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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책 관련/논픽션

<인류는 어떻게 살아왔나>, <한 권으로 보는 어린이 인류 문명사>

by 오른발왼발 2018. 6.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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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가 살아온 발자취가 담긴 책
《인류는 어떻게 살아왔나》(윌리엄 재스퍼슨 글/앤서니 아카도 그림/다산기획)
《한 권으로 보는 어린이 인류 문명사》(이방 포모, 크리스토프 일라-소메르 글/니콜 포모 그림/한울림어린이)

 

 

인류는 어떻게 살아왔나는 지구에 사람들이 살기 시작했을 때부터 인류가 문명을 만들어내고, 그 가운데 권력을 갖고 싶은 사람들 때문에 전쟁이 생기게 되는 과정까지를 보여줍니다.

아이들 눈높이에 맞는 글로 인류 역사의 중요한 부분을 잘 뽑아내서 다루고 있습니다.

또한 당시 사람들의 시각에서 어떤 것에 대해 호기심을 갖고 있는지 등이 적절한 예시로 표현한 점도 좋았습니다. 또 책의 마지막에서는 이 책을 쓴 글 작가가 어떤 문제 의식으로 이 책을 썼는지도 살펴 볼 수 있습니다. 잠깐 마지막 쪽의 글을 살펴볼게요.

 

 

인류는 처음 탄생했을 때부터

많은 것을 배워 왔습니다.

지금도 여전히 우리는 발명하고, 발견하며, 탐험합니다.

물론 인류가 나아가는 데 어려움도 있습니다.

갈수록 전쟁이 인류를 강하게 위협하니까요.

하지만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전쟁 없이도 다함께 잘 살 수 있다는 것을요.

우리가 노력만 한다면 말이에요.

 

작가는 자신의 대표작인 <숲은 누가 만들었나>(다산기획, 비룡소 출간 책 제목 <숲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와 마찬가지로 담담한 어투로, 하지만 독자가 선명하게 보고 느낄 수 있게끔 글을 풀어나갑니다. 
 하지만 그림에서는 아쉬움이 많았습니다.

중요 장면의 그림이 모두 서양인의 모습이라는 점이 가장 걸렸습니다. 엄밀히 말하자면 서양, 그 중에서도 기독교 구약성경의 느낌이 물씬 나는 그림들이 많았습니다. 동양은 소외된 듯 보였습니다. 사람들이 동물을 길들이기 시작하는 이야기에서 코끼리를 길들이는 지역이 나오면서 인도의 느낌이 풍기긴 했지만 이 장면은 코끼리를 길들이기 시작했던 시기의 그림이라고 하기엔 무리가 있었습니다.

사실 이런 아쉬움은 서양에서 나온 책들을 볼 때마다 느끼게 되는 아쉬움입니다. 아무래도 동양에 대한 지식의 부족과 편견에서 오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한 권으로 보는 어린이 인류 문명사》 는 여러 모로 감탄을 자아내는 책입니다. 책을 만들기까지의 정성을 고스란히 엿볼 수 있었고, 전체적인 구성과 글과 그림의 레이아웃 역시 탁월합니다. 역사라는 것이 누군가의 것이 아니라 바로 ‘우리’의 것이라는 관점에서 접근해 들어간 것 또한 좋습니다.
앞서 책들과는 달리 아프리카에서 출발한 흑인 모습의 초기 인류도 그렇고 수메르나 이집트, 몽골족의 모습 등 다양한 종족들의 모습도 잘 그려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근대로 가면서 조금은 그 한계가 보입니다. 이 책의 한계는 《인류는 어떻게 살아왔나》가 갖고 있는 한계와는 조금 종류가 다릅니다. 가령 서양에서는 독자가 이미 다 알고 있다고 여겨져 단순하게 처리으리라 여겨지는 장면들이, 우리에겐 뭔가 있어야 할 것이 빠지고 느닷없이 진행이 되고 있다는 느낌을 갖게 합니다. 어쩌면 우리가 교과서에서 중요하게 배웠던 것과 다르기 때문에 여기서 오는 괴리감일 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뭐가 됐든 당황스러워지는 사건 전개가 있습니다.
르네상스, 계몽주의, 산업혁명 같은 내용이 단순하게 처리되거나 앞뒤로 떨어져 서술되면서 혼란을 주는 경우도 있었고, 남북 전쟁 같은 경우는 갑자기 훅 들어와 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근대에 들어서며 많은 것이 변화하고 새롭게 시작하면서 혼란이 많았던 것처럼 이 책의 근대 이후 모습도 혼란스럽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이 책은 냉철하게 역사 속에서 ‘우리’의 의미를 담아 서술을 해나감으로써 역사의 주체가 바로 우리임을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작가는 책을 마무리하며 역사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밝히고 있습니다. 조금 길지만 그대로 인용해 보겠습니다.

