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가 된 남자 이야기와 윤석열
‘호랑이가 된 효자 이야기’, ‘호랑이가 된 김용담’, ‘효자 황팔도’, ‘人虎’
모든 이야기가 다 그렇지만 옛이야기는 누구나 자신의 입장에서 받아들이게 된다. 소설처럼 구체적이지 않지만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누구나 자신의 이야기처럼 느껴지게 되는 것이다. 이뿐 아니다. 옛이야기는 상황에 따라서도 다르게 받아들여진다. 즉, 사람에 따라서, 상황에 따라서 여러 가지 모습으로 다가오는 게 옛이야기인 것이다.
어머니의 병을 고치기 위해 호랑이로 변해 밤마다 개를 사냥하던 남자가 있었다. 남자는 주문이 적힌 책을 읽고 호랑이가 됐다가 다시 책을 읽고 사람으로 돌아오곤 했다. 부인은 밤만 되면 나갔다가 비린내를 풍기며 들어오는 남편이 수상하기만 했다. 그리고 남편이 호랑이로 변하는 모습을 보게 된 부인은 두려운 마음에 남편이 읽던 책을 태워버린다. 책이 사라져 다시 사람으로 돌아오지 못하게 된 남편은 부인을 죽인다. 호랑이가 된 남자는 그 뒤 사람을 해치는 일이 잦았고, 결국 관포수에게 죽임을 당한다.
지난번 나는 이 이야기를 보면서 <그 남자가 호랑이가 된 사연>이라는 제목으로 ‘효의 의미’에 대해서 생각하는 글을 썼다.
그 남자가 호랑이가 된 사연
그 남자가 호랑이가 된 사연‘호랑이가 된 효자 이야기’, ‘호랑이가 된 김용담’, ‘효자 황팔도’, ‘人虎’ 효의 의미를 묻다 어머니의 병을 고치기 위해 호랑이로 변해 밤마다 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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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2024년 12월 3일, 느닷없는 계엄령 선포와 12월 12일 윤석열의 담화를 보며 다시 이 이야기가 떠올랐다. 이번엔 '효의 의미'가 아니라 자신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말도 안 되는 망상에 사로잡혀 나라를 혼란의 도가니로 내모는 남자의 이야기로 보였다.
이야기에서 남자의 어머니는 고칠 수 없는 병에 걸렸다. 어머니는 남자의 근원이다. 그 근원이 고칠 수 없는 병으로 흔들리는 것이다. 윤석열의 체제가 심각한 이상으로 요동을 치듯이 말이다.
어느 날 남자는 산신령으로부터 어머니 병을 고칠 수 있는 방법을 듣게 된다. 어머니의 병을 고치려면 흰 개 1,000마리를 약으로 먹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남자에겐 흰 개 1,000마리를 구할 방법이 없다. 그러자 산신령은 방법을 알려준다. 호랑이로 변해서 흰 개를 사냥하면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호랑이로 변할 수 있는 경(주문)이 적힌 책을 준다.
윤석열에게 산신령이란 극우 유튜버들일 것이다. 이들은 문제를 해결하려면 반국가세력들(윤석열 말을 안 듣는 사람들)을 처단해야 한다며, 모든 문제를 한 번에 해결해야 한다며, 대통령의 권한 가운데 계엄령이란 것이 있음을 일깨운다.
경이 적힌 책이 윤석열 앞에 던져진 셈이다. 자신의 말을 안 듣는 사람들을 죄다 없애고 싶었던 윤석열은 그 책을 덥석 집어 든다. 계엄령이란 국가가 비상사태에 빠졌을 때만 내릴 수 있는 조치지만, 윤석열은 비상사태가 아닌, 아니 평화롭던 대한민국에 계엄령을 선포한다.
호랑이가 되어 흰 개 1,000마리를 사냥하듯 마음에 안 드는 사람들을 잡아들이려 한 것이다.
부인은 호랑이가 되어 흰 개를 사냥하느라 피비린내가 나는 남편이 두려워진다. 아마도 부인은 처음엔 남자가 잡아 온 흰 개를 약으로 만들어 어머니에게 바쳤을 것이다. 하지만 점점 극단으로 치닫는 남자를 보며 두려움을 느꼈던 것 같다.
남자의 부인은 김건희가 아닌 한동훈의 모습처럼 보인다. 김건희야 윤석열과 한 몸(김건희=윤석열)이니 말이다. 계엄령 선포 이후 오락가락하던 한동훈은 윤석열에게서 피비린내가 너무 강해지자 자신과 선을 긋는다. 철저한 정치적 셈법에서 나온 것이긴 하겠지만 어쨌든 더는 같이 갈 수는 없다는 판단이 섰기 때문일 것이다.
12월 12일, 담화문을 발표하는 윤석열은 책이 불타버려 경을 외우지 못해 사람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호랑이가 되어 버린 남자의 모습처럼 보였다. 이젠 사람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절망감 때문일까? 완전히 호랑이가 되어 버린 윤석열은 여전히 자신은 잘못이 없으며 모든 건 반국가세력들 때문이라며 국민을 향해 '해볼 테면 해보라'며 협박을 하고 있다.
아마도 윤석열은 이 이야기가 어떻게 끝나는지 모르는 듯싶다. 호랑이가 되어 버린 남자는 사람들에게 계속 해를 끼쳤고, 결국 나라에서는 호랑이를 잡으란 명령이 내려진다. 결국 호랑이가 된 남자의 결말은 죽음이었던 것이다.
윤석열의 운명도 비슷할 듯싶다. 국민의 명령에 의해 탄핵되고, 내란죄로 처벌을 받아야 한다. 내란죄의 수괴인 윤석열이 받을 처벌은 사형 또는 무기징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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