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아름답다
박상률 지음/사계절
처음엔 <나는 아름답다>라는 제목 때문에, '웬 잘난 척!', '아름답긴 뭐가?'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 책이다. 하지만 이 책을 다 읽고 난 후에는 "나는 아름답다"라는 조금은 선언적(!)인 이 말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어떤 이는 이 책을 읽고 난 뒤 이렇게 말하기도 한다.
"좀 관념적인 것 같아. 무슨 소린지 잘 모르겠고. 그래도 청소년의 고민을 잘 쓰긴 한 것 같은데……"
그렇게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의 중고등학교 시절을 생각해보면 충분히 공감이 되지 않을까? 이성 문제, 죽음 문제, 성적 문제, 선생님과의 갈등……이 복잡하게 엉켜있으면서도, 또 나름대로의 개똥철학을 읊조리기도 하고, 온갖 고민을 다 싸안고 사색에 잠기기도 한다. 가을이면 문득 시 한편이 그리워지는(!) 것처럼 청소년기엔 누구나 시인이 되고 싶고, 그 기분을 느끼고 싶어 한다.
그러니 어른의 입장에선 조금은 관념적이라 느껴질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이 책의 주인공 선우의 고민은 아주 절실하고 진지하다. 결국 선우는 학교를 그만두게 되지만 그 선택 또한 절실하고 진지하다. "나는 기차가 갈 수 없는 길을 가보고 싶었다. 그렇다면 나는 길은 길 위에만 왔다갔다하는 기차 같은 사람은 결코 되지 않아야 하리라"는 깨달음 덕분이다. 이 깨달음 덕분에 선우는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사람으로 다시 태어날 수 있었다.
이제 선우뿐 아니라 청소년기의 모든 아이들이 스스로 자신의 아름다움을 발견했으면 좋겠다. 그건 천편일률적인 미의 기준으로서의 아름다움이 아니라 자신을 사랑하는 진정한 아름다움이다.
이렇게 되면 미래의 청소년들은 고민이 하나는 줄지 않을까? 자신의 아름다움을 발견한 아이들은 어른이 된 뒤에 자신들이 청소년기에 겪었던 것처럼 아이들이 이 세상과 비뚤어진 관계를 맺지 않도록 도와줄 수 있을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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