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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머거리 너구리와 백석 동화나라
백석 글/이수지 그림/웅진주니어
월북 작가라는 것만으로 우리에게서 멀리 떠나가 있던 백석의 '동화시'다.
백석이 1957년 북한에서 발표한 <집게네 네 형제>라는 동화시집에 수록된 작품에서 골라낸 작품으로 북한에서 아동문학 논쟁을 불러일으키고, 북한에서 숙청을 당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동화시'라는 말이 좀 낯설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책을 몇 장만 넘겨보면 '이래서 동화시라고 했구나'하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맏형은
굳고 굳은 강달소라 껍질 쓰고
강달소라 꼴을 하고
강달소라 짓을 했네.
그래서 둘째 동생은
곱고 고운 배꼽조개 껍질 쓰고
배꼽조개 꼴을 하고
배꼽조개 짓을 했네.
그래서 셋째 동생은
곱고도 굳은 우렁이 껍질 쓰고
우렁이 꼴을 하고
우렁이 짓을 했네.
그러나 막내동생은
아무 것도 아니 쓰고
아무 꼴도 아니 하고
아무 짓도 아니 하고
집게로 태어난 것
부끄러워 아니 했네.
<집게네 네 형제> 중에서
동화처럼 이야기 구조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이를 산문이 아닌 시로 형성화해냈다. 덕분에 글의 리듬과 운율이 살아있어 읽는 맛이 남다르고, 간결한 반복구조가 살아있어 마치 옛이야기를 듣는 기분도 난다.
<귀머거리 너구리> <개구리네 한솥밥> <집게네 네 형제> <오징어와 검복> 이렇게 네 편의 동화시가 실려 있다. 동물들을 주인공으로 한 우화의 형식과 그림이 낯선 동화시지만 어린 아이들이 재미있게 읽도록 끌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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