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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책 관련/논픽션

‘다리(bridge)’에 관한 책

by 오른발왼발 2023. 11.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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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에 관한 책 4권을 봤습니다. 다리란 서로 연결되기 힘들었던 두 세계가 쉽게 만날 수 있는 길이 되어 줍니다.

궁금한 마음에 한강에는 다리가 몇 개나 있는지 알아보니 모두 32개나 되네요. 생각보다 엄청 많은 숫자였어요. (daum백과 참조) 그리고 다리에 관한 책들을 읽다 보니 제가 아는 다리들이 어떤 방법으로 건설되었는지도 궁금해져서 찾아보게 되기도 했어요. 아마 다른 분들도 다리에 관한 책들을 읽다 보면 저와 비슷하지 않을까 싶네요.

그럼, 제가 본 책들을 소개해 볼게요.

 

1. 튼튼하게 다리(야마다 가즈아키 그림/최진선 옮김/너머학교)

 

혹시 다리를 어떻게 만드는지 궁금한 적이 있으신가요? 그렇다면 이 책을 꼭 권해드리고 싶어요.

이 책은 처음 공학 그림책시리즈 가운데 한 권이에요. 공학 그림책이라니? 과학과 거리가 먼 저로서는 조금 낯설게 느껴지기도 해요. 하지만 차근차근 아파트, 탄탄하게 도로, 단단하게 터널, 튼튼하게 다리. 이렇게 모두 4권이 나와 있는 시리즈의 각 권 제목을 보고 나니 어떤 내용일지 짐작이 가요.

제가 본 튼튼하게 다리는 튼튼한 다리를 짓기 위해 어떤 과정을 거치는지를 시작부터 끝까지 그 과정을 자세히 보여줘요.

어디에 다리를 만들어야 할지가 정해지면 다리가 놓일 위치의 땅과 바다 밑에 대한 측량이 시작돼요. 그러고 나면 다리받침을 만들고, 기초공사가 시작되죠. 이 책에서 건설하고 있는 다리는 현수교에요. 그래서 높다란 주탑을 세우고, 상판을 올린 뒤, 튼튼한 케이블로 주탑과 상판을 연결하지요.

이 책은 이 과정을 마치 다큐멘터리처럼 차근차근 보여줘요. 다리를 어떻게 만드는지 모두 다 이해할 수는 없지만, 그 과정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어떤 원리를 사용하고 있는지를 알 수 있게 해주죠.

누르면 미리보기 화면으로 넘어갑니다!

 

다리는 서로 떨어져 있던 두 세계를 하나로 이어주는 역할을 해요. 한강에 다리가 점점 늘어나는 것은 한강을 경계로 분리되어 있던 사람들이 서로 오가며 하나가 되어 가는 일이 점점 늘어났기 때문이라 할 수도 있겠지요?

무엇보다 이 책의 제목이 튼튼하게 다리라는 점이 아주 마음에 들어요. 하지만 마음 한편엔 슬픔이 차오르기도 해요. ‘성수대교 붕괴라는 슬픈 역사가 떠오르기 때문이에요. 제가 상판이라는 말을 처음 알게 된 것도, 바로 성수대교가 붕괴 됐을 때였거든요.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길 다시 한번 빌어야겠어요.

, 이 책에서 보여준 다리는 현수교였지만 다리의 형태는 아치교, 거더교, 트러스교, 사장교로 나눌 수 있다고 해요. 책 뒷부분에서 사진과 함께 보여주고 있으니 꼭 참고해 보세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현수교로는 부산의 광안대교를 소개하고 있네요.

 

2. 과학과 문화가 보이는 다리 건너기(에르나 오슬란 글/에리펜 프리베르크 그림/그린북)

 

 

앞의 튼튼하게 다리와 같이 이 책 역시 실재 다리를 만드는 과정을 보여줘요. 노르웨이 브란당 해협에 있는 3개의 섬을 육지로 연결해주는 다리를 건설하는 과정이에요. 앞의 책이 그림책 형태였다면, 이 책은 읽기책의 형태지요. 그래서인지 건설 과정 외에도 다루고 있는 정보의 양이 참 많아요. 다리 건설을 위해서 필요한 과학 원리도 설명해주고, 우리가 다리를 건너는 동안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도 알려줘요.

다리란 세우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도 알려주죠. 물에 닿고, 엄청난 무게를 견뎌야 하니까요. 특히나 바다에 세워진 다리는 엄청난 썰물과 밀물의 차이도 견뎌야 해요. 그래서 영국에서는 런던 다리에 대한 노래가 오래전부터 전해 내려오고 있다고 해요.

 

런던 다리가 무너진다네. 무너진다네. 무너진다네.

런던 다리가 무너진다네. 나의 아름다운 여인이여!

쇠막대기로 다리를 지어 보세. 쇠막대기로, 쇠막대기로.

쇠막대기로 다리를 지어 보세. 나의 아름다운 여인이여!

 

런던 다리가 무너진다네. 무너진다네. 무너진다네.

