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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저것/초등 독서평설 - 책읽어주는선생님

[2009년 6월] 중세 유럽 이야기 들어볼래?

by 오른발왼발 2010. 10.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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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세 유럽 이야기 들여볼래?

 

 

선생님은 고등학교 때 처음 세계사를 배웠어요. 중세 유럽에 대해서도 그때 자세히 알았지요. 유럽의 중세는 400년대부터 1400년대에 이르는 1000년의 시기를 말해요. 사람보다는 신이 우선이던 때라서 모든 것이 엄숙했던 시대였지요. 사람들은 신에게 복종하는 삶을 살아야 했어요.

그런데 우리 딸이 아는 중세의 모습은 달라요. 멋진 성, 늠름한 기사, 예쁜 공자가 있던 매력적인 시대로 생각해요. 아마 공주 이야기를 읽고 알게 된 것일 거예요. 과연 중세 유럽은 어떤 모습이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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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이 알고 있는 것처럼 중세 유럽에는 왕자와 공주가 많았어요. 힘센 하나의 나라를 이루지 못하고 여러 왕국으로 나뉘어 있었기 때문이지요. 그 왕국은 다시 영주들이 다스리는 땅으로 나뉘었어요. 영주는 왕에게 땅을 받은 신하예요. 왕은 나라 전체를 지킬 만한 힘이 없었기 때문에 신하들에게 땅을 나누어 주어 다스리게 했지요. 영주는 기사를 두어 자신의 땅을 지키게 햇어요.

그런데 중세 유럽에서 왕과 영주 같은 높은 신분은 아주 적었지요. 대부분은 농부였어요. ‘농노’라고 불리는 이들은 농사를 지어서 영주에게 소작료를 받쳐야 하는 신세였지요. 죽을 힘을 다해 일해도 먹고살기 힘들 만큼 고달프게 살았어요. 그 모습을 알고 나면, 중세 유럽에서 살고 싶다는 생각은 쏙 들어갈걸요.

 

 

먼저 『아르노가 들려주는 중세 유럽의 비밀』(크레용하우스)에서 아르노의 이야기부터 들어 볼까요? 때는 중세 말인 1390년. 열두 살 아르노는 프랑스 왕국의 작은 마을에 살아요. 아르노는 어려운 가정 형편 때문에 가족과 헤어져 혼자 ‘쿠시 성’에 가서 일을 하게 되어요. 아르노는 그곳에서 허드렛일중요하지 않고 잡다한 일을 하며, 여러 사람들을 만나고 많은 사건을 겪지요.

이 책은 아르노의 일기처럼 쓰여 있어요. 쿠시 성으로 가게 된 9월 20일부터 성에서 성에서 보낸 약 두 달 동안의 일이에요. 아르노의 일기에는 중세의 모습이 생생하게 담겨 있어요. 농부. 기사. 영주가 생활하는 모습도 보여주고, 그들이 사는 성의 모습도 자세히 알려 주지요. 아르노가 영주 부인의 보석함이 없어진 사건에 휘말린 일도 흥미로워요.

아르노의 일기 옆에는 일기의 내용과 관련된 정보가 가득해요. 이 정보들은 아르노가 겪은 일들을 더 자세히 그려 볼 수 있게 도와주지요. 예를 들어 아르노가 화장실을 청소했던 날의 일기 옆에는 성에 있는 화장실 구조가 그림으로 자세히 나와요. 이런 다양한 볼거리 덕분에 중세 유럽의 역사는 더욱 가깝게 느껴져요.

 

 

『존경하는 신사 숙녀 여러분!』(시공주니어)은 여러 아이들의 눈으로 본 중세의 모습을 보여주죠. 아르노가 살았던 시대보다 135년 빠른 1255년 영국의 어느 장원을 배경으로 하고 있어요. 영주가 다스리는 땅을 장원이라고 불러요.

이 책은 연극을 공연을 위한 희곡이에요. 작가는 아이들 모두 주인공이 되어 연극을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이 작품을 썼다고 해요. 그래서 이 책을 읽을 땐, 연극을 하듯 읽어야 제맛이에요. 이 책에 실린 21편의 희곡 중 19편이 독백극(모노드라마)지요. 한 사람이 나와 혼자서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거예요. 각 편마다 3분 정도 독백을 연기할 수 있지요. 혹시 혼잣말을 해 본 적이 있나요? 혼잣말에는 그 사람의 처지와 감정이 솔직하게 담겨 있어요.

희곡마다 등장하는 아이들의 신분은 다 달라요. 영주의 조카, 기사의 아들 같은 높은 신분의 아이도 있지만, 가슴 아픈 사연이 많은 낮은 신분의 아이들도 많이 나와요. 영주를 위해서 일하는 농노의 딸, 농노의 생활을 견디다 못해 도망자 신세가 된 아이, 억울하게 죄를 뒤집어쓴 아이도 있지요. 그 친구들의 독백을 듣고 있어면 중세가 그렇게 낭만적이지만은 않다는 걸 알 수 있어요. 오늘날 우리가 너무나 당연하게 누리는 것들을 위해 중세엔 얼마나 치열하게 싸웠는지도 알 수 있지요.

 

역사를 좋아하나요? 역사를 싫어하는 친구들은 역사를 나와 상관없는 과거로, 지루하게 느끼지요. 글너 친구들이라면 오늘 소개한 책을 꼭 읽어 보세요. 역사 속 이야기가 내 친구의 일인 것처럼 무척 실감나게 다가올 거예요.

 

『아르노가 들려주는 중세 유럽의 비밀』(브리지트 코팽 글, 에르완 쉬르쿠. 모리스 포미에 그림, 하정희 옮김, 크레용하우스/절판)

『존경하는 신사 숙녀 여러분!』(로라 에이미 슐리츠 글, 로버트 버드 그림, 김민석 옮김, 시공주니어/절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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