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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산3

감자를 먹으며 하아 허어 김을 토하며 감자 먹던 기억 《감자를 먹으며》(이오덕 글/신가영 그림/낮은산) 나에게 이오덕 선생님은 늘 꼬장꼬장하고 무섭게만 느껴지던 분이었다. 몇 번인가 만나 뵙긴 했지만 조심스러워 말 한 마디 제대로 하지 못했다. 늘 바른말만 하시고, 당신이 생각한 그 방향 말고는 모르고 외곬으로 사시는 선생님 모습 때문이었다. 그래서 선생님 말씀을 충분히 공감하면서도 때론 답답함을 느꼈고 또 때론 괜한 반항심이 일기도 했다. 이 책은 이오덕 선생님의 동시집이다. 아니, 동시집이라고 말하기엔 무리가 있다. 이 책은 단 한 편의 동시가 실려 있을 뿐이다. 동시 한 편으로 만든 책, 예전에 이런 책을 본 일이 있었던가? 얼른 떠오르는 책이 롱펠로우의 서사시를 그림책으로 만든 《히어와서의 노래》(보림)다. 좋.. 2021. 4. 29.
벽이 벽이처럼, 다현이처럼 《벽이》(공진하 글/오승민 그림/낮은산/2005년) 벽이 벽이는 주인공 재현이가 맘 놓고 자기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상대다. 다른 사람에게는 할 말이 나오지 않고 더듬거리게 되지만, 벽이한테 이야기할 때면 막힘 없이 이야기가 술술 나온다. 벽이는 재현이가 말을 더듬거려도 참고 기다려주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들은 “못 알아 듣겠어. 급한 거 아니지? 그럼 나중에 얘기하자.” 하고 답답해할 때도 벽이는 재현이의 말문이 다시 터질 때까지 얼마든지 기다려준다. 덕분에 재현이는 벽이한테 말을 할 때만큼은 마음이 편해진다. 마음이 편해지니 말도 잘 나온다. 이렇게 재현이는 벽이랑 친구가 된다. 그런데 벽이가 누군지 아는 순간 그만 가슴이 답답해진다. 벽이는 다름 아닌 재현이 방 한쪽의 빈 벽이.. 2021. 4. 18.
살아있었니 불안한 현실, 우리의 자화상 《살아 있었니》(김남중 글/조승연 그림/낮은산/2009년) 살아 있었니? 이 말에는 참 여러 가지 감정이 뒤섞여 있다. 아직까지 살아있는 것에 대한 반가움, 이렇게 살아 있는 동안 얼마나 힘들었을 지에 대한 안타까움, 앞으로 살아가는 데 어려움은 없을지에 대한 염려. 현재를 중심으로 과거와 미래에 대한 감정까지도 말이다. 이 책에는 모두 여섯 편의 단편이 실려 있다. 표제작인 「살아 있었니」도 그 가운데 한 편이다. 는 2058년 서울을 배경으로 하는 미래 소설이다. 대부분의 미래 소설이 그렇듯이 2058년 우리의 모습은 절망적이다. “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2058년 3월 1일 대한방송 뉴스입니다. 오늘 기온은 서울 31도, 평양 29도를 기록하여 어제보다 조금 선선한.. 2020. 1.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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