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내 내기는 아이가 뭔가 말하고 싶거나
하고 싶은 것에 대한 표현 방법의 하나일 수도 있다.
흉내 내기를 통해 아이는 매일 자라난다.
매일 커나가는 원동력, 자립심
아이들은 흉내쟁이죠. 만약 누군가 아이의 관심을 끄는 행동을 하면 아이는 그 행동을 아주 열심히 관찰합니다. 때론 혼자만 있을 때 다른 사람들 몰래 혼자서 연습해보기도 합니다. 그리고 어느 날 짠~ 하고 새로운 모습을 선보이죠.
아이들이 많은 걸 배울 수 있는 건 흉내 내기 훈련 덕분이에요. 사실 흉내 내기는 그리 만만한 게 아닙니다. 무언가 새로운 걸 배우려면 관찰력도 필요하고, 반복해서 훈련할 수 있는 끈기도 필요하고, 상황을 이해하고 종합해서 판단하는 능력도 필요해요. 그러고 보면 아이들은 참 대단합니다.
물론 아이가 의식적으로 훈련하지 않고 흉내 내는 것도 많아요. 그냥 놀이처럼 즉흥적으로 나타나기도 해요. 네 살 때 유치원에 들어간 아이는 집에만 오면 혼자서 유치원 놀이를 하곤 했어요. 아이들 출석을 부르고, 누군가 선생님한테 야단을 맞는 것을 흉내 내기도 하고, 노래도 불렀지요. 저한테 특별히 유치원에서 있었던 일을 이야기하지는 않았지만, 아이가 혼자서 노는 모습을 지켜보면 친구들 이름이며, 선생님이 아이를 대하는 태도, 친구들의 성향까지도 저절로 알 수 있었어요. 흉내 내기는 아이가 뭔가 말하고 싶거나 하고 싶은 것에 대한 표현 방법의 하나일 수도 있겠다 싶었지요.
하지만 때로는 정말 오랫동안 흉내 내기 연습을 거듭한 경우도 있었습니다. 그 과정이 결코 쉽지 않앗으련만 아이는 혼자서 연습에 연습을 거듭했죠. 그리고 마침내 그 일을 할 수 있게 됐을 때 저한테 와서 자랑스럽게 말했답니다.
“엄마, 나도 할 수 있어!”
[자립심] 이슬이의 첫 심부름
아이들은 매일 진화한다 12월 31일 밤 12시, 아이가 네 살에서 다섯 살로 넘어가는 순간이었지요. 텔레비전에서는 제야의 종소리와 함께 새로운 해가 밝았음을 알리고 있었죠. 저는 아이에게
childweb.tistory.com
[자립심] 나도 캠핑갈 수 있어!
언니 오빠들처럼 자립심 기르기 아이가 자랑스럽게 심부름을 갔다 오고 얼마 뒤, 우리는 마당이 있는 집으로 이사를 했어요. 마당이 넓지는 않았지만 감나무도 있고, 한쪽 구석엔 작은 꽃들도
childweb.tistory.com
목표를 이루고 기르는 자부심
“나도 이거 해보고 싶다!”
흉내쟁이 아이들이 가장 많이 하는 말 가운데 하나입니다. 아이들은 세상에 호기심도 많고 새로운 걸 보면 따라해 보고 싶어 해요. 다양한 경험을 많이 하면 할수록 호기심도 많아지고, 하고 싶은 일도 많아지죠. 하지만 현실에서는 모든 경험을 해보기가 어려워요. 이런 점에서 책은 정말 좋아요. 책은 아이의 경험 세계를 얼마든지 넓혀줄 수 있으니까요. 앞으로 경험해야 할 일을 미리 보여주기도 하고요. 《이슬이의 첫 심부름》에 나오는 이슬이나 《나도 캠핑갈 수 있어!》에 나오는 소라처럼 말이에요.
생각해 보면 참 재미있어요. 하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엄마인 제 입장이고 아이는 그렇지 않았겠지요. 누가 그렇게 하라고 시킨 건 아니지만 아이는 이슬이처럼, 소라처럼 해내기 위해 속을 꽤나 태웠을 거예요. 워낙 책 속에 나오는 걸 흉내 내는 걸 좋아하는 아이라고 생각은 했지만 제가 생각했던 그런 단순한 흉내 내기가 아니었으니까요. 겉으로 보기엔 단지 흉내 내기처럼 보였지만 아이가 “나도 이거 해보고 싶다!” 고 말하는 순간 그 일에 도전을 하는 것이었지요.