 

지금도 여전히 곳곳에서 전쟁과 테러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역사가 남긴 교훈을 기억하지 못하는 걸까요?

과학은 우리가 미처 상상할 수 없는 수준까지 빠르고 과감하게 발전하고 있습니다.

과학자들은 인간을 복제하려 하고, 핵 무기는 인류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로봇은 이미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는 존재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사람들은 아무렇지 않게 자원을 소비합니다. 어떤 사람들은 이렇게 말합니다. 이스터 섬이 사라진 것처럼 인류가 지구를 파괴할 것이라고요. 이 말에 반대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이들은 과학과 인류의 끝없는 창의력을 확신하며, 머지않아 모든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믿습니다.

역사를 살펴보면 권력은 대체적으로 남성들만의 것이었습니다. 남성은 여성이 자신들보다 약하다고 여기며 여성을 지배했습니다. 하지만 그 벽을 허물기 위해 여성들이 끊임없이 싸운 결과, 지금은 많은 여성들이 사회 활동을 합니다.

어린이가 하나의 인격체로 존중받기까지도 많은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오늘날 대부분의 나라에서 어린이들은 부모님과 가정이라는 울타리 속에서 보호받습니다. 학교에 다니며 교육도 받고요.

그래도 여전히 여성은 남성에 비해 불평등한 대우를 받고 있습니다. 인종 차별 문제도 여전히 남아 있고, 학교에 가기는커녕 하루하루 살아남기 위해 먹을 것을 구해야 하는 어린이들도 여전히 많습니다.

우리가 써 나가야 할 우리의 역사는 어떤 이야기여야 할까요? 여러분은 어떤 미래를 꿈꾸고 있나요?

 

역사에 대해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해 주는 글입니다.

 

마지막 부분에 부록처럼 포함되어 있는 우리, 그리고 역사 속 등장인물 60’이라는 부분도 재미가 있습니다. 작가가 선정한 60명의 인물은 작가의 가치관을 잘 보여줍니다. 우리가 그동안 배웠던 역사에서 그냥 스치듯 지나가고 말았던 참신한 인물들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지금껏 인물 이야기에서 보지 못했던 인물들도 많이 보여요. 이 책에서 소개한 60명 인물을 소개할게요.

 

* 사피엔스 이달투      * 나르메르                    * 임호테프                  * 길가메시
* 함무라비                 * 하트셉수트                 * 아크나톤                  * 발키스
* 호메로스                 * 자라투스트라              * 이사야                     * 싯다르타
* 공자                       * 페이디아스                  * 헤로도토스              * 알렉산더 대왕
* 아소카 왕               * 시황제                        * 아마니샤케토            * 예수
* 하드리아누스          * 제노비아                     * 콘스탄티누스 1세      * 아틸라
* 아리아바타             * 유스티니아누스 1세      * 마호메트                  * 키니치 하나브 파칼
* 샤를마뉴                * 아비센 나                     * 살라딘                     * 프리드리히 2세

* 프란체스코             * 칭기즈 칸                    * 라시드 웃딘              * 단테
* 만사 무사               * 이븐바투타                  * 몬테수마 1세             * 레오나르도 다빈치
* 콜럼버스                * 왕양명                        * 아타우 알파               * 술레이만 1세
* 아크바르                * 셰익스피어                  * 갈릴레이                   * 스피노자
* 마쓰오 바쇼            * 모차르트                     * 칸트                         * 투생 루베르튀르
* 나폴레옹 1세          * 볼리바르                      * 압델 카데르              * 링컨
* 도스토옙스키         * 위고                            * 시팅 불                     * 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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