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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저것/그 밖에

내가 좋아하는 식물원

by 오른발왼발 2009. 12.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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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실 글/전보라 그림/호박꽃

 

 

 

도감류를 비롯한 식물 관련 책들을 볼 때면 늘 아쉬운 점이 있었어요. 사진으로 보여주거나 세밀화로 보여주거나 늘 식물의 대표적인 한 모습만을 보여준다는 점이지요. 꽃이나 열매도 전형적인 모습만을 담고 있어요. 그래서인지 막상 식물 이름을 찾으려고 책을 들춰보면 찾아보기 어려운 경우가 대부분이었어요.

 

이런 점에서 이 책은 기존의 책보다 한 단계 더 나아간 책인 것 같아요.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식물이 아니라 식물원에 가서 볼 수 있는 식물을 다루고 있기는 하지만 다루는 방식은 분명 달라요.

 

기존의 책들처럼 식물의 전형적인 모습도 보여주지만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식물에 얽힌 역사와 문화 등 여러 가지 정보를 알려줘요.

 

주로 열매가 있는 식물이 많은데요, 열매의 모양은 물론 나무의 모습도 볼 수 있고, 파인애플이나 아보카도의 경우는 먹고 남은 왕관 모양의 잎과 씨앗의 싹을 틔우고 가꾸는 방법도 알려줘요.

또 그저 식물의 생태만 보여주는 게 아니라 관련된 문화도 함께 보여주죠. 목화의 경우 솜을 타서 실을 잣고 옷감을 짜는 모습도 보여주고, 아즈텍 사람들이 카카오 씨앗을 볶아 가루를 내어 물에 타 먹는 모습도 볼 수 있죠.

 

놀랍게도 복숭아와 사촌간이라는 견과류의 대표 아몬드를 보여줄 땐 복숭아꽃과 꼭 닮은 꽃은 물론, 열매가 맺힌 모양, 열매에서 씨앗을 까고 우리가 먹는 아몬드가 나오기까지의 모습을 다 보여줘요. 밤이나 땅콩, 호도, 잣 같은 견과류도 함께 볼 수 있고 말이에요.

 

동물원과 견줘 조금은 따분하게 느껴졌던 식물원이지만 꼭 한 번 가보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져요.

 

이 책에는 식물원에서 볼 수 있는 식물 18종과 담배, 아몬드, 양귀비, 후추처럼 아직 식물원에서 가꾸지는 않지만 널리 쓰는 식물 4종까지 모두 22종의 식물을 만날 수 있어요. 뒤에는 실린 ‘식물원에 놀러 오세요’에는 여러 종류의 식물관을 보여주는데요 놀러온 아이 가운데는 휠체어를 타고 온 아이도 보여요. 작가가 아주 세밀한 부분까지도 신경을 썼음을 알 수 있어요. 마지막에는 ‘숨어 있는 식물을 찾아보아요’라고 해서 거실에서 차를 마시고 이야기를 나누는 엄마와 아이들 그림이 있는데요, 겉보기엔 평범한 모습인데 이 가운데 식물에서 얻은 게 27가지나 있다네요. 단순한 한 장면의 그림이지만 우리에게 식물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새삼 깨닫게 해 주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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