네 살에서 대여섯 살 무렵은 아이의 이런 모습이 도드라지게 나타나는 때입니다. 이 시기는 생활동화 같은 그림책을 즐겨 보는 때이기도 해요. 아이는 자기 또래 아이가 겪는 현실적인 상황이 마음에 와 닿았던 것 같아요. 아직 주인공 아이가 겪은 상황을 경험해 보지는 않았지만 자신도 앞으로 이런 일을 겪게 될 테고, 그러니 열심히 연습해야 한다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그리고 아이가 세웠던 목표를 달성했을 때 느끼는 자부심도 컸던 것 같고요.
도전하는 사람이 아릅답다
책을 보며 마음속으로 다짐하며 도전을 해왔기 때문인지 커가면서 아이는 도전하는 걸 나름대로 즐기게 된 것 같아요.
학교에 들어가기 전 한글만 겨우 읽을 정도였던 아이에게 학교생활은 도전의 연속이었지요. 받아쓰기 시험, 일기 쓰기 때문에 스트레스도 엄청 받았지요. 일주일에 한 번 보는 받아쓰기 시험 때문에 일주일 내내 받아쓰기 연습을 하곤 했으니까요. 그러다 어느 정도 글씨를 쓸 수 있게 되자 이번엔 수학 때문에 골머리를 앓았지요. 그러고 나선 영어가 문제였고요.
처음엔 다른 아이들이 잘한다는 생각에 기가 죽어 무척이나 힘들어 했지요. 하지만 곧 자신감이 붙었죠. 받아쓰기 시험을 보기 위해 일주일 내내 공부했던 것이 한 학기가 지나고 나서는 시험 전날만 열심히 해도 될 만큼 만만해졌고, 2학년이 되어서는 학교 가기 전에 한번 훑어보고 갈 만큼 여유로워졌거든요. 그러다 보니 다른 것도 처음에만 힘들지 조금만 더 하면 곧 쉬워질 거라는 믿음이 생긴 거지요.
“아, 도전의 연속이야!”
3학년이 된 어느 날, 갑자기 아이가 이렇게 말했어요.
“힘들어? 그럼 하지 말까?”
저는 아이의 모습이 안쓰러워 이렇게 물었죠. 그랬더니 아이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말했습니다.
“아~니! 힘들긴 힘든데……. 재밌어!”
사실 아이는 뭐든지 좀 더딘 편이지요. 그래서 친구랑 무언가를 같이 시작해도 늘 뒤처지곤 했어요. 그러니 다른 아이들은 다 하는 걸 처음 배우기 시작했을 때 아이의 고통은 남달랐을 거예요. 때론 미리미리 안 가르쳐 준 저를 원망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달라졌습니다. 아이는 느린 대신 도전 정신과 끈기가 있거든요. 그래서 처음엔 친구들의 놀림을 받아 울기도 했지만 어느 순간 그 아이들을 따라잡는 경우도 생기면서 조금씩 자신감이 생겼어요.
아이가 책을 보며 이슬이나 소라가 하는 걸 흉내내고, 이슬이나 소라가 하는 일을 자기도 해내는 것에만 신경을 썼다고 생각했는데 그것만이 아니었던 것 같아요.
처음엔 흉내 내듯 시작한 일이지만 아이는 끊임없이 도전하고 해내기 위해 끈기 있기 노력해야 한다는 걸 알게 된 거지요. 정말이지 책의 힘은 대단한 것 같아요.
단점(?)이라면 아이가 도전과 끈기를 엄마한테도 계속 부추긴다는 점이지요. 제가 힘들어서 못하겠다고 할 때면,
“엄마, 도전하는 사람이 아름답다! 알지? 자, 우리 같이 해 보자.”
하며 저를 이끌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으니까요. 아이는 책을 통해, 저는 아이를 통해 계속 도전과 끈기를 배우고 있답니다.
'오른발왼발의 독서학교 > 아이+책+엄마' 카테고리의 다른 글
[책으로 놀기] 아빠와 피자놀이 (0) | 2024.12.31 |
---|---|
[책으로 놀기] 아빠하고 나하고 (0) | 2024.12.30 |
[자립심] 나도 캠핑갈 수 있어! (0) | 2024.08.22 |
[자립심] 이슬이의 첫 심부름 (2) | 2024.08.14 |
말놀이로 기르는 어휘력 (0) | 2024.08.03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