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반응형 권정생30 몽실 언니 출판 40년, 권정생 추모 17년 몽실이가 건네는 위로의 말 내가 몽실 언니를 처음 알게 된 건 1990년 MBC에서 방영된 드라마 덕분이었다. 그때는 텔레비전 드라마의 인기가 대단하던 시절이었다. 시청률이 얼마나 됐는지 알 수는 없으나, 여기저기서 ‘몽실 언니’ 이야기하는 걸 쉽게 들을 수 있었다. 또 단발머리를 한 아이가 있으면 “너 꼭 몽실이 같구나.” 하고 말하기도 했다. 나처럼 드라마를 보지 않은 사람도 다 알만큼, 몽실이는 전 국민이 다 아는 캐릭터가 됐다. 내가 몽실 언니를 직접 만난 건 1990년대 중반, 어린이도서연구회에서 공부할 때였다. 신입회원이 봐야 할 책 목록이 있었는데, 《몽실 언니》는 그 가운데 한 권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모임에서 나는 《몽실 언니》에 대한 불만을 마구 터뜨렸다. 몽실이의 처지가 너무 불.. 2024. 5. 16. 복사꽃 외딴집 권정생 선생님께 선생님, 잘 지내시죠? 이제 3시간만 지나면 5월인데, 이상하게 날씨가 좀 쌀쌀하네요. 조금 전에 잠깐 산책을 다녀왔는데 패딩을 입은 사람들도 여럿이었어요. 5월을 앞둔 모습치고는 좀 낯설었어요. 보름 전쯤엔 ‘이게 4월 날씨가 맞나?’ 싶을 정도로 더워 정신을 못 차리게 하더니 말이에요. 선생님 계신 그곳은 따뜻한가요? 복사꽃이랑 꼭 어울리는 날씨였으면 좋겠어요. 이번에 《복사꽃 외딴집》을 읽었어요. ? ? 선생님 두 눈에 이렇게 물음표가 생겼을지도 모르겠어요. 지금으로부터 무려 50년 전인 1973년에 《새생명》 5월호에 발표한 뒤, 단행본으로는 나오지 않았던 작품이니까요. 그렇다고 제가 구하기도 힘든 그 옛날 잡지, 더구나 기독교 신자도 아닌 제가 기독교 잡지를 찾아 읽은 건 아니에.. 2023. 5. 1. 밥데기 죽데기 밥데기 죽데기권정생 지음/성바오로딸수도회로 유명한 원로작가 권정생의 장편동화다. 권정생의 동화는 우리 역사와 현실을 껴안고 희망을 이야기한다. 이 책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이번 작품에서는 좀 '익살'을 부려봤다는 작가의 말처럼 진지한 주제에 아이들이 좋아할만한 환타지 기법을 써서 쉽게 접근을 하고 있다. 영감과 자식의 원수를 갚기 위해 할머니를 변신한 늑대, 그 늑대가 달걀에 정성을 들여 만들어낸 아이들인 밥데기와 죽데기. 늑대 할머니는 처음엔 원수 갚는데만 온 정신을 다 쏟지만 중간에 황새 아저씨를 만나고 이어 할머니의 원수였던 사람과 그 주변 사람들을 만나면서 조금씩 변해간다. 할머니의 원수였던 사람이나 그 주변 사람들 모두 우리의 아픈 역사가 만들어낸 인물들이었기 때문이다. 할머니는 마지막 힘을 모.. 2021. 6. 16. 몽실 언니 몽실언니권정생 글/이철수 그림/창비 권정생 선생님의 대표작이기도 하지만, 6.25가 되면 꼭 생각나는 작품이다. 같은 민족이면서도 체제가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서로에게 총부리를 겨눠야 했던 슬픈 현실 속에서 살아가는 몽실이의 삶을 만날 수 있다. "몽실아, 사람은 누구나 처음본 사람도 사람으로 만났을 땐 착하게 사귈 수 있어. 그러나 너에겐 좀 어려운 말이지만, 신분이나 지위나 이득을 생각해서 만나면 나쁘게 된단다. 국군이나 인민군이 서로 만나면 적이 되기 때문에 서로 죽이려 하지만 사람으로 만나면 죽일 수 없단다." 몽실이가 만났던 인민군 여자의 말은 오래도록 마음에 남는다.