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 전후 - 책, 온몸으로 느끼기]
먹을 것에 관심을 갖기 시작할 때
갓난아기들은 뭐든지 입으로 갖고 가지요. 책도 입으로 맛을 보기도 하고요. 이 시기는 입의 욕구에 가장 충실할 때이니까요.
다행히 아이는 심하게 뭔가를 입에 집어넣고 빨거나 하진 않았어요. 대신 언제부턴가 아주 이상한 방식으로 입의 욕구를 채우곤 했어요.
아이를 유모차에 태워서 밖에 데리고 나가면 아이는 공중에서 무언가를 따서 입에 넣고 먹는 시늉을 하곤 했어요. 그것도 아주 맛있게 말이에요.
“뭘 그렇게 먹어?”
하고 물어보면 아이는 시익 웃으면서 공중에서 무언가를 따는 시늉을 하고 제 입에도 넣어주곤 했어요. 아직 걷지도 못하는 아이가 말을 해줄 리도 없고, 아이가 뭘 그렇게 먹는지 정말 궁금했던 시절이었죠.
그러던 어느 날, 아이가 혼자서 책을 보며 뭔가를 집어 먹는 걸 보았어요. 뭔가 싶어 가봤더니 바로 ‘보리 아기 그림책’이었어요. 아이는 책장을 넘기며 책에 나와 있는 그림에 손을 가져가서 열심히 먹는 시늉을 하고 있었어요. 다가가 보니 인심 좋게 제 입에도 넣어주었고요. 바로 《호호 매워-몸에 좋은 채소》, 《냠냠 짭짭-여름에 먹는 과일》, 《주세요 주세요-가을에 먹는 과일》에 나와 있는 야채며 과일들이었죠.
아이의 이런 모습은 언제 어디서나 나타났어요. 한번은 이 책을 출간한 출판사에서 주최한 행사에 아이를 데리고 갔죠. 그곳에는 이 책이 진열되어 있었어요. 아이는 얼른 책을 집어 들고는 바닥에 앉아서 책을 펼치고 열심히 먹는 시늉을 했어요. 달고 맵고 시고 하는 등의 표정을 지으면서 말이에요. 그 모습을 보고 근처에 있는 사람들이 신기하게 쳐다보며 웃곤 했지요.
돌잡이 때도 쌀을 집었던 아이는 먹을 것에 유난히 관심이 많았어요. 직접 먹지는 못해도 그림책을 보며 그 기분을 실컷 냈죠? 그래서일까요? 아이는 새로 먹어 보는 음식의 맛을 잘 구분해내곤 했습니다. 물론 먹는 것도, 요리하는 것도 좋아하고 말이에요.
소개한 책들은 '보리 아기 그림책' 세트에 들어있는 낱권의 책이에요. 3권이 한 세트로 구성되어 있어요.
'오른발왼발의 독서학교 > 아이+책+엄마'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그림책에서 친구를 만나다] 위안을 주는 친구와 만나다 (1) | 2024.05.06 |
---|---|
쑥쑥 몸놀이 - 오리처럼 뒤뚱뒤뚱 (1) | 2024.02.08 |
[달님 안녕] 좋은 기억이 감수성을 키운다 (1) | 2024.02.07 |
놀이처럼 즐겁게 익히는 생활 습관 (2) | 2024.02.05 |
책, 온몸으로 느끼기 (2) | 2024.02.04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