 데서 오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책을 읽다보면 기대 심리가 맞아떨어져서 재미가 있을 때도 있지만, 이 책처럼 기대 심리가 어긋나는 데서 오는 경우도 있다. 기대했던 게 어긋나며 신선한 충격을 주기 때문이다. 이 책은 제목이나 등장인물, 그 등장인물이 처한 상황들만 본다면 뻔한 이야기의 전형처럼 여겨진다. 시골에 사는 할아버지가 당뇨병 때문에 혼자 살기 힘들어서 올라오면서 뒤주 하나를 애지중지하면서 가져온다거나, 이산가족 상봉 장면을 보면서 눈물을 흘린다거나, 자신의 잘못으로 끌려간 형을 잊지 못하는 할아버지의 모습 등은 그 자체에서.. 2021. 3. 22. 셋 둘 하나 아이와 청소년 사이, 열세 살의 경계인 《셋 둘 하나》(최나미 글/정문주 그림/사계절/2007년) 최나미. 어린이책 작가들 속에서 최나미의 존재는 특별함으로 다가온다. 지금까지 다양한 소재의 작품을 발표했지만 그 속의 인물은 언제나 같다. 열세 살. 아이와 청소년 사이의 경계에 서 있는 초등 6학년이다. 흔히 많은 작가들이 열세 살 아이를 주인공으로 작품을 쓰긴 하지만 최나미처럼 열세 살에만 집중해서 글을 쓰는 경우는 드물다. 그의 첫 작품인 『바람이 울다 잠든 숲』(청년사/2004)이 그랬고 이어서 나온 『진휘 바이러스』(우리교육/2005), 『엄마의 마흔 번째 생일』(청년사/2005), 『걱정쟁이 열세 살』(사계절/2006), 그리고 『셋 둘 하나』(사계절/2007)에 이르기까지 주인공은 모두 열세 .. 2020. 9. 19. 보손 게임단 아이들을 밖에서 놀게 해! 그럼 전쟁도 줄어들 걸? 《보손 게임단》(김남중 글/사계절/2011년) 정확히 언제였는지는 잘 모른다. 1990년대 중반쯤이었을까? 비디오를 빌려봤다. 제목이 뭐였는지도 전혀 기억나지 않지만 지금까지도 문득문득 떠오르는 장면이 있다. 그 영화에서 아이들은 게임을 하게 해 준다는 사람들의 꾐에 빠져 어디론가 가서 게임을 열심히 했다. 갤러그 같은 게임이었다. 아이들은 게임에 몰두해 총을 쏘아 적들을 격추시켰다. 그런데, 나중에 알고 보니 아이들이 하던 게임은 실제 상황이었다. 그 내용이 워낙 강렬했던지라 늘 뇌리에 남아 있었다. 한참 시간이 지난 뒤에 다시 보고 싶어 주위 사람들에게 이야기를 해 봤지만 기억하는 사람이 없었다. 그러다 보니 혼자서 빌려다 봤던 건지, 아님 진짜 보.. 2019. 1. 14. 커졌다! 상상이 현실이 되다! 《커졌다!》(서현 글, 그림/사계절/2012년) 아이들은 빨리 크고 싶어 한다. 혼자 걸어 다니며 무언가 할 수 있는 게 생겼을 때는 기쁨으로 가득 차지만, 좀 더 시간이 흐르면 작은 몸 때문에 할 수 없을 일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자기는 키가 안 닿아서 못하는 일들을 어른들은 척척 해 내는 모습을 보면서 주눅이 들기도 하고, 그래서 자기도 어른들처럼 빨리 크고 싶다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 학교에 들어가면 크고 싶은 생각이 더욱 간절해진다. 키 순서대로 번호를 매기고, 그 번호에 따라서 많은 활동이 이루어진다. 또 이쯤이면 또래 간에 체격도 제법 차이가 나기 시작한다. 큰 아이들이 작은 아이들을 괴롭히는 모습도 종종 발견할 수 있다. 그러다 보니 작은 아이일수록 ‘크고 싶다’는 욕망.. 2018. 8. 29. 이전 1 다음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