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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책 관련/논픽션

눈부신 바다

by 오른발왼발 2023. 9.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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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부신 바다

- 바다의 숲, 산호초를 살리는 사람들의 이야기 -

케이트 메스너 글/매튜 포사이드 그림/안지원옮김/봄의정원

 

 

 

이 책은 평생 죽어가는 산호초를 되살리는 일을 한 켄 니디마이어에 대한 이야기다. 하지만 켄 니니디마이어의 이야기로만 읽히진 않는다. 이 책은 죽어가는 산호초를 살리기 위해 그가 조직했던 산호복구재단의 이야기이자, 산호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이야기는 보름달이 뜬 어느 날 밤, 산호가 새로운 생명을 물속으로 내보내는 것으로 시작한다. 켄과 산호복구재단, 그리고 산호의 연결고리인, 눈부신 바다를 만드는 산호의 탄생 순간이다.

 

하지만 이야기는 곧 켄의 이야기로 바뀐다. 미국 나사에서 일하는 아버지 덕에 우주 센터 가까이 살며 로켓을 우주로 쏘아 올리는 것을 자주 보곤 했던 켄이 등장한다. 그런데 켄의 꿈은 우주가 아니라 바다로 향한다. 텔레비전에서 바다 탐험가인 자크 쿠스토를 본 뒤 바닷속 세계에 홀딱 빠졌기 때문이다. 우주 센터는 그 특성상 바다에서 가까운 곳에 자리 잡고 있었고, 덕분에 켄은 언제든지 바다로 달려갈 수 있었다.

 

반전에 또 반전이다. 산호의 탄생이 나오는가 싶더니 켄의 이야기가 나오고, 우주 로켓 이야기가 나오더니 반대 방향의 바닷속 세계가 등장한다.

 

이후에도 마찬가지다. 어느 해 갑자기 죽어버린 산호초들을 보며 좌절하던 켄의 이야기는 산호를 키워내고, 그 일을 함께 할 사람들을 모아 산호복구재단을 만드는 이야기로 이어진다. 켄의 이야기라고 생각했는데, 어느새 이야기는 산호복구재단 이야기로 이어지고, 다시 산호 이야기로, 그리고 노년이 된 켄의 모습으로 끝이 난다.

 

모두가 하나의 산호에서 시작되는 거예요.

 

마지막 장은 노년이 된 켄이 바다를 바라보는 장면과 함께 위와 같은 글로 마무리하고 있다.

 

모든 것의 시작점 산호.

우리가 알고 있는 산호는 산호초의 모습이다. 이는 작은 폴립들이 모여 이루어진 것이다. 작은 폴립들이 만들어낸 산호초들처럼 산호를 복구하기 위한 켄의 노력이 산호복구재단이라는 이름으로 수많은 사람들을 모이게 한 것이다. 이런 모습 때문일까? 책을 덮으며 자꾸 이 책의 중심 단어는 연대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글도 좋지만, 그림 역시 좋다.

푸른색과 분홍색에서 청록으로,

청록에서 붉은색으로, 다시 노란색으로 화려하게 펼쳐진다.

이들 색깔은 바닷속 풍경, 산호, 켄의 모습을 더욱 도드라지게 한다.

그림의 구도 역시 좋다. 각 장면은 독자가 핵심 주제에 눈길이 가게끔 용의주도하게 배치되어 있다. 텔레비전에서 바다 탐험가 자크 쿠스토를 보는 켄의 모습과 이후 켄이 바다로 향하게 되는 장면을 이어주는 그림처럼 앞 장면에서 다음 장면으로 넘어가는 과정은 너무 자연스럽다. 그리고 어느 날 산호들이 죽으며 물고기도 사라져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 켄의 마음은 글 없이 그림만으로도 충분히 전달하고 있다.

이 책의 아쉬움이라면 책의 마지막에 덧붙인 정보면이다. 특히 <산호초를 공부할 때 알아야 할 단어>는 지금껏 알고 있던 산호에 대한 지식을 오히려 혼란스럽게 했다. 그림과 전혀 맞지 않는 설명 때문이다. 각각의 그림은 단어를 설명하기 위해 그려진 그림이 아니라 본문 그림 가운데 일부를 임의로 따온 그림이었다. 그러다 보니 설명과 그림이 전혀 맞지 않게 배치되고 말았다. 결국 정보가 없는 것만 못한 꼴이 되고 만 것이다.

혹시 이 정보면이 우리나라에서 출간되면서 덧붙여진 것이라면, 정말이지 괜한 일을 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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