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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저것/초등 독서평설 - 책읽어주는선생님

[2011년 11월] 학교 영웅 전설

by 오른발왼발 2021. 6.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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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이 필요해!

 

 

제가 초등학교, 중학교에 다닐 무렵엔 엄청난 영웅들이 참 많았어요. 텔레비전에도, 영화에도 다양한 영웅들이 등장했지요. 위급한 순간에 감쪽같이 변신을 하고 사건을 해결하는 ‘슈퍼맨’이나 ‘원더우먼’, 평범한 물건을 멋진 도구로 만들어 문제를 해결하는 ‘맥가이버’ 같은 영웅들 말이에요.
그때랑 비교하면 지금은 영웅이 많이 사라진 것 같아요. 예전엔 왜 그렇게 영웅이 많았던 걸까요? 혹시 보통 사람이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가 너무 많았기 때문이 아닐까요? 영웅은 우리같이 평범한 사람들이 할 수 없는 일들을 척척 해내는 사람이니까 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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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세에는 세상을 구할 영웅이 나타나는 법…….’

 

『학교 영웅 전설』(최나미 글/윤지희 그림/웅진주니어)의 첫 문장이에요. 음~. 고개가 끄덕여지는 말이네요. 예전에 영웅이 많았던 건, 역시 그때가 살기 어려운 ‘난세’였기 때문인가 봐요.
그런데 생각해 보면 지금껏 난세가 아닌 적이 없던 것 같아요. 크든 작든, 세상에는 한상 온갖 문제들이 가득하니까요. 그래서일 거예요. 우리는 늘 영웅을 필요로 했어요. 크게는 세상을 뒤바꿀 영웅이, 작게는 집안의 영웅이 필요했지요. 집에서 아이들의 영웅은 대개 아빠일 거예요. 다른 가족들이 하지 못하는 어려운 일들을 아빠는 척척 해내곤 하니까요.
이 책의 주인공 ‘의찬’이 친구들 사이에서는 의찬이 아빠가 영웅으로 통해요. 의찬이네 아빠는 경찰이거든요. 그런데 정작 의찬이는 아빠가 창피하기만 하대요. 아빠는 쉬는 날이면 온종일 힘들다고 징징대고, 한번은 불량배들에게 맞고 들어온 적도 있다니까요. 경찰이 맞고 돌아오다니요! 의찬이에겐 정말이지 감추고 싶은 비밀인데, 아빠는 부끄럽지도 않은지 의찬이 친구들에게 그걸 말하는 거 있죠.
사실 의찬이에게 진짜 영웅처럼 보이는 사람은 따로 있어요. 바로 6학년 2반 담임 ‘마범식’ 선생님이에요. 아빠가 불량배들한테 맞을 때, 아빠를 구해 집에 데려다 준 사람이 마범식 선생님이었거든요.
마범식 선생님은 곧 의찬이뿐 아니라 모든 6학년 아이들의 영웅이 돼요. 선생님이 2반 아이들을 데리고 축구 교실을 열었던 일요일의 일이에요. 6학년 남자아이들은 어떻게든 선생님 눈에 띄어서 축구를 같이 해 볼 생각에 운동장을 어슬렁거리고 있었죠. 그때 선생님이 서로 공을 차겠다고 야단인 아이들에게 토끼뜀 열 바퀴를 뛰게 했어요. 그런데 글쎄 선생님도 같이 토끼뜀을 뛰는 거예요. 아이들과 함께 벌을 받는 선생님이라니! 당연히 이날부터 마범식 선생님은 아이들의 영웅, ‘마짱’으로 떠올랐지요.
그런데 의찬이네 학교가 정말 난세를 맞은 걸까요? 여러 가지 복잡한 일들이 생겨요. 가장 큰 사건은 6학년만의 전통이었던 여름 캠프가 취소될지도 모른다는 거예요. 여름 캠프는 6학년이라면 누구나 손꼽아 기다리는 행사예요. 그런데 동네 재개발 때문에 빈집과 함께 불량배들이 늘어나, 캠프를 하기는 위험하대요. 그래서 취소할 수도 있다는 거예요.
학교에는 ‘여름 캠프 사수’를 외치는 스프레이 글씨가 등장해요. 아이들은 마짱이 늘 외치던 대로 ‘정의와 원칙’을 내세우며 자기들 편을 들어줄 거라 생각하지요. 딱 한 사람, ‘우빈’이만 빼고요.
의찬이는 세상에서 폭력이 가장 무섭다는 경찰 아빠가 창피하지만, 우빈이는 그런 말을 한다는 점에서 우찬이네 아빠가 멋지다고 한 아이예요. 우빈이네 아빠는 자신이 하는 일이라면 무조건 옳다고 우긴대요. 그런데 글쎄 그 우빈이네 아빠가 바로 아이들의 영웅 마짱이라는 거예요.
난세는 계속 이어져요. 어느 날 갑자기 다른 반 선생님이 교실로 들어오더니, 교장 선생님 차에 나쁜 짓을 한 범인을 찾기 위해 소지품 검사를 하겠대요. 소지품 검사는 옛날 교장 선생님이 인격 모독이라며 금지했던 건데 말이에요.
우빈이는 소지품 검사를 받지 않겠다고 해요. 선생님은 검사를 안 받을 아이들은 교실에서 나가라고 하지요. 결국 반 아이들 모두가 밖으로 나가 운동장을 도는 벌을 받게 돼요. 너무 힘들고 지치지만, 마짱이 지켜보고 있는 걸 아는 아이들은 이를 악물고 뛰지요. 예전에 아이들과 함께 토끼뜀 벌을 받던 마짱이 마음만은 자신들과 함께할 거라는 확신이 있었으니까요.
과연 마짱이 아이들 편을 들어 줄까요? 진짜 난세를 맞은 학교의 진정한 영웅은 누구일지, 함께 지켜보도록 해요. 

함께 읽으면 좋아요!

 

『나만의 영웅이 필요해』(이어령 글/홍정아 그림/푸른숲)

 

누구든 마음속에 자신만의 영웅이 있어요. 영웅은 내가 살아가는 동안 본보기로 삼을 수 있는 사람이기도 하니까요. 이 책은 14명의 영웅 이야기를 통해 우리에게 꼭 필요한 삶의 자세를 알려준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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