(5-6학년) 몽실 언니 출판 40년, 권정생 추모 17년몽실이가 건네는 위로의 말 내가 몽실 언니를 처음 알게 된 건 199.. 2021. 6. 15. 하느님이 우리 옆집에 살고 있네요 하느님이 우리 옆집에 살고 있네요권정생 글/신혜원 그림/산하 땅 위에 살고 있는 사람들 걱정에 하루도 마음 편할 날이 없던 하느님과 예수님이 땅으로 내려온다. 도대체 세상이 왜 이렇게 어려워지고만 있는지 직접 땅에 가서 보통 사람처럼 살아보기로 한 것이다. 원래는 이스라엘에 가려고 했지만 갑자기 거센 바람이 부는 바람에 바람 따라 날아가다 내려온 곳은 바로 대한민국. 아무 것도 가진 것 없이 이 땅에 내려온 하느님과 예수님에게도 이 땅은 살아가기가 힘들기만 하다. 하느님과 예수님은 통일이 될 때까지는 이 땅에서 살기로 약속을 했는데..... 권정생 선생님이 바라는 하느님과 예수님의 모습이 잘 담겨 있다. (4-5학년) 2021. 6. 15. 비나리 달이네집 비나리 달이네집권정생 글/김동성 그림/낮은산 달이는 다리가 하나 없는 개다. 주인 아저씨가 살 통나무집을 짓느라 정신이 없어 곁눈질도 안 해주자 심심해 혼자 돌아다니다 그만 덫에 다리를 잃은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된 건 또 달이 때문이기도 하다. 원래 신부님이었던 아저씨에게 '하느님도 성당 안에만 있지 말고 이런 데 나와서 살면 좋겠다'고 말한 게 바로 달이이기 때문이다. 결국 달이는 자기 몸의 일부를 희생하면서 아저씨에게 새로운 깨달음을 준 것인지도 모른다. 마지막 장면, 비록 꿈에서지만 달이는 네 다리로 넓은 풀밭을 뛰어다닌다. 달이의 꿈! 그건 바로 권정생 선생님의 꿈일 것이다. 달이나 아저씨 신부님도 모두 권정생 선생님이고 말이다. (2-3학년) 2021. 6. 15. 또야 너구리가 기운 바지를 입었어요 또야 너구리가 기운 바지를 입었어요권정생 글/박경진 그림/우리교육 권정생 선생님은 나이를 먹어가며 점점 어린아이를 닮아가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됐던 책이다. 이 책에는 모두 여섯 편의 동화가 실려 있다. 그 가운데 나 처럼 기존의 작품 세계의 연장선으로 보이는 작품도 있지만 나머지 네 작품은 단순하면서도 경쾌한 문체에 어린아이들만의 모습을 깔끔하게 그려내고 있다. 유치원에 가서 기운 바지를 자랑스럽게 내보이는 또야 너구리, 약장사 구경을 하는 개미 형제들, 물렁감을 따먹으려 애쓰는 돼지 통통이, 강 건너 마을에 불이 나자 서로 나서며 도와주는 동물 친구들. 모두모두 사랑스럽다. (초등 1-2학년) 2021. 6. 15. 길 아저씨 손 아저씨 길 아저씨 손 아저씨권정생 글/김용철 그림/국민서관 옛날이야기 '지성이와 감천이'를 새롭게 쓴 작품이다. 길 아저씨는 두 다리가 불편해 방안에서 앉아서만 살았고, 손 아저씬 두 눈이 보이지 않아 집 안에서만 더듬거리며 살았다. 대추나무집 할머니 덕에 두 사람은 만났고, 서로 도와가며 살아가게 됐다. 처음엔 구걸만 했지만 일감을 얻어 일을 하면서 솜씨도 좋아지고 더 이상 남에게 기대지 않고 살아갈수 있게 된다. 물론 장가도 들었고, 아주 행복하게 살았다. 이 책이 '옛날이야기'가 아니라 '창작' 그림책이 된 건 이 때문이다. 모티브는 같지만 황금을 나눠갖는 것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스스로 운명을 개척해 나간다.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문장이 인상적이다. (초등 1학년) 2021. 6. 