런던 다리가 무너진다네. 나의 아름다운 여인이여!

금과 은으로 다리를 지어 보세. 금과 은으로, 금과 은으로.

금과 은으로 다리를 지어 보세. 나의 아름다운 여인이여!

 

런던 다리가 무너진다네. 무너진다네. 무너진다네.

런던 다리가 무너진다네. 나의 아름다운 여인이여!

열쇠로 그녀를 가두세. 가두세. 가두세.

열쇠로 그녀를 가두세. 나의 아름다운 여인이여!

 

런던 다리가 무너진다네. 무너진다네. 무너진다네.

런던 다리가 무너진다네. 나의 아름다운 여인이여!

나의 아름다운 여인이여! 나의 아름다운 여인이여!

 

이 노래의 가사는 자연의 힘을 가라앉혀 다리가 무너지지 않으려면 다리의 끝 편에다 아이를 묻어야 한다는 내용이라고 해요. 정말 끔찍한 내용이지요. 우리나라의 에밀레종 설화가 떠오르기도 하고요. 지금 생각해 보면 말도 안 되는 내용이지만, 그만큼 다리가 튼튼하길 바라는 사람들의 염원이 담긴 노래라 할 수도 있을 거예요.

아무튼 이 책은 분량이 많은 만큼 담겨 있는 내용도 많아요. 하지만 아쉬움이 남는 책이기도 해요. 책을 보며 자꾸 의문이 들 때가 많았거든요. 뭔가 설명을 하다 만 듯한 대목도 많았고, 너무 빤한 내용을 늘어놓는 듯한 대목도 많았어요. 실재 다리를 건설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사진은 많았지만 이해하기는 어려웠어요. 너무 많은 걸 이야기하다 보니 결국 그 어느 것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한 것이 아닐까 싶었어요.

 

3. 세상을 잇는 다리(팔레몬 스터지스 글/자일스 라로슈 그림/문학동네)

 

 

위의 두 책과 견준다면 이 책은 아주 단순해요. 한 장면에 하나의 다리를 보여줄 뿐이죠. 펼침면 가득 다리의 모습이 있고, 그 다리에 대한 설명은 아주 간략하게 나와 있어요.

그런데 어찌 된 일인지 다리란 무엇인가에 대한 생각이 아주 선명하게 들어와요. 또 한 장면 한 장면 다리의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편안해져요. 그림책이 갖는 매력이 극대화된 책이라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공간과 공간,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다리

 

뒷표지에 쓰인 이 말처럼 다리가 어떻게 공간을, 사람을 이어주는가를 잘 보여주고 있죠.

 

이 책은 이렇게 한 장면에 하나의 다리씩, 여러 종류의 다리를 보여줘요. 철길이 놓이기 전에는 운하 위에 다리를 세워 물이 흐르게 하고 지나는 배를 말과 노새가 끌고 가는 수로교라는 것도 있었대요. 사람이 건너는 다리가 아니라 물을 공급하기 위해 세워진 수도교도 있고, 성을 지키는 요새 역할을 하는 다리도 있고, 다리 자체가 아름다운 성이 되는 다리도 보여줘요. 1세기 경에 만들어진 세고비아 수도교부터 1937년에 세워진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글든게이트 브리지까지, 역사 속 다양한 다리의 모습을 볼 수 있어요.

책을 보는 것만으로 다리의 아름다움에 취해 당장이라도 그 다리를 찾아가 보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해준 그림책이었어요.

 

4. 사람과 세상을 잇는 다리(김향금 글/이경국 그림/아이세움/절판)

 

 

이 책은 사람들이 다리의 필요성을 느끼는 것에서 이야기가 시작돼요. 그리고 돌과 통나무 등 자연적으로 만들어진 다리를 이용하면서 차츰 필요에 따라 사람들이 직접 다리를 만들어가는 과정이 잘 표현되어 있지요. 다리의 역사라고나 할까요? 징검다리, 나무다리, 섶다리 등 지금은 보기 힘든 옛 다리의 모습은 물론, 돌로 쌓아 만든 아치형 다리를 짓는 모습, 잠수교(한강다리 잠수교가 아닌!)의 원형이라 할 수 있는 다리, 배다리 등 이쪽과 저쪽 세상을 이어준 역사 속의 많은 다리를 만날 수 있어요.

다리는 사람들의 놀이터가 되기도 했어요. 대보름날이면 다리밟기를 하는 흥겨운 다리가 됐죠. 다리를 통해 사람들이 만나는 곳은 상업의 중심지가 되기도 했고요.

현대의 다리들은 철과 같은 단단한 재료와 튼튼한 다리를 만들 수 있는 공법들이 개발되며 옛날 다리의 모습과는 많이 달라졌지요. 또 예전엔 꿈도 못 꿨던 곳에도 다리가 놓이며 사람과 세상을 이어주는 구실을 톡톡히 하고 있어요.

그런데 이 책이 왜 절판됐을까요? 이유는 모르겠지만 절판이라는 상황이 아쉬워지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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