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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저것/초등 독서평설 - 책읽어주는선생님

[2009년 10월] 개천절, 하늘이 열리다!

by 오른발왼발 2010. 10.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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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천절, 하늘이 열리다

 

 

단군 신화를 모르는 친구들은 아무도 없을 거예요. 그래서 단군 신화 이야기를 꺼낸다고 하면, “에이, 시시해.”하며 하품을 하는 친구가 있을지도 몰라요. ‘환웅이 인간 세계로 내려와 웅녀와 결혼을 한다. 그리고 그의 아들 단군이 고조선을 세운다.’ 이런 이야기를 떠올리며 말이죠.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이 짤막한 이야기는 일연이 쓴 『삼국유사』라는 책에 실려 있어요. 하지만 단군에 관해 전해지는 이야기는 이것 말고도 수없이 많답니다. 일연이 엮은 이야기는 일부에 지나지 않지요. 그래서 어떤 내용을 골라서 엮어 내느냐에 따라 여려 가지 이야기가 만들어진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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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조선 건국신화』(한겨레아이들)는 단군이 나라를 세울 준비를 하는 장면에서 시작해요. 우리가 알고 있는 단군 신화가 단군의 탄생에서 끝나는 것과는 달리, 여기에서는 단군이 고조선을 세운 뒤의 이야기가 중심이 되지요.

아리따운 여인이었던 웅녀는 이제 할머니가 되었어요. 환웅이 하늘로 올라간 뒤, 홀로 땅에 남아 있었지요. 그러던 어느 날, 웅녀는 손자들에게 태초하늘과 땅이 생겨난 맨 처음에 대한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들려줘요. 이 세상이 어떻게 만들졌는지, 사람이 어떻게 생겨났는지 말이죠. 네 형제는 할머니의 이야기를 들으며, 먼 옛날부터 이어져 온 고조선의 역사를 잘 이어 나가야겠다고 다짐한답니다.

씩씩하게 자란 단군의 네 아들. 녀석들은 이제 아버지에게 고조선의 역사를 들어요. 단군은 신화에 담긴 의미를 쉽게 풀어 준답니다. 단군의 설명에 따르면, 환웅이 하늘에서 내려왔다는 이야기는 환웅이 하늘의 지혜와 힘을 가졌다는 점을 상징한다고 해요. 또, 웅녀는 진짜 곰이 아니라, 곰을 신으로 섬기는 종족의 여인이었던 거고요. 그래서 웅녀가 사람으로 변해서 환웅과 결혼을 했다는 이야기는 환웅이 곰을 섬기는 종족과 손을 잡았다는 것을 뜻한다고 하네요. 이렇게 단군의 친절한 설명을 따라가다 보면, ‘단군 신화가 이런 뜻이었구나!’ 하며 무릎을 치게 될 거예요.

무엇보다 새로운 것은 단군이 조선을 키워 나가는 이야기예요. 단군은 여러 종족을 받아들여 고조선 땅을 넓힌답니다. 그러면서 전쟁을 하기도 하지요. 이때 네 아들은 각각의 능력을 발휘하며 든든한 힘이 되어 준답니다. 세월이 흐른 뒤, 단군은 첫째 아들에게 나라를 맡기고 임금 자리에서 물러나요. 그러면서 이야기는 끝을 맺지요.

어때요, 우리가 알고 있던 단군 신화의 뒷 이야기를 알게 되니 무척 재미있고 새롭지요? 그런데 변하지 않는 사실이 하나 있어요. 환웅도, 단군도, 주위 여러 종족을 하나의 겨레로 받아들여 평화로운 나라를 이루려고 노력했다는 점! 이것이 바로 고조선을 세운 단군의 가장 중요한 뜻이 아닐까요?

 

 

 

『단군의 조선』(우리교육)은 환웅이 아사달에 내려올 때부터 고조선이 무너질 때까지의 과정을 그리고 있어요.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고조선의 이야기에 글쓴이의 상상력을 더한 역사 동화지요.

친구들은 단군 신화 속 환웅을 어떤 분이라고 생각했나요? 하늘에서 내려왔기에 무슨 일이든 뚝딱 해결할 수 있는 분이라고 여기지 않았나요? 그런 환웅에게도 골치 아픈 고민이 있었으니, 바로 식량 문제! 환웅이 다스리는 아사달에 사람들이 모여들면서 먹을거리가 부족해지기 시작햇거든요. 환웅은 고민 끝에 하늘나라로 가서 곡식이 씨앗을 훔쳐 온답니다. 환인은 화가 머리끝까지 솟아서, 인간 세상과 하늘을 연결하는 사다리를 걷어 올려 버리지요. 하지만 환웅 덕분에 인간들은 귀한 곡식을 얻어 굶주림을 해결 할 수 있게 됐답니다.

여기서 잠깐 퀴즈! 환웅의 뒤를 이어 아사달을 다스린 지도자는? 단군 아니냐고요? 우리가 알고 있는 단군 신화에서는 그렇게 나와 있지요? 하지만 이 책에서는 조금 달라요. 다의발, 치우천왕, 거불단이 차례로 환웅의 뒤를 잇지요. 처음 들어 보는 얘기라고요? 글쓴이의 상상력이 더해지기는 했지만, 허무맹랑하게 꾸며 낸 것은 아니에요. 옛날부터 전해 오는 이야기를 바탕으로 했거든요.

그렇게 4명의 지도자를 거친 뒤, 친구들이 잘 아는 단군이 등장해요. 단군은 거불단의 아들로 태어났어요. 거불단이 곰 부족 우두머리의 딸과 결혼해서 낳은 자식이지요. 단군은 아사달을 중심으로 고조선을 세워요. 그 뒤, 고조선에는 세 번의 시련이 닥친답니다. 거뭄, 홍수, 전염병이 바로 그것이지요. 하지만 그때마다 청동 거울 속의 노인에게 지혜를 얻어서 위기를 헤쳐 나간답니다. 그런 뒤에야 고조선은 평화롭고 안정된 나라가 되지요. 하지만 고조선의 평화가 언제까지나 계속되지는 않았어요. 중국에서 건너온 ‘만’이라는 사람이 반역왕을 배반하는 것을 꾀한 데다, 한나라가 침략해오면서 고조선 시대는 막을 내리지요.

어때요, 재미있었나요? 뻔하다고 생각했던 단군 신화에 이렇게 많은 이야기가 숨어 있다니, 정말 신기하지요? 전 이 두 권의 책을 읽고 나니, 개천절이 색다르게 느껴지네요. 친구들도 이 기분을 함께 느꼈으면 좋겠어요.

 

『고조선 건국신화』(조현설 글/원혜영 그림/한겨레아이들)

『단군의 조선』(송언 글/고광삼 그림/우리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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