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어린이책 관련/논픽션

<세상을 바꾼 상상력 사과 한 알>, <나는 사과>

by 오른발왼발 2018. 5. 3.
728x90

《세상을 바꾼 상상력 사과 한 알》

(정연숙 글/크리스티나 립카 슈타르바워 그림/논장/2015. 4. 10.)

《나는 사과》

(필립 마르슈네·로랑스 베라르 글/장 올리비에 에롱, 필립 레즈 그림/최인령 옮김/청어람주니어/2009. 2. 23)

우리에게 사과는 어떤 느낌으로 다가올까요?
사실 저는 사과에 대해 특별한 느낌은 없습니다. 추석 혹은 가을이 떠오르는 정도라고나 할까요?


그런데《세상을 바꾼 상상력 사과 한 알》에서는 사과 한 알을 가지고 정말 많은 이야기를 떠올립니다. 선악과로 알려져 있는 이브의 사과부터 그리스 신화 속 트로이 전쟁의 원인이 되었던 파리스의 사과, 뉴턴이 만유인력의 법칙을 발견하게 해 준 사과, 빌헬름 텔의 사과, 세잔의 정물화 속의 사과, 스티브 잡스의 애플을 상징하는 사과까지 다양한 사과가 등장합니다.
작가는 이 사과를 통해 세계를 바꾼 상상력을 이야기합니다.
아담과 이브는 선악과를 먹고 에덴동산에서 쫓겨났지만 그 후손들은 꿈을 현실로 만들고 새로운 세상을 펼칠 수 있는 상상력을 갖게 됐고,
파리스의 사과는 인간과 신의 기쁨과 슬픔이 담긴 이야기 ‘신화’를 지어냈고,
뉴턴은 쿵 떨어진 사과를 보고 만유인력을 발견함으로써 새로운 과학의 길을 열었고,
아들 머리 위에 놓인 사과를 향해 화살을 쏴야 했던 빌헬름 텔의 용기는 독립의 꿈을 심어줬고,
세잔은 빛의 방향과 세기가 달려져도 변하지 않는 사과의 형태를 살리기 위해 과감하게 원근법을 버렸고,
사과 농장에서 가지치기를 하고 돌아오던 스티브 잡스는 뉴턴의 사과처럼 자신들도 사과 하나로 세상을 바꾸겠다며 ‘애플 컴퓨터’라는 이름을 짓고 로고도 만들었지요.
새삼 사과와 관련된 여러 가지 이야기들이 있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하지만 여기 나온 사과는 모두 서양의 사과 이야기일 뿐이라 아쉬웠습니다. 가만 생각하니 우리에게는 사과와 관련된 이야기도 그림도 딱히 떠오르는 게 없습니다.
작가는 말합니다.
사람들은 세상을 바꾸어 왔고, 그들 곁에는 사과가 있었다고요. 여러분들의 사과는 무엇이냐고요.
결국 작가가 하고 싶었던 말은 ‘사과’ 그 자체가 아니라 ‘세상을 바꾸게 했던 계기가 된 어떤 것’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그렇다면 그 소재를 사과가 아니라 우리에게 좀더 친숙한 무언가를 찾아봤다면 어떨까 싶은 욕심이 생깁니다.
정보로 들어간 내용 가운데는 주제와는 좀 동떨어진 듯 보이는 내용도 보입니다. 아쉬운 부분입니다.
하지만 그래도 이 책은 뭔가 사람을 끌리게 하는 힘이 있습니다. 사과에 관한 여러 이야기들이 있고, 무엇보다 아름답고 상상력 넘치는 그림이 눈길을 끕니다. 큰 욕심을 부리지 않고 사과를 떠올리며 그림을 감상해 보는 것만도 좋을 것 같습니다.

 

반면 《나는 사과!》는 그야말로 사과 그 자체에 대한 책입니다. 사과에 대한 백과사전이라고나 할까요?
책의 표지에는 제목과 함께 ‘역사. 생태. 재배. 다양성’이라고 쓰여 있습니다. 말 그대로 사과나무의 역사와 생태, 재배 방법, 다양한 사과 종류 등 사과에 대한 모든 것이 담겨 있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앞서 《세상을 바꾼 상상력 사과 한 알》에서 나왔던 윌리엄 텔의 사과 , 아담의 사과, 파리의 사과, 뉴턴의 사과는 물론 백설공주의 사과까지도 언급하고 있습니다.
야생의 작은 열매였던 사과나무가 어떻게 지금의 사과나무가 됐는지, 사과나무 재배는 어떻게 하는지……, 아이들은 물론 어른들도 별 관심이 없을 내용까지도 꼼꼼하게 다루고 있습니다. 사과로 만드는 와인, 음료, 파이 등 음식 이야기에, 다양한 사과의 종류도 살펴볼 수 있습니다.
사과에 대해 이보다 더 자세히 다룰 수는 없다고 생각되는 책이지만 실은 독자에게 그리 매력적인 책은 아닙니다. 이 책은 유럽의 생명다양성 교육 프로그램을 위해 프랑스에서 만들어진 책이라고 합니다. 즉 특수한 목적 하에 만들어진 책이라는 점이지요.
하지만 우리에게는 재배 방법이나 여러 가지가 상황이 다를 수밖에 없으니 교육적으로도 딱 맞아떨어지지는 않는 셈입니다.
그래도 ‘사과’ 하나에 대해서 이렇게 꼼꼼하게 다루고 있는 책이 나올 수 있다는 사실이 부럽게 느껴졌던 책이었습니다.
초등 4-6학년에게 적당한 책입니다.

 

728x90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