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 8. 4.
아이와 함께 휴가 즐기기
방학이다. 햇볕이 쨍쨍 내리쬐는 더운 날씨에 아이들은 여전히 학원에 공부에 시달리긴 하지만 그래도 아이들에게 방학은 즐겁다. 학교를 가지 않는다는 사실만으로도 마음은 여유가 생긴다. 게다가 여름방학은 누가 뭐래도 가슴 설레는 휴가를 떠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기도 하다.
‘여름 휴가’라고 하면 먼저 떠오르는 곳이 산과 바다다. 다들 가슴이 설렌다. 휴가야말로 답답한 일상을 훌쩍 벗어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렇게 떠난 휴가에서 아이들이 노는 모습을 보면 다 비슷비슷하다. 자연으로 나오긴 했어도 자연을 여유 있게 즐기기보다는 그동안 못놀은 만큼 온 힘을 쏟아서 놀아보는 듯하다. 아마도 평소에는 여유를 갖고 생활하고 놀 수 없는 우리의 모습을 반영하는 것일 게다.
하지만 이 정도면 그래도 소기의 목적은 달성한 셈이다. 때로는 휴가를 가서도 노는 방법을 찾지 못하는 아이들을 보게 된다. 휴가지에서도 여전히 컴퓨터, 텔레비전이 그립고, 그래서 컴퓨터 없이는 놀지 못하는 아이들은 휴가에 싫증을 내기도 한다. 이런 아이들은 도시에서 자기가 놀던 방식말고는 노는 방법을 잘 모른다.
그러고 보니 우린 자연과 함께 노는 방법을 정말 모르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자연은 어쩐지 내가 살고 있는 곳 저편에 떨어져서 존재하고, 가끔씩 필요할 때만 만나는 하나의 ‘대상’처럼 여겨지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그러다 보니 자연이란 그저 ‘경이로운 것’이거나 혹은 ‘탐구의 대상’이거나 ‘관념으로서 우리가 살아가는 곳’, ‘우리가 편히 쉴 수 있는 곳’ 정도로만 여기는 듯하다. 자연을 느끼고 자연과 소통할 수 있는 기회가 없다. 늘 일방적일 뿐이다.
이번 휴가 때는 아이들이 자연과 좀더 친해질 수 있는 방법을 찾아주면 어떨까 그리고 또 하나! 자연에 관한 책을 골라줄 때는 우리의 자연과는 거리가 먼 외국 책이 아닌, 우리 자연의 모습이 담긴 우리 책을 골라주면 좋겠다. 그래야 내 곁에 있는 자연을 더욱 가깝게 느낄 수 있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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