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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책 관련/논픽션

마리아 메리안

by 오른발왼발 2025. 1.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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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아 메리안을 아시나요?

 

 

마리아 메리안을 아시나요?

 

마리아 메리안은 17세기 스위스의 곤충학자이자 화가였던 여성이에요.

마리아 메리안이 살던 시절은 나비와 나방을 여름새라고 불렀대요. 날씨가 따뜻할 때 갑자기 나타났다가 가을이면 사라지기 때문이었대요.

곤충이 어떻게 생기는지 몰랐던 사람들은 이렇게 생각했대요.

파리는 묵은 고기에서 나오고,

나방은 낡은 양털에서 나오고,

풀잎에 맺힌 이슬이 햇빛에 쪼그라들면 곤충의 알이 되고, 그 안에서 구더기가 나오고,

공기 중으로 튄 불꽃은 독침으로 무장한 말벌이 된다고요.

그러다 보니 사람들은 곤충을 사악한 것이라 여겼대요. 인간의 적이며, 악마의 짐승으로 여긴 거죠. 그래서 곤충에 관심을 보이거나 채집하는 여자가 있다면 바로 마녀로 고발당할 정도였대요.

 

마리아 메리안은 이런 분위기에서 곤충에 관심을 갖고 관찰하기 시작했어요.

 

또 당시는 여자가 유화로 그림을 그리는 법을 터득해서도 안 되고, 인물이나 도시 경치를 그려서도 안 되는 때였대요.

하지만 마리아 메리안은 그림을 그렸어요. 유화 대신 물감으로, 인물이나 도시 경치 대신 곤충 그림을요.

 

마리아 메리안은 관찰을 통해 애벌레 번데기 나비나 나방으로 바뀌는 변태 과정을 발견했어요. 이건 그때까지 아무도 알아내지 못했던 것이었어요.

마리아 메리안은 그것을 그림으로 남겼어요.

마리아 메리안은 곤충의 변화 과정뿐 아니라 각각의 곤충이 먹는 식물에 대해서도 관심을 기울였어요. 그리고 그림을 그릴 때는 곤충의 변태 과정과 그 곤충이 먹는 식물을 하나의 그림 속에 함께 담아내려고 했어요. 곤충을 하나의 생태계 내에서 이해하려고 노력한 거죠.

 

화가였던 아버지의 재능을 물려받은 마리아 메리안의 그림은 예술적이었고, 과학적이었죠. , 마리아 메리안은 훌륭한 곤충화가이자, 곤충학자였고, 생태학자였고, 박물학자이기도 했어요.

 

사람들은 마리아 메리안을 통해 곤충의 비밀을 알아갔어요.

곤충은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모양을 바꾸며 천천히 자라고, 그 모양은 어떤 것도 사악하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됐죠.

 

곤충에 대해서라면 마리아 메리안은 늘 배가 고팠어요. 그래서 마리아 메리안은 남아메리카의 정글(수리남)로 떠나기도 했어요. 당시는 남자 보호자 없이 배를 타고 멀고도 험한 바닷길을 가는 건 거의 불가능했는데도 말이에요. 그리고 그곳에서 지내며 유럽에서는 보지 못한 새로운 곤충과 양서류를 관찰하고 그 결과를 그림으로 그렸어요. 그리고 돌아온 뒤엔 이를 멋진 책으로 엮어서 냈어요.

 

마리아 메리안에 관한 책을 보며 저는 마리아 메리안의 매력에 푹 빠지고 말았어요.

 

이번에 제가 본 책들이에요.

 

곤충화가 마리아 메리안(마르가리타 엥글 지음/줄리 패치키스 그림/담푸스)

 

이 책에는 곤충의 변태과정을 처음으로 알아낸 여성 과학 예술가란 부제가 붙어 있어요.

초등 1-2학년 정도에게 권하고 싶은 그림책이에요.

마리아 메리안 시대의 분위기와 마리아 메리안이 한 일을 간결한 문체로 아주 깔끔하게 전달하고 있어요.

그림은 마리아 메리안이 관찰한 곤충들도 잘 보여줘요.

몇몇 장면은 펼침면을 기준으로 왼쪽에는 당시 사람들의 모습을, 오른쪽에는 마리아 메리안의 행동을 견줘서 보여주기도 해요. 그 장면을 보면 마리아 메리안이 얼마나 훌륭했는지가 실감이 나요.

1인칭 화법으로 어린 마리아 메리안이 곤충 화가인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형식이에요. 그러다 펼침면 가득 나비 그림이 있는 장면을 넘기면 어린 마리아 메리안이 자신의 꿈을 이야기하기 시작해요.

