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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책 관련/논픽션

<왜?>, <싸움에 관한 위대한 책>

by 오른발왼발 2026. 1.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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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움, 그리고 전쟁에 대한 책

 

 

지금도 전 세계 어디에나 싸움이 벌어지고 있다.

친구와의 싸움, 가족 간의 싸움, 지나가다 괜히 시비가 붙어 시작된 싸움…….

크고 작은 싸움이 벌어진다.

나라 사이에도 싸움이 벌어진다.

나라 사이의 싸움이 폭력을 동반할 때 우리는 이를 전쟁이라 한다.

전쟁은 무섭고 고통스럽다.

수많은 사람이 죽고 건물이 파괴된다.

승자는 기쁠지 몰라도 패자는 전쟁이 끝나도 오랫동안 고통을 받는다.

20261월 현재도 세계 어딘가에서는 끊임없이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도대체 전쟁은 왜 일어날까?

 

 

 

?’라는 물음을 갖는 순간 떠오르는 그림책이 있다.

니콜라이 포포프의 ?(현암사).

1995년 스위스에서 출간된 이 책은, 우리나라엔 19971월에 출간됐다. 어언 30년이 된 책이다. 하지만 지금까지도 전쟁을 다룬 대표적인 그림책으로 꼽힌다. 대표적인 글자 없는 그림책이기도 하다.

 

표지에는 풀밭 바위 위에 앉아 꽃을 바라보며 미소를 짓고 있는 개구리가 보인다. 더할 나위 없이 평화로운 모습이다.

하지만 땅속에서 쥐가 우산을 들고 나타나면서 이 평화는 깨진다. 쥐는 개구리를 공격해 꽃을 빼앗는다. 곧 이를 목격한 개구리 두 마리가 쥐를 내쫓는데 성공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이번엔 쥐가 장갑차(군화에 총을 장착한!)를 끌고 온다. 그러자 개구리들은 쫓겨가며 장갑차가 건너는 다리를 무너뜨리고 수륙양용차를 끌고 와 쥐들을 쫓는다. 쥐들 역시 가만있지 않는다. 함정을 파서 수륙양용차를 막는다. 결국 쥐는 많은 장갑차(!)를 앞세우며 출전하고, 개구리들 역시 많은 수륙양용차를 앞세워 출전한다.

작은 싸움이 큰 전쟁으로 번진 셈이다. 그 결과는?

대규모 무기를 앞세운 전쟁의 결말은 뻔하다. 모두 파괴되고 남은 건 폐허뿐이다.

 

도대체 왜 이런 일이 벌어지고 만 것일까?

처음엔 이 모든 일의 시작이었던 쥐 때문이라고만 생각했다. 하지만 작은 싸움의 시작을 이렇게 큰 싸움으로 몰고 간 책임에서 개구리들 역시 자유로울 수만은 없다는 생각이 점점 커졌다. 마치 아이들 간의 사소한 다툼이 어른들 사이의 큰싸움으로 번진 것처럼 말이다.

그리고 아무리 사소한 것에서 출발한 다툼이라도 일단 그 규모가 전쟁으로 번지면 그 피해는 양쪽 모두에게 갈 수밖에 없다.

그러니 우리가 할 일은 사소한 다툼이 이렇게 전쟁으로 번지는 것을 막도록 노력하는 것이 아닐까? 많은 생각거리는 주는 책이다. 글자 없이 그림만으로 전하는 이야기이기에, 더욱더.

 

하지만 한편으론 이런 생각이 들기도 한다. 만약 애초에 아이들간의 사소한 다툼이 아니라 힘센 누군가가 일방적으로 약한 누군가를 공격할 때는 어떻게 할까?

사실 세상에는 이런 일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지 않은가. 이른바 갑질이라는 게 그렇고, 힘센 나라가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다른 나라를 공격하는 일이 그렇고 말이다.

 

 

싸움에 관한 위대한 책(다비드 칼리 글/세르주 블로크 그림/문학동네)에서 이 문제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있을 지도 모르겠다.

아이 그림처럼 단순하게 그려진 표지만 보고 이 책을 가볍게 생각해서는 안 된다. 제목에서 볼 수 있듯이 이 책은 싸움에 관한 위대한(!) 이다. 위대한 책답게 책도 아주 크다. 아이들의 싸움을 기본으로 보여 주지만 그 속엔 싸움과 전쟁에 대한 온갖 가지 이야기가 담겨 있다.

싸움이 왜 일어나고, 싸움이 언제부터 있었는지, 또 유머로 하는 말이긴 하지만 싸움의 효능(팔다리 관절이 단련된다, 혈액 순환이 촉진되고, 산소가 원활하게 공급되고, 바지가 얼마나 튼튼한지도 알 수 있다)도 알려준다.

 

 

싸움에 관한 이야기를 과연 이렇게 유쾌하게 할 수 있을까 싶다.

하지만 그 유쾌함 속에 날카로움이 있다.

 

싸움에는 여러 가지 유형이 있다.

큰 사람 대 작은 사람, 정의롭지 못한 싸움이다.

 

3대 1. 공정하지 않은 싸움이다.

이런 경우, 싸움은 아무런 가치도 없다.

 

우리가 좋아하는 진정한 싸움이란 이건 거다

똑같은 키.

똑같은 몸무게.

똑같은 수.

 

 

싸움이라고 다 같은 싸움이 아니다.

정의롭지 못한 싸움이 있고, 공정한 싸움이 있는 것이다.

힘센 누군가가 일방적으로 약한 누군가를 공격할 때는 어떻게 할까?”에 대한 고민의 답이 바로 여기에 있었다.

그리고 이런 싸움을 하는 건 늘 아이들을 향해 싸우지 말라고 외치는 어른들이다.

 

아이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사소한 다툼의 이모저모를 유쾌하게 보여 주면서도, 싸움과 전쟁에 대해 깊이 고민할 수 있게 해 주는 재밌고도 의미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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