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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저것/초등 독서평설 - 책읽어주는선생님

[2010년 2월] 아메리카, 신세계를 찾아서

by 오른발왼발 2010. 10.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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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카, 신세계를 찾아서

 

 

제가 학교 다닐 때 지겹도록 외었던 연도들이 있어요. 지금까지 기억에 남아있는 것도 있지요. 그 가운데 하나가 바로 ‘1492년’이에요. 1492년은 콜럼버스가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한 해랍니요.

그 당시는 콜럼버스의 아메리카 발견이 왜 그렇게 중요하게 여겨졌는지 모르겠어요. 하긴 저도 한때 콜럼버스를 대단한 영웅으로 여긴 적이 있지요. 생각해 보세요. 사람들에게 전혀 알려지지 않았던 땅을 처음으로 발견했다면, 그것만큼 대단한 사건은 없지 않겠어요? 하얗게 눈이 내린 날 아무도 밟지 않은 눈 위를 걷는 것만도 가슴 설레는 일인데, 다른 사람들이 몰랐던 땅에 첫 발을 내딛다니!

기억을 더 더듬어 보니, 그뿐만이 아니었네요. 제가 학교를 다니던 시절, 미국(아메리카)은 꿈과 기회의 나라로 여겨졌어요. 미국에만 가면 무슨 일이든 새롭게 시작해서 잘 살 수 있으리라 믿는 사람들이 많았지요. 콜롬버스가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했을 때, 유럽 사람들이 그곳을 금과 은이 나는 신세계로 여겼던 것처럼 말이에요. 또, 텔레비전에서는 미국 영화를 자주 보여줬는데, 주로 미국 서부지역을 개척하려는 백인들이 인디언들의 방해를 딛고 일어서는 내용이었지요.

제가 이 모든 것에 대해 의문을 갖게 된 건 학교를 졸업하고도 한참이 지난 뒤였어요. 어떤 의문이냐고요? 콜럼버스가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했다고는 하지만, 사실 이미 그곳엔 사람들이 살고 있었잖아요. 우리가 인디언이라 부르는 사람들이요. 그리고 남쪽엔 마야, 잉카, 아스텍 같은 훌륭한 문명들도 있었고 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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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럼버스는 사람들에게 아메리카 대륙을 최초로 발견한 사람으로 기억되고 있어요. 하지만 『아메리카를 누가 처음 발견했을까?』(러셀 프리드먼 글/강미경 옮김/두레아이들)에서는 다르게 이야기해요. 콜럼버스가 아메리카를 발견한 인물로 인정받는 건, 그의 항해가 처음으로 아메리카 대륙을 유럽 사람들에게 널리 알렸기 때문이라네요. 그 뒤 유럽은 아메리카를 정복하고 식민지로 삼았지요. 이건 정말 엄청난 일이었어요. 대서양유럽. 아프리카 대륙과 아메리카 대륙 사이의 바다을 사이에 두고 양쪽의 삶이 완전히 바뀌고 말았으니까요. 한쪽은 정복자, 한쪽은 종복당한 자가 되어 버린 거지요.

이 책에는 콜럼버스보다 앞서 아메리카를 발견했다고 여겨지는 사람들이 등장해요. 그 가운데 가장 흥미로웠던 사람은 ‘정화’예요. 정화는 1405년부터 1433년까지 중국의 무적함대 250여 척을 이끌고 일곱 번에 걸쳐 항해에 나섰어요. 이 과정에서 1421년 아메리카에 도착했었다고 해요.

그런데 정화가 진짜로 콜럼버스보다 50년이나 빨리 아메리카를 발견했느냐 아니냐 하는 문제보다 더 흥미로운 이야기가 나와요. 정화가 바로 『아라비안 나이트』에 나오는 「신드바드의 모험」의 주인공이라는 거예요. 정화의 호가 ‘삼보(三寶)’인데 이것을를 중국식으로 발음으로 하면 ‘신바오’가 되고, 신바오의 이야기가 오랜 세월 동안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면서 ‘신드바드’가 되었다는 거지요.

아메리카를 발견한 사람들은 또 있어요. 바로 바이킹 탐험가 ‘붉은 에릭’과 그의 아들 ‘레이프 에릭슨’이죠. 이들은 콜럼버스보다 약 500년이나 빠른 1000년경에 아메리카에 도착해 바이킹 마을을 만들었다고 해요. 사실 이 이야기는 처음엔 그저 전설로만 여겨졌대요. 하지만 이 전설이 실은 사실에 바탕을 두고 있다고 믿는 사람들의 끈질긴 연구 덕분에 지금은 거의 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하지요.

유럽 사람들은 콜럼버스가 발견한 아메리카를 신세계로 여겼지만, 아메리카는 이미 러 사람에게 발견되었던, 알고 보면 ‘그다지 새롭지 않은 신세계’였던 거예요. 게다가 콜럼버스가 처음 발 디딜 당시 아메리카에는 유럽 전체 인구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이미 살고 있었대요.

고고학자들은 이미 약 13,500년 전에도 사람이 살고 있었다고 말해요. 이곳에서 발견된 창촉이 그 증거지요. 그런데 또 다른 증거가 나타났어요. 약 14,500년 전 사람들이 살던 터가 발견된 거예요. 그리고 약 18,000년 전의 유물들도 잇따라 발견됐지요.

아메리카 대륙엔 우리가 상상할 수도 없을 만큼 오랜 옛날부터 사람이 살고 있었던 거예요. 이 사람들이야말로 진짜 아메리카 대륙의 주인들이지요. 그 사람들에게 아메리카를 누가 발견했느냐고 물으면 과연 뭐라고 대답할까요? 친구들이라면 어떻게 대답할 건가요?


 


 
함께 읽으면 좋은 책


『지도로 만나는 탐험과 제국』(사이먼 애덤스 글/이충호 옮김/대교출판/절판)

콜럼버스가 항해에 나섰던 시기는 ‘대항해 시대’라고 불리는 때였어요. 유럽 여러 나라가 신대륙 탐험에 열을 올리던 시기지요. 이 무렵의 이야기를 담은 책이 또 있어요. 바로 『지도로 만나는 탐험과 제국』. 유럽 여러 나라의 
 

탐험 역사와 그들이 세운 식민지들을 그림 지도를 통해 한눈에 살펴볼 수 있지요.

 

 

함께 읽으면 좋은 책

『삐딱하고 재미있는 세계 탐험 이야기』(진 프리츠 글/이용인 옮김/푸른숲/절판)


콜럼버스가 항해에 나서던 시기는 이른바 대항해라 불리는 시기였어요. 많은 사람이 새로운 세계를 향해 도전을 나섰어요. 이 시기를 대표하는 10명의 탐험가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그 시대를 이해하게 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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