난 먼 나라에 있는 도마뱀과 개구리들의 그림도 그릴지 몰라.”

언젠가 나는 그림들을 묶어 책으로 낼 거야.”

이런 식으로요.

어쩐지 이 책은 인물 그림책일 뿐 아니라 아이들이 자신의 꿈을 키워나갈 수 있는 책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엎드려 관찰하고 자세히 그렸어요(김주경 지음/씨드북)

 

곤충을 사랑한 화가, 마리아 메리아이란 부제가 붙어 있어요.

부제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책은 곤충 화가 마리아 메리안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요.

이 때문인지 마리아 메리안의 곤충학자, 생태학자, 박물학자로서의 매력은 부각되지 않은 것 같아 좀 아쉬워요.

마리아 메리안의 생애에 중심을 맞춰 서술한다는 점에서 앞서 소개한 곤충 화가 마리아 메리안과는 차이가 있어요.

마리아 메리안의 삶을 곤충의 생태와 연결해 서술하려는 노력은 의미가 있어 보여요. 하지만 그림책의 짧은 분량 때문인지 앞뒤 맥락이 빠진 채 서술이 이어지고, 그러다 보니 관념적으로 느껴지는 면이 있어요.

이 책도 초등 1-2학년 정도가 볼 수 있는 그림책이에요.

편견의 벽을 시원하게 뚫어버린 여성들을 다루는 바위를 뚫는 물방울시리즈 가운데 한 권이에요.

 

 

세계 최초의 곤충 화가 마리아 메리안(한해숙 지음/이현정 그림/두레아이들)

 

초등 고학년 대상의 인물 이야기에요.

이 책 역시 마리아 메리안의 생애에 중심을 맞춰 서술하고 있어요.

글의 양이 꽤 많은 편(124)이에요. 또 글에 장식도 많고 부차적인 정보들도 많이 들어가 있어서 쉽게 읽기는 좀 어려운 듯 싶어요.

어떻게 보면 인물 이야기라기보다는 인물을 소재로 한 소설처럼 느껴지기도 해요.

서술형 글보다 스토리 구조를 좋아하는 아이들이라면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 같아요.

당시의 사회상과 마리아 메리안의 삶을 연결해 쓰려는 노력이 보여요. 하지만 아쉽게도 두 가지가 잘 어우러지진 못한 것 같아요.

조금 잘못된 부분도 군데군데 보여요. 가장 대표적인 건 동인도회사에 대한 설명이에요.

마리아 메리안이 동인도회사의 도움으로 수리남에 가는 장면에는 갑자기 영국의 동인도회사에 대한 설명이 나오는데, 실은 네덜란드 동인도회사에 대한 설명이 나와야 맞아요.

 

 

나비를 그리는 소녀(조이스 시드먼 글/마리아 메리안 그림/북레시피)

 

성인 대상으로 나온 책이지만 책읽기를 좋아한다면 초등 5-6학년 정도도 읽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오래도록 소장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던 책이에요.

 

차례부터 아주 마음에 들었어요.

부화 1234탈피 번데기 우화 확장 비행

곤충의 순환 과정을 차례로 잡고, 이를 마리아 메리안의 삶에 녹여냈어요.

그리고 본격적으로 본문에 들어가기 전에 책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내용이 있어요. ‘나비 용어 사전이라 해서 곤충을 이해하는 데 필요한 단어에 대한 설명과 정원에 있는 소녀라는 제목으로 마리에 메리안에 대해 간략한 설명이 나와요.

이 책은 마리아 메리안의 삶은 물론 당시 분위기도 확실하게 보여줘요. 그렇기에 마리아 메리안이 어떤 상황에서 어떻게 삶을 살아냈는지를 더욱 실감이 나게 이해할 수 있어요.

쉽게 보기 힘든 도판, 곤충의 생애를 담은 초근접 사진, 마리아 메리안이 그린 그림, 나비의 변태 과정을 담은 설명 등은 책의 몰입도와 이해도를 더 높여줘요.

백문이 불여일견, 꼭 한번 읽어보시길 권해드려요.

 

저도 아직 보지 못했지만 마리아 메리안이 직접 쓰고 그린 책들도 나와 있네요.

 

 

화폐와 우표에 실린 마리아 메리안의 모습도 있어요.

독일에서 나온 500마르크 지폐 속의 마리아 메리안
지폐 뒷면에 실린 마리아 메리안의 그림
마리아 메리안 기념 우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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