15. 어머니 사시는 그 나라에는 어머니 사시는 그 나라에는권정생 글/정승각 그림/지식산업사 어머니 사시는 그 나라에는 권정생 선생님께서 소년 시절부터 지금까지 쓴 시를 묶은 책이다. 모두 4부로 나뉘어 있는데 1부와 2부는 80년대 쓰여진 작품들이고, 3부는 50,60년대, 그리고 4부는 85년 10월 23일 권 선생님이 이오덕 선생님께 편지를 보낸 뒤에 발표된 작품들이다. 그래서 시를 감상하면서 권 선생님 시의 흐름을 볼 수 있는 것도 큰 매력이다. 전체적으로 '분단과 가족 사이의 이별'에 관한 시가 많고, 가난한 사람과 이웃들에 대한 애정이 느껴진다. 하지만 시대에 따라 그 느낌은 조금씩 다르다. 50,60년대 쓰여진 시들은 전쟁 뒤의 우리의 모습과 시골의 정서가 서정적으로 그려져 있다. 이 시들은 80년대에 들어서면서 조금 변화.. 2021. 6. 2. 하느님의 눈물 하느님의 눈물권정생 글/도서출판 산하/231쪽 세상 모든 사람들이 남의 목숨을 내 목숨처럼 소중히 여기는 세상! 그런 세상이 과연 올 수 있을까? 내가 살기 위해서 다른 누군가를 먹어야 하는 건 자연의 섭리다. 하지만 어느 날 갑자기 이 자연의 섭리에 회의가 온다면? 그것도 먹히는 입장이 아니라 먹는 입장에 서 있는 자가 말이다. 의 주인공 돌이 토끼. 토끼는 약한 짐승이긴 하지만, 풀들 입장에서 본다면 토끼는 엄연한 포식자다. 그런 토끼가 어느 날 갑자기 이런 생각을 한다. '칡넝쿨이랑 과낭풀이랑 뜯어 먹으면 맛있지만 참말 마음이 아프구나. 뜯어 먹히는 건 모두 없어지고 마니까.' 이제 돌이 토끼는 풀들을 먹지 못한다. 저녁 때까지 아무 것도 못 먹어서 배가 고픈데도 말이다. 하느님께 부탁도 해 본다.. 2021. 5. 30. 강아지 똥 강아지 똥권정생 글/정승각 그림/길벗어린이 은 아이들이나 어른들, 모두 좋아하는 책이다. 그 때문일까? 강아지 똥 은 우리 나라 그림책 가운데 보기 드물게 대형서점의 베스트셀러 목록에 오르기도 한 책이다. 더욱 중요한 건 이 책이 일시적인 베스트셀러가 아니라, 꾸준히 인기를 유지하며 스테디셀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정말 반가운 일이다. 어린이들이 강아지똥 에 관심을 보이는 가장 큰 이유는 '똥'이라는 단어 때문이다. 무지 무지 우스운 이야기를 상상하며 얼른 책을 잡는다. 하지만 책을 읽으면서 어린이들은 진지해지기 시작한다. 똥 중에서도 가장 더러운 강아지똥, 아무 쓸모없다고 여겨졌던 강아지똥을 어린이들은 자신의 처지와 동일시하기도 한다. 어른과 견주어 약자인 어린이들이 생활하면서 느낀 좌절감.. 2021. 5. 30. 비나리 달이네집 비나리 달이네 집 권정생 글/김동성 그림/낮은산/2001.6.20.초판/63쪽 요즘엔 새로운 어린이책 출판사들이 눈에 많이 띈다. 인문 책들은 불황인데 오로지(!) 활황인 게 '어린이 책' 시장인 것이 마냥 기뻐만 하기엔 뭔가 석연치 않은 부분도 있다.(* 2001년 기준입니다) '낮은산'도 요즘 새롭게 생긴 출판사 가운데 하나다. '낮은산'이라……, 어린이 책 출판사치고는 이름이 별스럽다. 뭔가 깊은 뜻이 담겨있을 것 같은 느낌?! 이 신생 출판사에서 처음 낸 책이 바로 권정생 선생님의 작품 《비나리 달이네 집》이다. 그리고 둘째 권으로 나온 책은 이현주 선생님의 《외삼촌 빨강 애인》이다. 역시 별스럽다. 신생 출판사에서 권정생 선생님의 새 작품을 첫 작품으로 낼 수 있었던 힘도 그렇고, 오랫동안 절필.. 2021. 5. 16. 이전 1 2 3 다음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