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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저것/초등 독서평설 - 책읽어주는선생님

[2009년 9월] 엄마라는 이름

by 오른발왼발 2010. 10.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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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라는 이름

 

 

갑자기 넘어지거나 깜짝 놀랄 때 우리 입에서 어김없이 나오는 말이 있어요.

“엄마야!”

참 이상해요. 어렸을 때는 당연하다고 생각할 만하지만, 어른이 되고 나서도 마찬가지니 말이에요. 물론 가끔은 “아이구, 엄니!” “어머니!” 이렇게 말이 바뀌긴 하지만요.

평소엔 밉네 곱네 티격태격하다가도, 힘들고 어려울 때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름, 엄마. 대체 엄마란 어떤 존재일까요?

 

 

책장 넘기기

 

엄마 때문에 답답할 때가 있을 거예요. 다른 엄마들은 안 그런데 우리 엄마만 좀 이상한 것 같기도 하고요. 엄마가 누구네 집 아이는 뭐든지 잘 한다고 비교할 때마다, 다른 집 엄마들은 뭐든지 잘 해준다고 말해 버리고 싶기도 하지요? 그러고 보면, 엄마에 대한 불만은 누구나 있나 봐요. 이유도 참 여러 가지고요.

 

 

 

『엄마는 뭐든지 자기 맘대로야』(비룡소)에는 뭐든지 스무 명의 아이들 털어놓는 엄마에 대한 크고 작은 불만이 실려 있어요.

어떤 아이는 자신의 일거수일투족크고 작은 동작 하나하나을 간섭하는 엄마의 지나친 사랑이 불만이고요, 어떤 아이는 엄마가 너무 바빠서 자신과 잠시도 함께 있지 못하는 게 불만이에요. 자기 옷차림을 이해해 주지 못하는 구닥다리 엄마가 답답한 아이가 있는가 하면, 반대로 자기 친구들 사이에 끼어 노는 철없는 엄마가 부담스러운 아이도 있지요.

‘맞아, 맞아. 정말 그래. 어쩜 우리 엄마 이야기랑 이렇게 똑같을까?’

책을 읽다 보면 이런 생각이 드는 게 한두 번이 아닐 거예요. 그리고 한참 고개를 끄덕이며 보다 보면, 또 다른 생각이 들지도 몰라요.

‘우리 엄마만 그런 줄 알았는데, 세상 모든 엄마는 다 똑같네.’

도대체 이 세상 엄마들은 왜 다들 그렇게 우리를 답답하게 할까요? 그 궁금증을 푸는 데 이 책이 조금 도움이 될 거예요. 아이가 불만을 잔뜩 털어놓고 나면, 바로 뒤에 엄마의 편지가 이어지거든요. 엄마의 참견은 너에 대한 관심 때문이다. 엄마는 경험이 많아서 해결사로 나서는 거다. 엄마는 네가 많은 일을 해 낼 수 있도록 격려하는 것이다……. 엄마는 그렇게 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차근차근 설명해 주지요.

처음 몇 번은 엄마의 변명처럼 느껴지기도 할 거예요. ‘낚였다속아 넘어가다는 뜻의 유행어!’라고 생각할 지도 몰라요. 엄마에 대한 불만을 털어놓은 책인 줄 알았는데, 반대로 엄마의 말을 구구절절 들어야 하니까요. 그래도 한 장 한 장 책장을 넘기다 보면, 엄마의 마음이 조금씩 이해될 거예요.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엄마의 소중함도 깨닫게 될 거고요.

 

 

 

『엄마의 마흔 번째 생일』(청년사)에도 엄마에 대해 불만이 아주 많은, 가영이라는 아이가 나와요. 엄마가 마흔 번째 생일날 자신의 전공을 살려 화실화가나 조각가가 그림을 그리거나 조각하는 따위의 일을 하는 방에 나가 일을 하겠다고 선언을 했기 때문이에요.

엄마가 화실에 나가면서 집안은 엉망이 됐어요. 가장 큰 문제는 치매에 걸린 할머니에요. 지금껏 엄마 혼자서 할머니를 보살펴 드렸거든요. 엄마는 방법을 생각해 냈어요. 월요일부터 금요일 낮에는 고모들이, 저녁에는 엄마가, 주말에는 아빠가 당번을 맡아서 보살펴 드리기로 한 거지요. 하지만 엄마는 일하다 말고 집으로 달려오는 일이 많았어요. 할머니가 조금만 떼를 써도, 고모들이 엄마한테 조르르 전화를 했거든요. 게다가 엄마 아빠 사이도 점점 나빠졌어요. 아빠가 엄마를 이해해 주지 않았거든요.

6학년인 가영이가 볼 때 이건 모두 엄마 때문에 생긴 일 같아요. 엄마가 집에만 있으면 이런 일은 없을 테니까요. 만약 친구들 집에도 비슷한 일이 생긴다면 가영이와 비슷한 생각을 할 거예요

하지만 엄마 입장도 좀 들어봐야 하지 않겠어요? 엄마 혼자서 할머니를 돌보라는 법은 없잖아요. 딸도 자식이니까 다섯 명이나 되는 고모들도 당연히 할머니를 보살필 책임이 있는 거고요.

엄마는 지금껏 하고 싶은 일을 포기하고, 한 집안의 며느리이자, 가영이 엄마, 아빠의 아내로만 살아왔대요. 그러면서 할머니 이야기를 꺼내시네요. 할머니는 자신이 무얼 좋아하는지도 모르고 사신 분이에요. 어렸을 때는 동생들 뒷바라지만 했고, 결혼하고 나서도 집안일을 도맡아야 했지요. 그런데 엄마는 할머니처럼 가족을 위해 참기만 하면서 살고 싶지 않대요. 누구 한 사람의 희생으로 이루어진 가정은 행복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라나요? 어때요, 엄마의 마음이 이해되나요?

서로 사랑하지 않는 엄마와 자식은 없어요. 그런데도 우리는 툭하면 엄마와 다투지요. 그런 친구들은 오늘 소개한 책을 꼭 읽어 보세요. 힘들 때 “엄마!” 하고 맘껏 외칠 수 있으려면, 엄마를 좀 더 깊이 이해해야 하지 않겠어요?

 

『엄마는 뭐든지 자기 맘대로야』(수지 모건스턴 글/테레사 브론 그림/이정주 옮김/비룡소/절판)

『엄마의 마흔 번째 생일』(최나미 지음/정용연 그림/청년사) ->출판사가 '청년사'에서 '사계절로 바뀌어 새로 출간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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