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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저것/한겨레신문-책읽어주는엄마

도시에서 즐기는 자연

by 오른발왼발 2021. 6.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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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 8. 18.

 

도시에서 즐기는 자연


“민들레 있잖아….”
“선생님, 민들레가 뭐예요”
“너희 민들레 몰라 노란색 꽃이 피고 나중에 ‘후~’하고 부는 놀이도 하잖아.”
“몰라요. 전 민들레 본 적 없어요.”
언젠가 유치원에 가서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던 때의 일이다. 정말 뜻밖이었다. 아무리 도시에서 산다고 해도 민들레를 모른다는 대답이 나올 거라고는 생각해본 일이 없었다. 게다가 민들레는 책에도 자주 나오는 꽃인데….
그때부터 나는 동네에서 민들레를 찾기 시작했다. 골목마다 깔린 아스팔트 때문인지 길에서 민들레를 찾기가 쉽지만은 않았다. 그리고 드디어 민들레를 찾았다. 아스팔트와 집 담벼락 사이의 살짝 벌어진 틈 사이에 민들레가 있었다.
그리고 또 하나의 사건(!)이 있었다. 이른 아침이면 밖에서 새가 어찌나 시끄럽게 울어대는지 도무지 늦잠을 잘 수가 없었다. 주위 사람들에게 물었다.
“무슨 새가 이렇게 시끄럽게 울어대는지 모르겠네요. 혹시 무슨 새인지 아세요”
“참새 밖에 더 있겠어요 서울에 새가 있어봤자 참새지 뭐.”
하지만 아무리 들어도 참새 소리는 아니었다. 그때부터 새 소리를 들을 때마다 눈은 공중을 향하게 됐다. 그러자 참새도, 비둘기도, 까치도 아닌, 다른 새들의 모습이 눈에 띄기 시작했다.
흔히 아이들한테 자연을 보여주려면 도시를 벗어나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자연을 보기 위해서 떠나기보다는 각자가 살고 있는 곳의 자연에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
자연은 우리가 조금만 애정을 갖고 관심을 보여주면 우리 눈에 들어온다. 결국 늘 일상에만 쫓기고 주위를 돌아보지 않기 때문에 주위에 있는 풀과 나무와 새들과 곤충들을 볼 기회를 놓치고 마는 우리의 모습이 문제인 것이다.
엄마들은 아이들에게 자연 도감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아이들에게는 도감을 먼저 쥐어주기 보다는 아이들 주위에서 함께 살아가고 있는 자연에 관심을 기울일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게 먼저여야 할 것이다. 자연은 늘 우리와 함께 하고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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