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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저것/한겨레신문-책읽어주는엄마

지식책을 볼 때

by 오른발왼발 2021. 6.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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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 4.29.

 

지식책을 볼 때

 

엄마들한테 가장 인기 있는 책 세 가지를 꼽으라면 조금도 주저하지 않고 꼽을 수 있다. 과학책, 위인전, 역사책!

어느 집이나 이들 책에 관심을 보이는 시기는 비슷하다. 과학책은 만 2~3살 정도부터, 위인전은 만 5-6살 때부터, 역사책은 초등학교 3-4학년부터다.

엄마들의 관심 덕에 이들 책은 전집으로 책꽂이 한켠을 가득 채우고 있는 경우도 많다. 엄마가 이들 책을 좋아하는 까닭은 같다. 과학책의 경우 아이가 아직 어리더라도 동물이나 곤충으로부터 시작해 범위를 넓혀 나가면 아이들이 공부할 때 도움이 된다는 확신이 있기 때문이다. 위인전은 우리 아이가 위인들을 본받아 훌륭한 사람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 때문이다. 역사책은 학교 공부랑 직접 관계가 되기 때문이다. 이 책들은 이른바 지식책들이다. 이런 책들을 많이 읽으면 진짜 많이 배울지 그걸 장담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다른 아이들보다 뒤쳐지지는 않는다는 안도감을 얻는다.

그런데 이들 책을 고를 때 혹시 잘못된 지식이 들어 있을까 걱정하는 부모는 있어도 이들 책의 관점이 어떤가에 대해 생각하시는 사람은 드물다. 지식이란 객관적이고 중립적이라고 여기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실 전혀 객관적이지 않고 중립적이지 않은 경우가 많다. 어떤 책이든 책을 만든 사람의 생각이 담겨 있게 마련이니 사실 완전히 객관적이고 중립적인 책이란 없다고 해야 옳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똑같이 민물고기를 소개하는 책이지만 어떤 책을 보면 당장 민물고기를 채집해 표본이라도 만들어야 할 것 같은 생각이 들고, 어떤 책은 이들 민물고기를 어떻게 하면 제대로 보호할 것인지를 생각하게 한다. 또 위인들은 태몽부터가 심상치 않고 어린 시절부터 남달라 때때로 평범한 아이들의 기를 팍 죽여놓기도 하고, 역사책은 더더구나 잘못된 관점에서 쓰여진 게 많다. 이들 책들은 사실 단순히 지식을 전하는 책이 아니라 우리가 세계를 어떻게 보고 어떻게 살 것인지의 문제일 때가 많다. 그러니 이제부터라도 좀 달리보자. 이 책이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는지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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