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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저것/한겨레신문-책읽어주는엄마

세계사와 이슬람

by 오른발왼발 2021. 6.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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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 4. 14.

 

세계사와 이슬람


세계사 책을 본다. 고대문명 발상지인 티그리스, 유프라테스강 유역을 배우고, 중세 종교전쟁 이야기를 배우고, 그리고 나면 더 이상 이슬람권의 이야기를 찾기란 어렵다.
세계 지도를 본다. 서아시아를 중심으로 유럽의 남동쪽, 아프리카의 서북쪽, 그리고 중국·동남 아시아까지 이슬람권임을 확인할 수 있다. 전 세계 영토의 23%, 인구의 20%가 이슬람권이라 한다. 이슬람은 세계 3대 종교의 하나이기도 하다.
이슬람 문화는 유목민답게 천문학, 수학, 지리학에서도 큰 업적들을 남겼다. 아라베스크 같은 정교한 장식 공예, 카페트 등도 빼놓을 수 없다. 그리고 무엇보다 신비로움 가득한 ‘아라비안 나이트’의 고향도 바로 이곳이다.
이번 이라크 전쟁 보도를 보면서 다시 한번 이슬람권을 생각하게 됐다. 뉴스에선 티그리스, 유프라테스강, 바그다드의 지명이 계속 거론된다. 갑자기 ‘맞아! 여기가 바로 그런 곳이었지’ 하는 새삼스런 깨달음이 온다. 나만 그런 걸까 엄연히 현실로 존재하는 이곳이 언제부턴가 마치 과거 속의 유산이었던 것 같은 느낌이 들곤 한다. 대신 떠오르는 건 석유, 테러, 전쟁 같은 단어들뿐이다.
어찌된 일일까 이슬람권을 보는 시각을 왜곡시켜 보이게끔 하는 뭔가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당사자의 이야기는 듣지 않은 체 이들을 시샘하는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만 들으며 잘못된 편견을 키워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가만 보면 이슬람권의 이야기를 세계사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것도 아주 당연한 일인 듯 싶다. 지금까지 세계사는 엄밀한 의미에서 세계사라 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서양인의 눈으로 본 세계사가 아닌가 세계사의 중심은 늘 서양이, 둘레엔 나머지 세계가 있는 격이다.
이제 모든 걸 제대로, 새롭게 봐야 할 때다. 그래서 앞으로 아이들에게는 제대로 된 세계사를 알려줘야 하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그 시작은 아무래도 이번 전쟁을 제대로 보는 것, 이슬람권을 제대로 보는 것에서부터 시작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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