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극으로 겨울 여행 떠나기
“엄마, 남극이 추워 북극이 추워?”
우리 딸이 친구와 내기를 했대요.
“남극이지.”
“원래 북쪽 지방이 더 추운 거 아니에요?”
갑자기 말문이 막혔지요. 서둘러 이런저런 자료를 함께 찾았어요. 찾아보니 남극은 얼음으로 덮인 커다란 땅이고, 북극은 대부분이 바다이고 유라시아유럽과 아시아를 아울러 이르는 말 대륙과 북아메리카 대륙이 일부 포함되는 곳이래요. 남극이 더 추운 건 남극 대륙이 얼음으로 뒤덮인 데다 그 얼음이 태양열을 대부분 반사해 버리기 때문이라네요.
내친김에 남극에 대한 흥미진진한 책을 골라 봤어요. 우리 딸과 흥미롭게 읽은 책이지요.
책장 넘기기
우리에게 남극이 알려진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어요. 북극에는 에스키모 같은 원주민이 오래전부터 살았지만, 남극은 사람이 살지 못할 만큼 춥거든요. 지금도 남극에 있는 사람들은 남극을 연구하러 여러 나라에서 온 연구원들이에요. 우리나라도 남극에 기지군대, 탐험대 따위의 활동의 중심이 되는 근거지를 짓고 연구를 하고 있죠. ‘세종 과학 기지’라고, 들어 봤을 거예요.
『야! 가자, 남극으로』(창비)를 지은 장순근 선생님은 남극과 인연이 깊은 분이에요. 여러 차례 남극을 오가며 세종 과학 기지를 세우기 위해 애쓰셨지요. 남극에서 겨울을 나며 연구 활동을 하는 ‘월동대’의 대장도 네 번이나 맡으셨고요. 이 책은 모두가 인정하는 우리나라 최고의 남극 전문가가 어린이를 위해 쓰신 거예요. 이 책이 나온 지는 10여 년이 되어 가지만, 남극에 대해서 이 책만큼 방대한규모나 양이 매우 크거나 많은 내용을 다룬 책을 아직까지 찾아보지 못했지요.
책의 첫머리는 남극이 어디인지부터 짚어 주고 있어요. 남극 대륙만을 남극으로 생각하기 쉬운 데, 넓게는 남위적도로부터 남극에 이르기까지의 위도. 적도를 0도로 하여 남극의 90도에 이름 60도의 남쪽을 남극이라고 본대요. 이곳에는 하루 온종일 낮이거나 밤인 날이 있다고 해요. 또 남극이 사막보다 더 건조하다는 것은 처음 알았어요. 온도가 낮고 건조하다 보니 남극에서는 동물의 시체나 음식물 따위가 거의 썩지 않는대요. 1955년에 어느 탐험가가 50여 년 전의 남극 탐험대가 남긴 빵을 발견해서 먹었다는 이야기엔 정말 깜짝 놀랐죠.
이 책에 실린 약 150컷의 사진은 남극의 분위기를 더욱 생생하게 전해 주어요. 특히 남극의 밤하늘을 휘황찬란하게 빛내는 ‘오로라’를 담은 사진은 진짜 멋져요. 남극에 활화산과 온천이 있다는 사실도 신기해요. 1970년에 마지막으로 폭발했다는 ‘디셉션’이라는 섬은 언제 다시 폭발할지 모른다고 하네요.
세종 과학 기지가 처음 생길 때 이야기도 흥미진진해요. 장순근 선생님이 직접 겪은 이야기이기도 하지요. 남극에선 무엇을 먹고 지낼까 궁금했는데, 세종 과학 기지에 계신 분들은 우리나라에서 먹는 것과 똑같은 음식을 먹는다고 해요. 된장, 김치, 나물에 콩나물도 길러 먹고 말이에요.
『펭귄과 함께 쓰는 남극 일기』(사계절)도 아주 흥미로워요. 남극 하면 생각나는 대표 동물이 바로 펭귄이잖아요. 이 책은 생물학자인 ‘소피 웹’이 2개월 동안 직접 남극에 가서 펭귄의 모습을 관찰하고 쓴 그림일기예요. 1996년 12월 1일에 집을 나설 때부터, 1997년 1월 23일 남극을 떠나기 전날까지 남극에서 펭귄과 함께한 생활이 담겨 있지요.
일기는 어느 글보다 생생함을 전해 주어요. 글쓴이의 진솔한 감정이 담겨 있기 때문이에요. 때로는 웃음이 나오고, 때로는 가슴 뭉클한 감동이 고스란히 전해지죠. 게다가 그림까지 곁들인 일기라 친근해요. 특히 생물학자인 글쓴이가 직접 그림까지 그렸다는 점이 놀라웠어요. 소피 웹은 생물학자답게 펭귄의 특징적인 부분을 정확하게 살려 낸 개성 넘치는 그림을 완성했지요. 그는 어린 시절부터 틈만 나면 새를 그리곤 했대요. 어른이 된 뒤에는 새를 연구하며 아름다운 새들을 화폭에 담았어요. 혹시 과학자와 화가의 꿈을 한꺼번에 이룰 수 없다고 생각한 친구들이 있다면 이 책을 꼭 읽어 보세요.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펭귄에 대해 정확히 다루었다는 거예요. 펭귄의 짝짓기, 둥지 만들기, 알 낳기, 새끼 기르기처럼 펭귄의 다양한 삶을 그림으로 만나 볼 수 있어요. 펭귄에게 인식표구별하기 위해 달아 주는 표를 달아 주고 펭귄의 위치를 추적하고 생태를 연구하는 과정도 흥미롭게 그려져 있지요.
남극 책을 보고 나니 남극이 더 궁금해지네요. 북극이든, 남극이든 지구의 극지에 대해 궁금해질 땐 홈페이지를 방문해 보는 것도 좋아요. 극지 연구소(http://kopri.re.kr)에서는 남극의 세종 과학 기지는 물론 북극에 있다는 ‘다산 과학 기지’의 소식도 볼 수 있어요. 극지 체험단으로 뽑히면 직접 북극이나 남극 체험을 할 수 있는 기회도 있대요. 지금부터 그 꿈을 키워 보는 것도 좋겠죠?
『야! 가자, 남극으로』(장순근 글, 창비 펴냄)
『펭귄과 함께 쓰는 남극 일기』(소피 웹 글·그림, 이충호 옮김, 사계절 펴냄, 절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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