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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책 관련/논픽션

변화와 순환

by 오른발왼발 2022. 10.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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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신기한 변화 이야기

애나 클레이본 글/새라 에드먼즈 그림/진선출판사/2021

 

 

모든 건 변화한다.”

이건 세상의 진리다. 겉으로 보기에 아무런 변화가 없어 보이는 것도 알고 보면 끊임없이 조금씩 변화하고 있다. 우리가 그 변화를 눈치채지 못하는 것뿐이다.

 

이 책은 모든 건 변화한다는 명제를 빅뱅에서부터 우주와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 그리고 우리 몸에 이르기까지 차례로 보여준다. 이런 구성 덕분에 도감 형식의 과학 그림책이지만 단순한 과학책이 아닌, 우리의 삶에 대해 생각하게 되는 철학책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그건 작가의 변화에 대한 생각 덕이기도 하다. 작가는 변화를 계절이나 밤과 낮, 밀물과 썰물과 같이 우리가 눈으로 보고 확인할 수 있는 것들이 반복, 즉 순환으로 설명한다. 그리고 여기서 더 나아가 변화의 기본이 탄생과 죽음의 순환임을 알려준다. 흙이 쌓여 퇴적암과 같은 바위가 되기도 하지만, 바위가 깎여나가 다시 흙이 되는 것처럼 말이다.

 

책을 읽다 보면 빅뱅에서 시작된 변화 이야기는 어느새 생명의 순화에 이른다. 살아 있다는 것은 끊임없이 변화하는 과정이고, 어른이 된 생명은 번식을 통해 그 뒤를 이어나가는 과정을 반복한다. 동물이든 식물이든 상관없이 모두 다. 그리고 죽은 생물은 흙으로 돌아가 더 큰 생명의 순환 과정을 반복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리고 다음으로 어린이가 노인으로 변화하는 모습이 등장한다. 지금까지 나왔던 자연의 변화에서 인간 역시 자유롭지 못함을 확인시켜 주는 대목이다. 노인이 되면서 키도 줄어들고 주름살도 생기고, 뇌도 변한다. 우리는 성장해가는 변화는 쉽게 받아들이지만, 이런 변화는 지극히 정상적인 변화임에도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다. 내가 원하지 않는 변화이기 때문이다.

 

작가는 변화를 대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고 말한다. 변화에 대비해 계획을 세우면 변화가 일어날 때 대하기가 더 쉬워진다고 한다. 변화란 우리가 어떻게 해도 일어날 수밖에 없는 것, 그렇다면 변화를 대하는 법을 배우는 일은 정말이지 꼭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과학책을 보면서 내 삶의 변화까지 들여다보게 되는 책을 만나 건 정말이지 오랜만이다.

이 책은 챕터를 나누고 있진 않지만 중간중간 정보의 결이 바뀌는 부분에서는 쉬어가듯이 변화에 대한 명언을 소개하고 있다. 그 중 내 맘에 와 닿은 명언 몇 가지를 소개해 본다.

 

뭔가가 움직이기 전에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과학자

 

바람의 방향을 바꿀 수는 없지만 돛은 조절할 수 있다.

                            -   돌리 파튼, 가수

 

변화를 일으키려면 그 첫걸음을 떼는 것을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

                            -   로자 파크스, 인권운동가

 

또 하나, 이 책은 과학책답게 지금껏 내가 몰랐고 또 아무런 궁금증도 갖고 있지 않았던 것에 대해 정보와 함께 호기심을 불러일으킨 내용이 있었다. 바로 주홍박각시의 변태 과정 중 하나인 번데기에 대한 부분이었다.

 

번데기 안에서 애벌레의 몸에 날개를 비롯하여

나방의 각 부분이 그냥 돋아나는 게 아니에요.

애벌레의 몸이 완전히 분해되어 거의 점액처럼 돼요.

온몸의 화학 성분이 재배치되어 새로운 어른벌레로 만들어진답니다.

 

충격이었다. 변태의 과정을 외울 줄만 알았지, 그 속에서 무슨 변화가 일어나는지에 대해서 생각도 하지 않았는데 엄청난 변화가 일어나고 있었다.

좋은 논픽션 책이란 마음 속에 한 알의 씨앗이 떨어져 그 씨앗이 안에서 커가는것이라는 폴 아자르의, 말의 의미를 다시 확인하게 해 준 책이었다.

어린이 책이지만 어린이뿐 아니라 어른들도 의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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