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7 6월민주항쟁

오진원 글/현북스/2023

 

 

역사를 공부하다 보면 반드시 기억해야 하는 연도가 있어요.

생각해 보면, 시험에도 꼭 연도를 묻는 문제가 나오곤 했어요.

어렸을 때는 솔직히 왜 이렇게 연도 문제가 나오는지 이해를 못했어요.

혹시 선생님들이 문제를 쉽게 내려고 그러는 건가 하는 의심도 했었지요.

그런데 어른이 되고 난 뒤에 생각해 보니 연도 문제가 왜 시험에 나왔는지 이해가 됐어요.

시험에 나왔던 특정한 연도에 일어난 특정한 사건은 역사에서 그 흐름을 완전히 바꿔놓을 만큼 중요한 일이었기 때문이었어요.

 

1987년은 우리 현대사에서 꼭 기억해야 할 연도예요.

시민들의 힘으로 민주주의 혁명을 이뤄낸 위대한 해였거든요.

당시 대통령은 1980년 광주 시민들을 짓밟고 대통령 자리에 오른 전두환이었어요. 하지만 시민들을 공포에 떨게 한 그 전두환도 민주주의를 열망하는 1987년 시민들 앞에선 물러설 수밖에 없었어요.

그리고 1987년 시민들의 민주항쟁 덕분에 지금 현재 우리 대한민국의 헌법이 만들어졌지요. 국민들이 직접 대통령 선거도 할 수 있게 되었고요.

 

이 위대한 1987년을 만든 촉발제는 박종철의 죽음이었어요.

1987년 1월, 박종철의 어처구니 없는 죽음은 그동안 숨죽이며 지내던 시민들을 각성시켰어요. 시민들은 하나둘 모여들기 시작했어요.

한번 모여들기 시작한 시민들은 거리를 뒤덮었지요.

“호헌 철폐!”

“독재 타도!”

이 와중에 시민들은 또다시 어이없는 죽음을 마주해야 했어요. 최루탄을 맞고 쓰러진 이한열의 죽음이었어요. 하지만 시민들은 이한열의 몫까지 더해 더욱 열심히 싸워나갔어요.

 

이 책은 1987년 1월 박종철의 죽음에서 시작해 1987년 6월민주항쟁의 과정과 그리고 그 결과로 쟁취해 낸 새로운 헌법에 대한 이야기까지를 다루고 있어요.

 

어쩌다 보니 이 책은 현북스에서 주최하는 제1회 ‘천천히 읽는 책 공모전’에서 대상을 수상했지요. 이래저래 6월 혁명에 빚을 지고 사는 것 같습니다.

 

제가 쓴 책이어서가 아니라, 학생들은 물론 어른들도 모두 한 번쯤 이 책을 읽고 1987년 6월 민주항쟁의 의미를 기억하면 좋겠습니다.

 

 

<머리말>

 

6월민주항쟁의 정신은 지금도 진행 중!

 

1987년 6월.

거리를 가득 메운 시민들이 모두 힘을 모아 외쳤어요.

 

“독재 타도!”

“호헌 철폐!”

 

여기에는 민주주의를 향한 시민들의 마음이 담겨 있었지요.

독재자들은 말했어요. 독재를 반대하는 사람들은 국가를 위태롭게 하는 공산주의자라고. 그래서 민주화 운동을 하는 사람들을 ‘국가보안법’이라는 무시무시한 이름으로 잡아들이곤 했어요.

하지만 우리는 알아요. 독재의 반대는 공산주의가 아니라 민주주의라는 것을 말이에요.

민주주의란 한 사람이 모든 권력을 쥐고 마음대로 하는 독재와 달리 구성원들이 힘을 합쳐 함께 일을 해나가는 것이에요. 그러니 민주주의는 국가뿐 아니라 모든 공동체에서 반드시 지켜져야 해요. 여러분이 다니는 학교에서는 물론 친구들 사이에서도 말이에요.

 

6월 거리를 메운 사람들의 힘으로 우리나라는 민주주의에 한 걸음 더 다가섰어요.

“민주주의가 이루어진 게 아니라, 한 걸음 더 다가섰다고요?”

혹시 이런 의문이 들지도 모르겠어요.

 

사실 민주주의란 완성형이 아니라 진행형이에요. 한 가지 민주화가 이루어지면 민주화되지 않은 부분이 눈에 띄게 되고, 그럼 다시 민주화를 위해 노력해야 하는 거지요. 무엇보다 민주화를 뒤엎고 독재를 하려는 세력은 언제든지 나올 수 있어요. 그러니 민주주의는 끊임없는 진행형인 셈이지요.

 

우리가 민주주의를 계속 외쳐야 하는 까닭은 바로 여기에 있어요.

그리고 이것이야말로 1987년 6월민주항쟁의 정신이랍니다.

 

<차례>

 

제1부 수상한 죽음
• ‘탁’ 치니 ‘억’ 하고 죽었다

• 참고인 박종철
• 돌아오지 못한 아이들

• 국민추도회

제2부 개헌 대 호헌
• 4·13 호헌조치

• 전두환,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너다
• 호헌 철폐 투쟁

• 직선제 개헌의 열망

제3부 민주헌법쟁취 국민운동본부
• 조작, 축소된 죽음

• 민주헌법쟁취 국민운동본부의 발족
• 6·10 국민대회를 설계하다

제4부 6월민주항쟁, 시민혁명이 되다
• 우연히 시작된 명동성당 농성

• 최루탄을 추방하라
• 온 나라에 퍼진 시위

• 시민의 승리

제5부 새로운 헌법과 제6공화국
• 대통령 직선제

• 군인의 정치적 중립성
• 헌법재판소

• 새로운 세상을 꿈꾸며

부록 | 한눈에 보는 6월민주항쟁과 민주화의 역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