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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저것/초등 독서평설 - 책읽어주는선생님

[2011년 8월] 꼬물꼬물 세균 대왕 미생물이 지구를 지켜요

by 오른발왼발 2021. 6.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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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균이 인간의 친구라고?

 

 

장마가 지나자 이제는 푹푹 찌기 시작합니다. 해가 쨍쨍할 땐 뭐든 뽀송뽀송해야 할 것 같은데, 습기가 많은 탓에 온몸이 끈적끈적하네요.
요즘 같은 때엔 일기 예보에 새로운 정보 하나가 추가되곤 해요. 친구들도 들어봤을 거예요. 바로 ‘불쾌지수’인데요, 이 지수가 80 이상으로 올라가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불쾌감을 느낀대요. 그래서 별거 아닌 일에도 다투는 일이 많아지지요. 우리나라 여름 날씨의 특징을 ‘고온다습’이라고 배웠던 게 정말 실감 나는 때예요.
엄마들은 이런 날씨를 특히 싫어하지요. 아주 잠깐 사이에 음식이 쉬어 버리기도 하고, 며칠 안 된 음식물에 곰팜이가 잔뜩 생기기도 하니까요. 어디 음식뿐인가요? 욕실 틈새에 곰팡이가 끼기도 하죠.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화장실은 물론이고 싱크대, 도마, 행주에도 세균이 득실거린대요. 그럼 엄마들은 또 바빠지지요. 세균에 맞서 살균 소독을 해야 하니까요.

책장 넘기기

 

『꼬물꼬물 세균 대왕 미생물이 지구를 지켜요』(김성화, 권수진 글/박재현 그림/풀빛)의 주인공은 우리가 그토록 싫어하는 세균이에요. 이상하지 않아요? 세균 대왕이 지구를 지킨다니요. 세균은 우리 건강을 위협하기 때문에, 늘 살균 소독을 철저히 해야 한다고 배웠던 것 같은데……. 전염병을 일으키는 것도 다 세균 짓이고 말이에요.
혹시 우리가 세균에 대해 지나치게 안 좋은 선입견을 갖고 있었던 건 아닐까요? 한번 ‘나쁜 사람’으로 찍히면, 그 사람이 무슨 행동을 해도 다 나쁜 것처럼 보이잖아요. 세균도 그런 입장이라면 무척 억울할 것 같아요.
그러니 무조건 미워하기 전에 먼저 세균의 이야기를 들어봐요. 진짜로 지구를 지키는 엄청난 일을 하고 있는지도 물어보고요. 만약 사실이라면, 지금껏 억울한 대접을 받은 게 틀림없으니 그 누명도 말끔히 씻어줘야겠어요. 
지구에 세균이 처음 나타난 건 천만년을 자그마치 380번이나 거슬러 올라가는 아주 먼 옛날의 일이래요. 지구상에 사람은커녕 아무런 생명도 살지 않을 때였지요.
그런데 세균의 존재가 사람들에게 알려진 건 그리 오래되지 않았어요. 아무리 시력이 좋은 사람이라도 맨눈으로 세균을 발견할 수는 없었으니까요. 세균을 처음 발견한 사람은 현미경 만들기가 취미였던 네덜란드의 옷감 장수 ‘레이우엔훅’이에요. 그의 발견으로 사람들은 세균에 대해 조금씩 관심을 갖게 되었죠. 눈으로 볼 수 없는 작은 세상이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 거예요.
세균이 처음 발견됐을 때, 사람들은 세균의 나쁜 점에만 주목했어요. 상처를 감염시키고, 전염병을 일으키고, 음식을 상하게 만들고……. 세균을 완전히 없애버리기만 하면 이런 문제가 해결될 거라 생각했죠. 이렇게 해로운 세균은 없애야 할 필요가 있기도 해요.
하지만 모든 세균을 없애야 하는 건 아니에요. 사실 우리 몸은 세균과 함께 살아가고 있는 것과 다름없는걸요. 우리 몸 전체에는 대략 100조 마리가 넘는 세균이 살고 있어요. 이렇게 수많은 세균 가운데 병을 일으키는 것은 1%도 되지 않지요. 대부분의 세균들은 우리를 건강하게 만드는 활동을 하고 있어요. 예를 들어 산화질소를 만드는 세균은 음식에 묻어 들어와 병을 일으키는 세균을 해치워줘요. 적당량의 대장균은 음식을 잘게 부숴 비타민과 아미노산을 만들고, 큰창자를 청소하는 역할도 하지요. 유산균이 좋다는 건 다들 잘 알 거예요. 이쯤 되면 세균을 미워할 게 아니라 세균에게 잘 보이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 같아요. 세균은 사람 없이도 살 수 있지만, 사람은 세균 없이는 절대 살아갈 수 없으니까요.
세균은 우리가 사는 이 지구에도 꼭 필요해요. 광합성을 처음 발명한 것도 세균이지요. 그 덕분에 오존층이 만들어지면서 해로운 자외선을 차단해, 지구에 많은 생물들이 생겨나 살아갈 수 있게 됐어요. 변신 천재인 세균들은 끊임없이 변신해 가면서 새로운 생물을 만들어냈지요.
또한 세균의 친척인 곰팡이가 수억 년 동안 동식물의 시체와 쓰레기를 분해한 덕분에 지구가 무덤 행성으로 변하지 않을 수 있었어요, 가끔 음식에 핀 곰팡이 때문에 속상했다면, 앞으론 곰팡이 덕분에 세상의 쓰레기가 분해되어 지구가 깨끗하게 지켜지고 있다고 생각해 보는 건 어떨까요?
알고 보니 세균은 우리 몸과 지구를 지키는 좋은 친구들이었네요. 물론 나쁜 세균들도 있긴 해요. 그런데 그건 사람들 가운데도 간혹 나쁜 사람이 있는 것과 비슷한 게 아닐까요? 몇몇 나쁜 사람 때문에 사람들 전체가 다 나쁘다고 말할 수 없는 것처럼, 몇몇 나쁜 세균이 있긴 해도 세균 전체를 본다면 생명과 지구를 지키는 좋은 친구들임이 틀림없으니까요.

함께 읽으면 좋아요!

 

『인간의 오랜 친구 미생물 이야기』(외르크 블레히 글/공미라 그림/웅진주니어/절판)

아무리 외로워도 우리는 완전히 혼자였던 적이 한 번도 없었어요. 늘 수많은 미생물이 우리 몸에서 우글거리며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지요. 이 책은 온갖 미생물들이 어떻게 살아가고,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를 설명해 주는 책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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