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반응형 전체 글699 [2010년 6월] 나는야, 늙은 5학년 남한과 북한, 모두 같은 사람 6월은 호국 보훈의 달이에요. 그런데 이 호국 보훈의 달이 그리 반갑지 않은 친구들도 있을 거예요. 이유는 간단하답니다. 귀찮은 일이 참 많거든요. 호국 보훈이라는 주제로 글짓기도 해야 하고, 표어도 만들어야 하고, 포스터도 그려야 하니까요. 선생님이 어릴 때는 더했답니다. 글짓기나 포스터 그리기는 기본이고, 귀순 간첩 강연회는 물론 웅변대회에도 다녀야 했지요. 선생님은 이런 일들이 너무 귀찮고 힘든 나머지 북한이 정말 미웠어요. 북한을 적이라고만 배웠던 탓도 있겠지만, 북한만 아니면 이런 일들이 없었을 거라는 생각도 컸기 때문이에요. 선생님의 친구들도 마찬가지였어요. 이 지구상에 있는 모든 나라 가운데 가장 나쁜 나라가 북한이라고 생각했지요. 우리를 침략했던 일본은 용서할.. 2021. 7. 6. [2010년 4월] 한국 여성사 편지 역사 속의 여성들 몇 년 전의 일이에요. 오랜만에 어느 대학교에 갈 일이 생겼어요. 마침 선거철이었지요. 총학생회장 후보에 오른 학생들의 포스터가 이곳저곳에 붙어 있었어요. 그런데 가만 보니 여학생들의 이름이 어딘가 좀 이상했어요. 보통은 성과 이름을 합쳐서 세 글자인데, 여학생들의 이름이 대부분 네 글자인 거예요. 이유는 ‘성(性)’ 때문이었지요. 아버지 성 뒤에 어머니 성을 덧붙인 거예요. 예를 들어 저희 어머니는 성이 ‘김 씨’거든요. 그럼 이름을 ‘오김진원’이라고 쓰는 거지요. 아버지만의 자식이 아니라 아버지와 어머니 공동의 자식임을 분명히 하기 위해서 말이에요. 저는 조금 충격을 받았어요. 그때까지 아버지 성만 따르는 걸 아주 당연하게 생각했거든요. 물론 무조건 아버지 어머니 성을 모두 써.. 2021. 7. 5. [2011년 2월] 전태일-불꽃이 된 노동자 전태일을 만나다 여러분 또래였을 때 저는 인물 이야기를 굉장히 좋아했어요. 인물 이야기를 읽으며 ‘나도 이렇게 되어야지!’하고 책 속에 빠져들곤 했지요. 웃음이 저절로 나는 황당한 생각을 한 적도 있어요. 영국의 정치가인 ‘처칠’ 이야기를 읽었을 때였지요. 가만 보니까 처칠이 사망한 해가 제가 태어난 해인 거예요. 그때부터 처칠이 환생해서 태어난 게 ‘나’라며 자기 최면을 걸기 시작했지요. 처칠같이 위대한 인물이 되고 싶은 마음이 컸기 때문이었던 것 같아요. 문득 한 친구의 글이 기억나요. 자기도 다른 친구들도 인물 이야기는 별로 좋아하지 않는대요. 어려서 너무 많이 봐서 그런 것 같다고 하던데, 여러분도 그런가요? 책장 넘기기 하지만 이번에 소개하는 『전태일-불꽃이 된 노동자』(오도엽 글/이상규 .. 2021. 7. 4. [2011년 1월] 백산의 책 옛날 책방 이야기 제가 어렸을 때 즐겨 가던 곳이 있었어요. 집 근처 버스 정류장 앞에 있던 작은 서점이지요. 물론 그 시절에 그만한 서점이면 결코 작은 서점은 아니었지만 말이에요. 전 오랫동안 그 서점의 단골이었어요. 책값만큼 용돈을 모으면 조르르르 달려가서 실컷 책 구경을 하다가 마음에 드는 책 한 권을 사 가지고 오곤 했지요. 저는 한 권 한 권 새로운 책을 읽을 때마다 새로운 세상을 발견했어요. 그 새로운 세상이 무척이나 좋아서 다른 책들을 모두 읽고 싶어 하기도 했ㅈ요. 책을 파는 서점, 글을 쓰는 작가들에 대해 매력을 느끼기 시작한 것도 이때부터예요. 책장 넘기기 먼 옛날, 책이 정말 귀했던 시절엔 어땠을까요? 양반들이야 『논어』니 뭐니 해서 책을 봤겠지요. 그럼 보통 사람들이 책을 읽을.. 2021. 7. 3. [2010년 12월] 기록한다는 것 기록한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 ‘난 절대 유명한 사람이 되면 안 되겠다!’ 아마도 15년 전쯤 일일 거예요. 지금 생각하면 정말 유치하지만, 그땐 나름대로 심각했어요. 어쩌면 여러분 가운데도 제 이야기를 듣고 공감하는 친구들이 있을 거예요. 그때, 저는 친구 몇 명과 「고향의 봄」이란 동시로 유명한 아동 문학가 이원수 선생님에 대해 조사를 하고 있었어요. 이원수 선생님 작품들도 읽고, 선생님의 삶에 대해서도 알아보자는 뜻이었지요. 선생님이 태어나고 자랐던 마을, 학교에도 가 보았어요. 그리고 선생님의 생활기록부도 보게 됐죠. 생활기록부에는 선생님의 여러 정보가 담겨 있었어요. 또 선생님을 가까이에서 지켜본 분들도 찾아뵈었고요. 그러다 어느 순간, 저는 두려워졌어요. 혹시라도 내가 유명해지면 누군가 이.. 2021. 7. 2. [2010년 11월] 판소리 소리판 신나는 판소리 혹시 판소리를 들어 본 적이 있나요? 아마 들어 보지 못한 친구들이 많을 것 같아요. 저도 판소리에는 관심이 없었으니까요. 만약 제 아이가 국악을 배우지 않았더라면 판소리를 들어볼 기회가 없었을지도 몰라요. 하지만 아이가 하는 판소리를 듣게 되고, 선생님의 판소리를 듣게 되면서, 공연장에서 하는 판소리도 들어 볼 기회가 생겼어요. 판소리를 직접 들어 보니 참 재미있었어요. 왜 그동안 판소리에 관심이 없었는지 몰라요. 생각해 보면 들어 볼 기회가 전혀 없지는 않았거든요. 가운데 한 마디인 ‘제비 몰러 나간다~’는 제가 어렸을 때 아주 유명했어요. 텔레비전 광고에 나온 덕분이죠. 아이들은 누구나 ‘제비 몰러 나간다~’ 한 마디쯤은 부를 수 있었지요. 하지만 그뿐이었어요. 텔레비전 에서 보.. 2021. 7. 1. 이전 1 ··· 21 22 23 24 25 26 27 ··· 117 다음 728x90 반응형