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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저것/초등 독서평설 - 책읽어주는선생님

[2008년 12월] 함께 잘 사는 살림살이 경제법

by 오른발왼발 2010. 10.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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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잘 사는 살림살이 경제법

 

 

“누군가 내게 세 가지 소원을 들어준다면 난 첫째 둘째 소원은 엄마 아빠가 건강하게 오래 살게 해 달라고 하고, 세 번째는 부자가 되게 해 달라고 할 거야.”

 

어느 날 문득 아이가 이렇게 말했어요.

여러분은 어떠세요? 누군가 세 가지 소원을 들어준다면 그 가운데 부자가 되고 싶은 것도 포함되나요? 음, 제 생각엔 여러분도 비슷하지 않을까 싶어요. 부자가 되고 싶은 건 누구나 마찬가지니까요.

그런데 부자의 기준은 뭘까요? 배부르고 등만 따뜻해도 부자 같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지만 대개는 자기가 하고 싶은 걸 맘껏 할 수 있을 정도는 되어야 부자라고 생각해요. 물론 하고 싶은 걸 맘껏 할 수 있는 것도 사람마다 기준이 다르지만요.

중요한 건 부자가 되고 싶은 사람은 많지만, 부자는 많지 않다는 사실이에요. 왜 많은 사람들이 부자가 되고 싶어 하면서도 부자가 되지 못하는 걸까요? 세상 사람들이 다 부자가 되면 좋으련만 그렇지 못한 까닭은 무엇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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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가 되려면 부자의 말을 좀 들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우리 옛이야기 가운데 아주 아끼고 아껴서 부자가 된 사람 이야기가 있어요. 요즘처럼 경기가 안 좋을 때면 더욱 생각나는 사람이죠. 여러분도 들어봤을 거예요. 바로 자린고비예요.

 

 

 

『자린고비 일기 : 개똥도 아끼다』(시공주니어)에는 여러분이 지금껏 들어왔던 여러 가지 자린고비 이야기가 다 모여 있어요. 그도 그럴 것이 자린고비가 쓴 일기가 발견되었거든요. 어느 날 담이 할머니가 헌 책방에서 책을 한 권 사왔는데, 알고 보니 그게 자린고비가 쓴 일기였대요. 우리가 알고 있는 자린고비 이야기가 다 그 일기에 있었어요.

길을 가다 똥이 마려워도 거름으로 쓸 생각에 꾹 참고 오는 이야기며, 고등어자반 하나를 천장에 걸어놓고 밥 한 술 뜨고 고등어자반 한 번 쳐다보는 이야기, 파리 한 마리가 된장독에 빠져 된장을 묻혀 갔다며 파리를 잡으러 가는 이야기가 고스란히 담겨 있죠.

세상에 자린고비 보다 더 한 사람이 없다고요? 아니지요. 자린고비도 한 수 배울 수밖에 없었던 사람이 있었답니다. 바로 달랑곱쟁이지요. 자린고비가 부채 하나로 스무 해를 쓴다면 달랑곱쟁이는 부채 하나로 평생을 쓰는 사람이거든요. 자린고비는 달랑곱쟁이 딸을 며느리 삼아 더 아끼고 아끼며 살죠.

부자가 되고 싶어도 이렇게 살고 싶지 않은 친구들도 많을 거예요. 아무리 아낀다고 해도 너무 심하니까요. 그렇게 부자가 된 들 무슨 소용이 있나 싶어질 거예요. 물론 사람들의 존경은커녕 비웃음만 받게 될 테고요.

그런데 자린고비의 태도를 180도 바꾸는 대단한 사건이 일어난답니다. 감히 누군가 자린고비의 씨암탉과 쌀을 훔쳐간 거예요. 이 일이 있고 나서 자린고비는 달라지죠. 지나가던 나그네에게도 한 상 잘 차려 대접하고, 마을 사람들을 모두 불러 환갑잔치를 하고 쌀도 한 섬씩 지고 가라 해요. 아마 혼자서만 움켜쥐고 있는 것이 무의미하다는 걸 깨닫게 된 건지도 몰라요.

‘경제’하면 우선 내가 부자가 되는 것만 생각하는 요즘 분위기 때문인지 자린고비의 변화하는 모습이 마음에 와 닿아요.

 

 

 

 

『지구를 구하는 경제 책』(봄나무)은 다른 경제 책과는 조금 다른 분위기의 책이에요. 경제 문제를 ‘돈벌이’에 맞추는 대신 ‘살림살이’에 맞춰 생각하죠. 살림살이 경제란 어떻게 하면 돈을 많이 버는지 연구하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사람과 자연이 건강하게 살지 생각하는 경제래요. 엄마가 집안 살림을 할 때 정해진 수입 안에서 가족의 행복을 생각하며 살림을 꾸려나가는 것과 같은 거죠. 자린고비처럼 혼자서만 잘 살려고 하는 경제가 아니라, 깨달음을 얻은 뒤의 자린고비처럼 나누는 경제인 것이고요.

이 책에서는 참 여러 가지 질문을 던져요. 그런데 그 질문 가운데는 ‘경제하고 무슨 관련이 있는지’ 궁금해할만한 질문도 있어요.

“왜 자꾸만 공부만 잘하면 된다고 할까?”

“어떤 채소를 먹어야 할까?”“이제 시골에는 할머니 할아버지밖에 없을까?”

어찌 보면 조금 뜬금없어 보이는 질문이지요. 하지만 그 까닭을 듣고 나면 고개가 끄덕여져요. 공부만 잘 하면 잘 살 수 있다는 사람들의 생각 때문이라는 걸, 돈을 벌기 위해 농약을 잔뜩 치는 채소가 아니라 우리 몸도 건강하게 하고 농사짓는 분들에게도 도움이 되는 유기농산물을 먹어야 된다는 걸, 사람들이 도시로만 몰리는 건 생활이 편리하고 좋은 학교가 많기 때문이지만 대신 도시는 돈벌이를 중심으로 돌아가기 때문에 돈이 없으면 아무 것도 못 한다는 걸 알게 되니까요. 그러고 보니 뜬금없어 보이는 질문이 아니라 모두 우리 살림살이와 관련된 이야기인 거예요. 결국 우리 삶 가운데 살림살이 경제와 관련이 없는 건 하나도 없는 것 같아요.

이 책은 지금까지 생각해오던 경제에 대한 생각과는 그 범위도 내용도 달라요. 어떻게 살아야 할지를 곰곰 생각하게 해준다는 것도 특별하고요. 어쩐지 이렇게 하면 좀 더 많은 사람들이 부자가 되지 않을까 싶어져요. 여러분 생각은 어떠세요?

 

『자린고비 일기 ; 개똥도 아끼다』(정해왕 글, 오승민 그림, 시공주니어)

『지구를 구하는 경제 책』(강수돌 지음, 최영순 그림, 봄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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